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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 회담의 최종 귀착지는
진덕규   |  2005-11-10 07:47:36  |  조회 2682 인쇄하기
한 때의 낙관론

지난 9월 18일의 제4차 6자 회담에서의 합의는 국내외를 온통 낙관론으로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워싱턴의 한 싱크 탱크의 선임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평했다. “물론 아직 위기가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한반도 핵문제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이번 6자 회담에서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on-Proliferation Treaty,NPT)으로 복귀하겠다는 것을 문서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를 요구해 왔던 미국의 승리이며, 미국으로부터 경제와 에너지를 지원받고, 무력 행사 포기를 유구해 왔던 북한의 승리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 협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중국의 승리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이라크 모델’에 대한 ‘리비아 모델’의 승리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다음날 그 합의문은 북한 외무성의 주장으로 “단순한 희망 사항을 열거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론이 우세를 점하게 되었다. 북핵 6자 회담이 앞으로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것을 예고하면서.

미국의 대북 전략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 대응책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는 별다른 해결책도 없이 상황에 따라 대응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 둘째로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를 일거에 파괴시키는 것. 셋째로는 북한에 대해 국제적 경제 제약을 강화하는 것. 그리고 넷째로는 북한과의 협상으로 타협책을 모색하는 것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응책 중 실제로 미국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네번째인 협상-타협안이었다. 물론 두번째 카드가 검토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부시 행정부가 그 방법을 선택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한편, 세번째 선택은 현실적으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한국 정부의 대북 경제 지원액이 점점 증가되고 있는 실정에서 경제 봉쇄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대북 경제 봉쇄 정책을 이용하여 김정일 정권을 몰락시키려는 의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방안은 역으로 한국 내에서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남은 것은 협상-타협안 뿐인데, 이것이 이번 6자 회담에서 합의문을 이끌어 낸 셈이다.

합의문의 핵심 내용은

이번 6자 회담의 합의문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되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크게는 동북 아시아를 위해 이번 6자 회담은 상호 존중과 대등성에 입각해서 ---다음 내용을 합의하게 되었다.” 주요한 합의의 기본 조항이 담고 있는 내용은 1)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 2)유엔 헌장과 국제 관계의 규정 준수 3)북한에 대한 에너지, 교역, 투자의 전개 4)한반도와 동북 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강화 5)단계적인 방식으로 문제 해결 6) 다음 회담은 베이징에서 11월에 초순에 열 것 등으로 되어 있다.

이 내용 중 핵심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안에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 원자력기구에 복귀한다”는 것을 공약하는 것이었다. 이 조항에 따라 미국도 “한반도 내에서 핵무기를 갖지 않으며,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하지도 않을 것”임을 밝혀 놓았다. 또한 북한이 핵을 포기함에 따라 미국은 경수로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규정해 놓았다.

원점으로의 회귀

그런데 6자 회담 성공이 한국 정부와 서방의 몇몇 신문에서 찬탄되고 있을 때 북한 외무성은 9월 19일 “경수로를 제공하는 즉시 NPT에 복귀할 것이며, 국제 원자력기구(IAEA)의 협정 체결도 이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말은 곧 미국으로부터 경수로를 받기 전에는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무기와 핵개발 시설을 파기해야만 경수로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서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이는 곧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사실상 어떠한 타협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르 몽드]에서는 “북한의 선 경수로 제공 요구로 베이징 6자 회담에서의 합의는 단순히 원칙을 합의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마사오 오코노키는 “이번 합의야말로 각자의 희망 사항을 열거한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어떻게 분석하든 분명한 사실은, 이번 6자 회담의 합의문도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아무리 큰 소리로 장담한다 해도 북한은 핵무기를 그대로 지닐 것이고, 한국의 대북 경제 지원액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 학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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