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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경제정책의 분명한 방향이 알고 싶다
홍세표   |  2005-10-14 13:50:59  |  조회 2381 인쇄하기
구시대 사회주의 국가에서 채택, 응용되어 온 각종 자문위원회가 현 정부에 너무 많이 도입되어 어지럽게 느껴진다. 문제는 이 위원회들이 쏟아 낸 250개 이상의 이른바 정책에 관한 로드맵이며 이들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소화해내는데 각 정부부처는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이 로드맵이 직·간접으로 경제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특히 경제부처가 느끼는 압력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위원회의 구성원 중에는 자격 검증도 안받아 그 자질이 의심되는 아마츄어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이 다수 끼어 있어 무엇을 핵심과제로 삼고 이 숱한 맵을 생산했는지, 서로 어떠한 연관성들이 있는지, 우선순위는 어떤 것인지, 뒷받침되는 예산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너무 아리송해서 당혹스럽다. 그래서 이를 물려받는 경제부처와 엇박자의 혼란이 빈번하게 야기되는 것 아니겠는가?

성장우선이냐 분배우선이냐 중점과제가 분명치 않고 때로는 나아갈 방향이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역방향으로 질주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며 심지어는 사회주의적 노선으로 믿어지는 각종 정책을 뱉어내면서도 “시장친화적”이라는 설명을 늘어놓고 납득할 만한 색깔을 부각시키지 않으니 불확실성으로 각인되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마땅할텐데 엉뚱하게 “피아(彼我)”의 편가르기 등 정치논리로 변질되어 사회갈등만 가중되어가는 것도 안타깝다. 그래서 경제는 심한 먹구름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도무지 예측 가능한 국면이 안 보인다.

경제예측의 최고 집단으로 공인되는 한국은행 조사국조차도 최근의 경제현상들이 설명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내젓고 있다. 아마도 진짜 이유는 알고 있을테지만 차마 바른 말을 못하고 불확실성이라는 피난처에 고개를 파묻고 있는 것이리라 믿어진다. 다만 전통적 경제이론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고충의 소리일 것이다.

한국에 오래살고 우리를 잘 아는 어느 외국인이 우리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동남아시아 경제중심 허브(Hub) 구축이나 국민소득 2만불의 조기달성은 이미 물 건너 간 한낱 구호에 그치게 되었다고 하는 소리를 최근에 들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특징으로 우리 경제정책을 요약, 매도하고 있다.

NACO (No Accomplishment, Codes and Committees only)

NADO (Naughty Amateurs' Distribution-drug Overdose)

NAPO (No Appropriate Policy Observed)

NARO (Noisy Ado, Road-map Opulence)

NATO (No Action, Ten-years' Off-duty)

즉 “성취는 없고 코드와 위원회만 있다” “철모르는 아마츄어의 분배라는 약 과복용” “적절한 정책 부재” “떠들석하는 소음과 로드맵 풍요” 그리고 마지막 NATO는 이전의 “No Action Talk Only(행동은 없고 말만 무성)”에서 “행동은 없고 십년간 휴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아마도 단기적 부양책을 안 쓰고 10~20년 후를 길게 내다보는 장기적 경제정책을 강조하는 어느 고위 경제 층의 말을 빗대놓고 한 우스개 소리 같다.

이 말에 대하여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반박논리를 갖추지 못한 것은 그 자리에 있었던 필자뿐일까? 아직도 국민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명확한 정책 방향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엉거주춤한 우리 정부의 현주소가 기껏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경제지표대로 작동되지 않는 우리 경제현실의 불확실성에 더하여 지표상 나타나지 않는 기업의욕 감퇴, 경직된 노동운동, 기업에 대한 반감, 반자본주의적, 반시장경제적 각종 규제 등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들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경제에 있어 정치적, 사회적 압박은 시장 경제에 일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기업주와 근로계층, 가진자와 못 가진자, 배운자와 못 배운자의 피아 구분, 불신, 대립의 확대와 같은 Divide and Rule식 정치적 이분법이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러다보니 동기야 어떻든 때 이른 반미, 친북, 자주국방, 천도문제 등에 대하여 불신과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이대로 간다면 먼 후일, 이 나라 경제의 틀을 파괴한 실정의 대명사로 위정자가 기억되지 말라는 법이 없고 이 시대의 주역들은 사회분열의 주동자로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지도 모른다.

정책당국은 어느 서양 경제학자가 말했듯이 “냉철한 두뇌와 뜨거운 정열”을 가지고 경제현실을 차분하게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주며 국민을 따뜻한 애정으로 포용하는 슬기를 갖추어야 하리라 믿는다.

그래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지지하는 경제정책의 근간이 수립될 것이고 “경제가 싫어하는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외국인에 대하여 우리 국민이 명료한 대응논리를 펼 수 있도록 알기 쉽게 교육시켜 줄 의무가 정부에 있지 않을까?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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