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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는 자위수단이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의 'LA 선언'은 대담한 노무현식 벼랑 끝 전술이었다. 그것은 북한 핵이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미국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의 반응이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노 대통령의 그런 배짱 외교가 성과를 거둔 것 같다. 노·부시 회담에서 노 대통령의 LA 발언은 그냥 넘어갔다. 2001년 5월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부시가 김정일에 대한 회의론(懷疑論)으로 회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노 대통령은 부시에게 북한이 6자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이상 회담 진전을 위해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자고 말하고 부시는 "전적인 이해"를 나타냈다. 그것은 두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는 말을 삼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의미다. 노 대통령의 LA 발언이 부시 2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선회하는 것을 막자는 계산에서 나왔다면 북한을 자극하는 언행을 피하자는 합의는 의미 있는 성과다. 한국이 미국 측에 북핵에 관해 제발 신축적이고 창의성 있는 태도를 취하라고 촉구한 것도 결과가 기대된다. 창의적인 것은 대담한(bold) 것을 의미한다.
부시도 자기 몫을 챙겼다. 그는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에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띄웠다. 하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북핵을 가장 중요한 의제의 하나로 다뤘으니 북한이 성의를 가지고 6자회담에 나오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될 것이라는 강력한 암시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지금부터는 북핵에 관한 6자회담 참가국의 통일된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는 통고다. 동시에 그것은 노 대통령에게는 LA 발언 같은 것은 한번으로 끝내 달라는 요청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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