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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명 2005
지난 8월 18일부터 25일까지 1주일 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의 칭타오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이것은 역사상 최초로 행해진 일이었다. 첫날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 함대 기지에서 두 나라의 군사 지도자들은 “평화의 사명 2005”라는 이름으로 군사 훈련이 시작된다는 것을 선언했다.
이 훈련에 참석한 두 나라의 군사력은 육 해 공군과 공수부대, 해병대를 포함해 약 1만 명의 중국군과 러시아 군 1800여 명이었다. 핵탄두를 정착하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와 최신예 핵 잠수함도 동원되었다. 이 날 중국의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인 리앙광리에(Liang Guanglie)는 “이번 훈련의 목표는 우리와 함께 하는 이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참모총장인 유리 발루예프스키(Yuri Baluyevsky)도 “이 훈련은 절대로 다른 나라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려는 듯 이들 두 사람은 이곳에 건립된 2차 대전 전몰 장병 추모탑에 헌화하는 것으로 연습 작전을 시작했다.
동해와 황해를 훈련장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예로부터 평화로운 국경 관계를 유지해 본 적이 없었다. 끊임없는 분쟁으로 군사 작전이 거듭 되었지만 소련의 붕괴와 러시아로의 재편, 그리고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 등으로 두 나라 사이는 밀접해졌다. 지난 해 7월 6일에는 모스크바를 방문한 중국 군사 위원회 부주석 궈버슝과 러시아의 이와노프 국방장관이 양국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 뒤 이와노프가 베이징을 방문하여 이번 군사 훈련을 약속했고. 지난 3월에는 러시아 군부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하여 그 구체적인 일정과 참가 범위 등을 함께 협의해서 결정했다.
이번 군사 훈련은 반테러 작전, 상륙 작전, 원거리 폭격 등 3단계로 실시되었다. 원래 중국 측은 훈련 장소로 타이완과 중국 본토 사이의 해협을 희망했고, 러시아는 중국의 중앙아시아 인접 지역을 주장했지만 결국은 동해와 황해로 낙착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사실일 뿐이지 그 속사정은 사뭇 다르다. 그것은 미국과 일본의 동아시아 군사 우월권에 대한 도전이며, 앞으로 빚어질지도 모를 북한의 붕괴에 대비한 군사적 대응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합동 훈련의 기본 의도는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해 “유엔 헌장의 원칙에 따라 테러 행위에 대비하는 특별 군사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인식은 일본 자위대 간부의 다음과 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지닌다. “이번 훈련은 타이완과 한반도에서 일어날 그 어떤 사태를 염두에 둔 다목적 훈련”이었으며,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 군대가 한미 연합군이나 미일 연합군보다 앞서서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해 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늘의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에게는 군사적 완충지대에 불과할 뿐이다. 이들 국가는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경우에 대비해 북한에 친 중국적이고 친 러시아적인 새 정권을 수립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필요했는데, 그 전략적 실천이 바로 이번에 실시된 군사 훈련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일본 방위청 장관 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설득력을 얻게 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들 두 나라는 동아시아에서 미-일의 군사력에 대한 대응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도 태평한 세상
오늘날 중국의 군사력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국방비는 총 예산의 12%로 그 총액은 미국과 맞먹는다. 또 상비군만 해도 무려 250만 명으로 세계 최대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합동 군사 훈련으로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최신 군사 무기를 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글로벌리제이션의 평화를 신뢰하지 않으며, 특히 타이완과 한반도를 그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요한 지대로 여기고 있다.
마치 중국이라는 거인이 최신 무기를 들고 람보처럼 무대 위로 뚜벅 뚜벅 걸어나오는 것만 같다. 한반도라는 그 무대 위로. 이것에 대한 미국 측의 분석은 “앞으로 한반도와 태평양의 평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들의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오늘의 급박한 상황은 100여 년 전의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의 악몽을 되살려준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빚어지는 주변 강대국의 움직임을 “동북아의 균형자”라는 구호로 털어버리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너무 많다. 시대는 달라져도 국제 사회의 냉혹함은 1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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