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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 대통령은 북한인권법에 따라 19일 제이 레프코위츠 변호사를 북한인권특사로 임명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인권 특사의 기본 목적은 북한 주민의 기본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증진, 조정하는 데 있다. 또 향후 5년 동안 매년 인권특사의 활동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토록 돼 있다. 따라서 레프코위츠 특사는 곧 작업계획을 만들어 한국.중국.일본 등을 방문하고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을 만나 유엔인권위원회가 채택한 북한 인권 결의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협의할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레프코위츠 특사는 이념적으로 네오콘(신보수주의)에 가깝고 부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우며 기독교 보수 세력의 추천으로 임명됐으므로 6자회담 재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은 듯하다. 그러나 국무부 고위관리의 배경설명을 보면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의회가 휴회 중인 8월 말을 택해 특사 임명을 발표하는 등 언론의 관심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진지한 의도라고 읽혀진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인권법 시행은 어떤 형태가 됐든 북한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북한인권특사가 임명된 이 시점에서 지난해 10월 북한인권법 성립을 전후해 있었던 북한의 강한 반발과 한국 안에서 격렬했던 찬반 논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당시 인권법이 대북 선전포고로서 핵 문제 해결에 심각한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국내 일각에서도 북한체제에 대한 위협이 된다며 반대했다. 우리 정부도 인권 문제는 나라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식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또 남북한 간의 화해협력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북한 인권을 점진적.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천명함으로써 북한인권법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표시한 바 있다.
북한은 결국 미국의 '적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수 없었고 북한인권법의 시행도 북한의 6자회담에 대한 입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북한은 이제 개방과 변화 없이는 국민을 먹여 살리고 수령체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민족공조의 이름으로 한.미 간의 간극을 넓히고 한국과의 관계 증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아직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있음을 국제사회가 의아하게 보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믿고 있는 주된 이유는 인종.국적.정치적 이데올로기나 지역.문화적 특성을 초월하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외경 때문이다. 어려운 인권 상황을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외면할 경우 한국은 다른 나라의 인권 상황에 개입할 정당성과 도덕성을 상실하게 된다.
그나마 한국이 현재 진행 중인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지금까지 제기되지 않았던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키로 했다는 보도는 대북 인권정책의 전향적 발전을 시사하고 있어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인권법의 시행을 통해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고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북한과의 인권 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가 아직도 국제사회의 대북한 인권 개선 노력을 외면하고 소극적인 북한 인권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음은 이해할 수 없다.
21세기는 인간안보와 개인주권의 시대다. 오늘날 국제인권법이 모든 다른 법에 우선하고 있는 국제적 추세는 우리로 하여금 보다 능동적인 자세와 일관된 정책으로 북한에 대해서도 인권 문제를 과감히 제기하고 유엔 등을 통한 국제협력도 더욱 강화해 가야 함을 의미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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