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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강원도 민속문화축전 참관기
유재천   |  2005-11-10 07:37:42  |  조회 2923 인쇄하기
 -통일 길목 `짧은 만남, 긴 여운'

 인생의 길엔 상봉과 리별 / 그 얼마나 많으랴 / 헤여진대도 헤여진대도 / 심장속에 남는 이 있네 / 아~ 그런 사람 / 나는 못 잊어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 기억 속에 남는 이 없고 / 잠간 만나도 잠간 만나도 / 심장속에 남는 이 있네 / 아~그런 사람 / 나는 귀중해


 금강산호텔 포장마차에서 접대원 김춘수양이 불러준 `심장속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랫말이다.

 지난 9월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동안 금강산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강원도 민속문화축전'이 열렸다. 한반도 유일의 분단 도(道)인 남북강원도민이 60년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해 열렸던 이번 민속문화축전은 북측민화협 리종복 부위원장이 개막선언에서 한 말을 빌린다면 그야말로 `특기할 사변'이었다. 앞에 소개한 `심장속에 남는 사람'의 가사처럼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축전에 참가했던 양측 사람들의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겼으리라고 생각한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개막식 인사말에서 “그간 정세에 따라 남북관계가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 우리가 추진하는 교류협력만은 꾸준하게, 그리고 발전적으로 추진되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것은 아마도 새끼연어가 자라 모천으로 회귀하듯이 우리의 의식 저편에 강원도라는 모천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강원도 고종덕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민속과 생활풍습을 전승하고…통일조국을 기여히 일떠세우자”고 했고, 북측 정덕기 민화협 부위원장도 북남강원도의 교류협력이 통일대로가 되기를 기원했다. 그만큼 이번 남북강원도의 민속문화축전은 한 분단 도의 행사를 넘어 통일의 길을 실천해 가는 뜻 깊은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동안 남북강원도의 교류협력사업은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수산자원증식사업, 산림병충해 공동방제사업, 연어부화장의 완공 등 2000년 이후 지난 5년간 착실히 진행되어 온 남북강원도 교류협력은 이제 문화축전으로 이어졌다. 김진선 도지사의 인사말처럼 “문화는 나눔이고 공감이며, 소통이고 어울림”이다. 그러므로 이번과 같은 문화예술축전이 남과 북을 오가며 지속적으로 열리는 일은 그 어떤 행사보다도 분단으로 초래된 이질성을 극복해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남북교류협력사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기대는 이번 민속문화축전의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북강원도측에서 참석한 김철남(38)씨는 남측의 민속공연을 관람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남측의 공연을 처음 보았다. 북측의 공연과 좀 다르긴 하지만 의상도 옛스럽고 정서적으로도 공감한 좋은 공연이었다”면서 민요메들리를 부른 여성중창단 가운데서 손명자씨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연세가 많아 보이는 분이 숨하나 차지않고 잘 부른다”고 감탄했다. 북측에서 `휘파람'을 독창한 강원도 예술단의 정혜영씨는 남과 북의 관람객이 함께한 자리에서 노래하기는 처음이라며 좋은 기회였다고 기뻐했다.

 이같은 경험은 남측 관람단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북측 여성 독창자가 신고산타령을 “신고산이 우르릉 농장마을 처녀들 뜨락또르 모는 소리”라는 식으로 고쳐 부르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가미한데 대해 이질감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경우 모든 문학예술에서 당성, 노동계급성, 인민성을 강조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무슨 일이건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심장속에 남는 사람'을 불러 주었던 김춘수양은 내게 “통일을 위한 길에서 심장속에 남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써 주었다. 이번과 같은 남북강원도 민속문화축전이 지속적으로 열림으로써 만나는 남북강원도민의 가슴속에 서로가 남는 사람이 되는 날이 기어이 오리라고 믿으면서 이런 기회를 만드는 데 애쓰신 김진선도지사, 정성헌이사장, 북측 민화협 관계자와 고종덕위원장을 비롯한 남북강원도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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