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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한 달 - 교훈과 남겨진 과제
우창록   |  2014-05-21 11:41:52  |  조회 2541 인쇄하기

세월호 참사 한 달 - 교훈과 남겨진 과제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지난 4월 발생한 연안 여객선 세월호의 참사는 한국사회의 많은 것을 새삼 확인할 기회였습니다. 참사가 일어날 수 밖에 없게 한 온갖 적폐, 승객 구조 등 긴급상황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허술한 재난 구조 시스템, 정치권과 정부, 언론 등 사회 각계각층이 보여준 행태 -- 더도 덜도 아닌 지금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대형 참사의 현장에서 선장이 승객 구조의 의무는 팽개치고 허둥지둥 배를 탈출한 것은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됐습니다. 구조 및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와 일부 공직자들의 소극적인 자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TV로 지켜 본 국민들은 우리 사회에 ‘책임 있는 주류’(主流)가 없다는 데에 더 허탈해 했을 것입니다.


책임 있는 주류(主流)가 없는 우리 사회의 모습?


이런 참사가 벌어진 후 연안 해운업계에 뿌리깊게 만연했던 부정과 부조리, 불법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이 뿐이겠습니까! 긴급상황에 대비하는 대책과 매뉴얼이 전혀 작동하지 못한 것은 겉치레에만 치중하고 실질을 도외시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허세문화, 적당주의 탓이라고 봅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정부 대응은 우왕좌왕 했을 뿐 가능할 수 있었던 결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과 관련해 반복해 사과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초기 적폐(積弊)를 바로 잡지 못한 게 한(恨)이다”고 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고, 국가 개조 수준의 혁신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교훈과 해결 과제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과 해결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이번 사태의 1차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은 세월호가 속한 청해진해운과 그 임직원에 있다는 것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미숙한 사회 시스템과 제도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의 조사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문제점과 미비점들이 한꺼번에 노출되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 행태는 비슷한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들의 슬픔을 악용해 자기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태의연한 행태를 서슴지 않는 것도깊이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국민의 수준과 의식은 달라지는데, 아직도 정치권은 먼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자신과 다른 목소리는 용납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획일성과 감성에 치우친 집단 움직임도 한국이 선진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봅니다.


언론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균형적 인프라가 되어야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감정과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균형 잡힌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언론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보도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 신문, 방송과 대형 포털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번 사태를 보도하면서 언론은, 많은 이들의 의구심처럼 혹시 부정확한 보도와 선동에 가까운 방송으로 사회를 오히려 혼란하게 했던 측면은 없을까요? 이걸 묻는 것은 대한민국호가 보다 안전하고 생산적인 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공론장(公論場)인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세상을 향해 열린 창(窓)인데, 혹시 이 창이 얼룩지고 울퉁불퉁해서 사물을 왜곡시키는 건 아닌지 곱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세월호 보도 1개월동안 우리 언론은 과연 건강하고, 중요한 본연의 임무인 아젠더 세팅(Agend a setting)기능에 충실했는지 스스로 뒤돌아 보기를 기대합니다.


진실에 기초한 보도만이 국리민복에 이바지한다


오늘 저는 여기까지 말하겠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분석은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많은 분들이 해주시겠지만, 무엇보다 진실에 기초한 건설적 견해만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국리민복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이 안전한 나라, 인간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제도가 있고 교육과 훈련이 이뤄지는 나라, 그리고 건강한 언론이 살아 있는 나라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을 새삼 확인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한달 반동안,우리 사회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구할 수 있었던 수많은 생명을 방치한 우리는 분명 죄인입니다. 국민적 슬픔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참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남겨진 과제를 해결하는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 이번 참사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은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마침 개각이 있고 정부 조직과 기능의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되고 있습니다.드러난 문제와 과제를 최대한 합리적이면서 신속하게 고치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입니다. 그게 남은 우리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성숙해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미력하나마 (재)굿소사이어티도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해야 할 얘기도 서슴지 말아야겠습니다. 끝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남은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빕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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