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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함정
신봉승   |  2005-11-09 04:46:02  |  조회 2620 인쇄하기
천명天命이라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늘’이라는 말에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담아서 쓰는 것은 꼭 종교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더라도 거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가 있다고 믿으면서 마음의 의지처로 삼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말할 나위도 없고, 사업을 벌려놓은 사람들, 심지어 전투에 임하는 장군의 이르기까지 ‘순천자順天者는 존存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는 맹자의 말을 곧잘 인용해 씁니다. 하늘의 뜻을 따르면 성공할 것이로되 하늘의 뜻을 거역하면 망한다는 뜻입니다만, 입으로만 그렇게 말하지 실제의 행실을 그렇지가 못한 것이 사람의 간사함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오만하거나 간사한 사람들은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 허덕이게 됩니다.

세상에서 오만의 함정처럼 무서운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독재자들이라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이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오만은 자신이 빠질 함정을 수 없이 파고 또 파곤 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이 파놓은 오만의 함정에 빠지면서 더러운 이름汚名을 후세에 남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치가 자연의 섭리이요, 하늘의 가르침이 아니겠습니까.




역사를 적은 전적을 읽고 있노라면 ‘천명’이라는 말에 함축된 권위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하고 신뢰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천명을 거역하면서 얻은 권세가 성공한 일이 없는 것이 그렇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천명을 거역하면서 얻은 명예나 부귀가 온전하게 흘러간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늘의 이치가 인간들이 저지르는 선악을 관장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온전하게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나는 ‘역사를 관장하는 신’이 있음을 여러 곳에서 피력하였습니다.




우리는 정치일선에서 엄청난 권력을 구사하다가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사람들의 참담한 몰골도 많이 보았고, 재벌의 총수로서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이 죄수의 옷을 입고 법정에 서는 딱한 광경도 숫하게 보아왔습니다. 아니 죄수의 옷을 입은 대통령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패퇴에는 똑같이 오만의 함정을 파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만, 더 놀라운 것은 그런 과실을 저지른 사람일수록 ‘순천자는 존하고 역천자는 망한다.’는 맹자의 말을 입버릇처럼 외면서 거들먹거렸다는 사실입니다.

천명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천명의 실체를 신뢰하지 않는 오만에 빠져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송나라 때의 대석학이면서도 벼슬길에 나간 일이 없는 강절소康節邵의 말을 들려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압니다.


"하늘은 들음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다. 푸르고 푸른데 어느 곳에서 찾을까. 하늘은 또한 높지도 않고 멀지도 않다. 다만 모두가 사람의 마음에 있다.”


아!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와 이웃하고 살았던 법정法頂스님도 같은 뜻의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정말로 읽고 또 읽어서 마음의 양식으로 삼아둘만 합니다.


"세상은 개인의 마음과 상관없이 어둡고, 추하고, 모자라고, 온갖 고통에 둘러 싸여 있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사람들 사이의 사사로운 말이라도 하늘이 듣는 것은 천둥소리와 같고, 어두운 방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신의 눈은 번개와 같다는 경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천명을 거역하는 일이라고해서 반드시 정치적으로 입신을 한 사람이거나, 재물을 축재한 사람들과 같은 거창한 일에 나섰던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아주 작은 일에도 꼭 지켜야하는 도리가 있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바로 천명일 것이기에 작은 도리라도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오만의 함정을 파는 일이 됩니다. 천명을 거역하면 하늘의 응징을 받게 된다는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입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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