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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급부상 뒤에 감춰진 위협은
진덕규   |  2005-11-09 05:16:50  |  조회 2586 인쇄하기
여론 조사는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중국에 대해서는 호감을 보인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58%만이 호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현상은 태국과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맹방으로 가깝게 여겼던 미국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일본과 타이완은 아직도 미국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국제 관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북한 핵 문제 등 6자 회담에서 겉으로는 미국과 견해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중국의 견해에 동조하는 감을 준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미국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최근 미국의 반테러 작전이 이슬람권에 대한 압박으로 비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이웃 나라에 대해 “우호적 접근 정책”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대외적인 친근감 표시는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점점 우호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의 이웃 나라들은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중국 편을 들게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도

중국에 대한 높은 호감은 중국의 노력에서 이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은 적대 국가인 러시아, 인도, 베트남, 한국, 인도네시아와도 우호 관계를 맺으면서 “소프트 정책(soft policy)"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중국 영화나 음악 같은 대중 문화와 음식 문화는 이웃 나라로 급속하게 퍼져가고 있다. 지난 해에는 거의 1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태국과 싱가포르 등지를 찾았지만 미국 관광객은 9/11테러와 발리 폭탄 테러, 쓰나미 등으로 급격히 감소되었다.

중국은 아시아의 다음 세대 지도자들을 친 중국화하기 위한 유치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에서 공부한 이들 세대가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될 20년 후의 중국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은 이웃 나라와의 교역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통계로 보면 2003년에는 중국과 이웃 나라의 무역 거래가 무려 36.5% 성장하여 약 $5000억으로 급증했다. 또한 이웃 나라에 대한 중국의 수출도 해마다 42% 씩 증가하고 있으며, 수입은 66%로 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의 주장

중국의 지도자들은 “중국은 여전히 가난한 개발도상국”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놀랄 만큼 급성장했으며, 군사력이나 정치적 영향력도 한층 강화되었다. 분명히 “떠오르는 중국”이 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대국의 등장은 이웃 나라의 침탈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지도자들은 “평화로운 등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웃 나라와 평화롭게 지내겠다는 주장인 셈이다. 2020년이 되면 중국의 GDP는 지금보다 4배로 늘어나 “안정된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급부상은 다른 이웃 나라에는 위협이 되는데, 이러한 사실은 19세기 후반의 독일과 일본이 증명해 주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급부상은 이러한 위기감을 한층 더 짙게 해 준다.

거대한 인구,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 비약적인 경제 성장, 급속하게 진행되는 환경 파괴, 공산당의 1당 지배 체제, 배타적인 민족주의, 미국과의 궁극적인 대결감 등은 위기의 정점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확한 인식만이

중국 지도자들은 “평화로운 등장”을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 민중들은 과격한 민족주의적 정서에 젖어 있다. 그들에게는 중국만이 세계의 중심이며, 미국은 적대 국가로 일본과 함께 중국을 침탈했다는 피해 의식에 젖어 있다. 심지어는 지난 번에 발생했던 중국의 조류 독감(SARS)도 미국 CIA가 중국 대륙에 몰래 병균을 뿌렸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90%를 넘어설 정도이다. 그 만큼 중국 민중들은 아직도 “역사의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마우쩌둥의 “장기전의 전략”만을 유일한 대응책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민중 정서와 지도자의 패권 의식이 결합되면 또 다시 거대 국가적 침탈로 나아가게 될 것은 필연적이다. “역사의 피해 의식” 속에서는 세계 평화를 이끌 수 없다. 거기서는 오직 보복 감정과 세계 패권 의식만이 나올 뿐이다. “강대국의 책임”을 수용하지 않는 한 중국의 급부상은 이웃 나라와 세계에 큰 위협만 될 것이 뻔하다.

우리의 이웃 나라가 거대 국가로서의 패권을 추구하면서도 얼굴에 하나 가득 웃음을 머금은 채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그들을 바로 보아야 할 정확한 인식이 더 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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