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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무장 활동 중단 선언: 평화가 이루어진 그 날
진덕규   |  2005-11-09 04:51:47  |  조회 2609 인쇄하기
깜짝 놀랄 뉴스

지난 7월 28일,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영국에서 먹구름을 걷어냈다. IRA(Irish Republican Army)의 무장 활동 중단 선언이 그것이다. IRA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성명했다.

30여 년이나 지속돼 왔던 폭력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는 이것은 “위대한 결단”이며, “8년 전 IRA측과 맺었던 [성 금요일 협정, the Good Friday Agreement]의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한 IRA 측의 공식 정치 기구인 신페인(Sinn Fein) 당수 게리 아담스(Gerry Adams) 역시 이것은 “용기와 확신에 찬 행동”으로 “과거를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IRA의 뿌리 깊은 투쟁

영국은 17세기에 아일랜드를 식민지로 만든 후 영국의 개신교도들을 북 아일랜드로 대거 이주시켰다. 그러나 영국은 아일랜드가 독립한 다음에도 영국인이 많이 거주한다는 것을 핑계로 들면서 북 아일랜드만은 그대로 지배했다. 이것에 반대하는 가톨릭 계 원주민들은 투쟁을 일으켰는데, 그들은 비단 영국군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개신교도들까지도 투쟁의 대상으로 삼았다.

1920년대부터 IRA가 무장 투쟁으로 나아가자 개신교도들도 이들에 맞서기 위해 [얼스터 민병대]를 조직하고 대항하기 시작했다. 한편, 영국은 북 아일랜드에 진압군을 주둔시키는 등 심각한 혼돈이 뒤따랐다. IRA는 1972년 “피의 일요일 사건”을 비롯하여 런던 도심가에 폭탄을 투척하는 등 무제한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그 결과 지난 30여 년간 희생된 민간인만 해도 무려 3,200여 명이 넘는다.

협상의 진전

이들 사이에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것은 1998년부터였다. 미국의 전 상원의원인 조지 미첼(George Mitchell)이 평화 협정의 초안을 제시했으며, 그 해 4월 10일에 협정이 체결되었는데 이것이 “성 금요일 협정”이다. 이 협정의 골자는 IRA의 무장 해제와 자치 정부 수립이었다.

이 협정은 IRA의 무장 해제 거부로 무산될 형편이었지만 [얼스터 연합당, the Ulster Unionist Party, UUP]이 영국 정부의 “평화 협정 이행 합의안”을 수용함으로써 초당적 내각을 구성할 수 있었으며, 영국으로부터 기본 자치권을 이양받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과 사법 등 일부는 여전히 영국군 관할 아래 있었고, 13,000명의 영국군도 그대로 주둔하고 있었다.

이것을 이유로 IRA는 무장 해제를 거부했으며, 그 하부 계파는 북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한 호텔을 폭발시켰다. 그러자 영국 정부는 북 아일랜드에 대한 직접 통치를 부활시켰다. 그 후 협상이 재개된 것은 IRA가 "보유 중인 무기의 사용을 중지하고, 정기적으로 무기 사찰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같은 해 5월 29일에는 신구교도를 각기 동수로 하여 내각을 구성하였고, 영국도 이를 승인했다.

문제는 그대로

IRA의 무장 활동 중단이 선언되던 날 올해 44세의 중년 부인인 맥그레스(Beth McGrath)도 이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IRA는 필요하면 협정을 맺기도 하지만 또 필요하면 그것을 폐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12년 전의 바로 그 날 IRA가 벨파스트의 한 생선 가게에 던진 폭탄으로 아버지와 동생을 잃었기 때문이다.

전체 주민 중 가톨릭 교도와 개신교도는 55: 45로 가톨릭 교도의 수가 조금 더 많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개신교도가 좀 더 부유하다. 한 편은 아일랜드를 모국으로 하고, 다른 한 편은 영국을 조국으로 섬긴다. 이와 같이 대조되는 차이점 때문에 맥그레스 부인은 좀처럼 의구심을 떨쳐 버리기 힘들지만 다른 때보다는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결혼 25주년을 기리기 위해 프라하 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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