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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정책의 방향을 명시해주기 바란다
“우리 경제가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져 들 염려가 크다” “체감경기지수가 떨어지게되면 정부와 국민이 따로 놀게 되는 디커플링(DECOUPLING) 함정에 몰입하게 된다”는 둥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런 우려에 대하여 정책당국은 시원하고 명쾌한 대답을 들려주지 않고 어쩌다 나오는 소리는 그저 오래 참고 견디면 잘 될 것이라는 말 뿐이다. 그나마 경제 각료와 청와대 간의 말들은 엇박자이다. 어쨌든 대통령직속 자문위원회 12개와 그 산하 행정기관의 300개가 넘는 각종 자문위원회가 쏟아낸 250개가 넘는 로드맵이 잘만 작동하면 앞으로 10~20년 후에는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답이 전부다.
그저 혼란스럽다. 경제의 잠재성장능력은 날이 갈수록 쇠퇴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이 글로벌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가경쟁력은 아무리 봐도 약화일로에 있음은 대다수 국민이 피부로 통감하고 있다.
그 숱한 로드맵은 서로 어떠한 연관이 있고 그들의 정책우선순위는 어떤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 당혹스럽다. 자문위원회 구성원들도 검증이 안 되어 그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인사가 다수 포진하고 있고 여기서 뱉어내는 로드맵의 내용도 심히 아마츄어리즘 또는 포플리즘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것 같아 위험천만하게 느껴지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또 정부에는 내각이 있고 내각구성원은 전문지식으로 무장된 「프로」들인데 굳이 과거 사회주의국가에서 즐겨 운영되던 위원회제도를 옥상옥 격으로 내각위에 두고 내각을 압박하는 것은 심히 비효율적인 것 같다.
우리국민 가운데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는 현 정부의 다섯 가지 주요혁신 과제, 즉 언론개혁, 사법개혁, 재벌개혁, 부동산대책(서울 특히 강남대책), 교육개혁은 그 진위를 알 수는 없으되 정책방향으로 유추해 보건데 이해는 간다. 다만 이 개혁의 동기와 내용에 의문이 생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 극대화와 시장경제 원리 추구라는 명제위에, 그리고 국리민복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큰 틀안에서 이루어지는 개혁이라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거창한 개혁들도 각 분야별 개혁 추구라는 아집에서 벗어나 어디까지나 우리국민을 잘 살게 하기위한 한 차원 높은 목적에서 진행되어야 할 찐대 궁극적으로는 마땅히 경제 살리기가 우선 과제가 되고 그런 전제하에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만의 하나, 이 개혁의지 뒤에 균형감각 결여나 전도된 이념, 포플리즘, 배타적 투쟁 논리 등이 있다면 문제다. 이 경우는 이미 개혁이 아니라 가치파괴로 이어질 위험을 범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어려운 상황 하에 주창되는 자주국방이나 분배우선강조, 천도 같은 움직임에 대하여 의구심과 경계심을 안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급한 것은 경제 살리기다. 그런데 요즈음 정책당국이 주요현안으로 삼고 있는 정책들이 이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글로벌경제는 국회의원 몇 사람이나 몇몇 NGO가 부정한다고 하여 배척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검증되어 부동의 위치를 점한 제도이고 사회주의국가조차 이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계경제 속에서 살아남고 잠재성장능력을 키우며 경쟁력을 키우는데 모든 국가자원을 총동원하여 투하하여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노력이 감지되지 않는 것이 서글프기만 하다. 투자유발 동기는 죽어가고, 중소기업은 줄지어 도산위기에 처해있고, 전투적 귀족노동계급의 극한투쟁은 식을 줄 모르며, 분배우선 정책의 각종 시혜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실업률은 수그러들지 않는 오늘의 경제 현실에 대책다운 대책은 보이지 않고 그 숱한 로드맵의 우선순위는 고사하고 그 존재조차 숙지하는 국민이 적은 이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얼마 전 한국에 오래 거주하여 한국을 잘 아는 어느 외국인이 사석에서 우리 정책당국의 정책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국민소득 2만불 달성이나 아시아의 경제 헙(HUB)구축은 이미 물 건너 간 구호에 불과하다고 하며 특히 경제정책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특징으로 요약 도마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말을 듣고 무척이나 기분이 언짢았다.
NACO (No Accomplishment, Codes and Committees only)
NADO (Naughty Amateurs' Distribution-Drug Overdose)
NAPO (No Appropriate Policy Observed)
NARO (Noisy Ado, Road-map Opulence)
NATO (No Action, Ten-years' Off-duty)
즉 “성취는 없고 코드와 위원회만 있다” “철모르는 아마츄어의 분배라는 약 과복용” “적절한 정책 부재” “떠들석하는 소음과 로드맵 풍요” 그리고 마지막 NATO는 이전의 “No Action Talk Only(행동은 없고 말만 무성)”에서 “행동은 없고 십년간 휴직”이란다. 아마도 단기적 부양책을 안 쓰고 10~20년 후를 길게 내다보는 장기적 경제정책을 강조하는 어느 고위 경제 층의 말을 빗대놓고 한 우스개 소리 같다.
이토록 우리 경제정책을 조롱하며 비판하는 이 외국인에 대하여 마땅히 대응하는 반박 논리를 갖추지 못한 필자의 자존심은 무척 상했다. 그러나 솔직히 대응논리를 개발할 기회를 안 준 정부가 야속했다. 아직도 성장이냐 분배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의 엉거주춤한 자세, 그러다보니 명확한 정책방향이 수립된 것 같지 않고 그저 혼미스럽기만 한 현실에서 어떠한 대응 논리가 나올 수 있겠는가? 하루바삐 정부는 정책의 모호성에서 탈피하여 최우선 순위를 설정하여 이를 근간으로 경제정책을 수행해 나가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국민이 잘 모르는 경제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주고 시행하는 정책을 쉽고 정확하게 알려 줄 의무가 정부에 있으리라 믿는다. 국민이 잘 살도록 경제운용을 한다는 구극적 사실이 결코 난해해서는 안될 것이며 누구에게나 간결 평이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경제정책을 똑바로 잘 이해하고 또 그 방향이 옳다고 공감한다면 경제의 불확실성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경제에 있어 불확실성은 적이다” 라고한 「P.사무엘손」의 말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특히 무게를 갖고 상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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