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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품어야 하는 책속의 말씀
신봉승   |  2005-11-22 05:46:21  |  조회 2291 인쇄하기
하늘이 지시하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책 속의 말씀은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삶이 온전하고 가지런했던 선현들은 죽음을 앞에 놓았을 때 “하늘이 지시하는 아름다움을 거역하지 않았고, 책 속의 말씀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술회합니다. 얼핏 들으면 대수롭지 않게 들리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살았다는 뜻이 됩니다.
책 속의 말씀은 읽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간직해야 합니다. 읽은 것을 버리면 아니 읽은 것만 못합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높은 관직에서 영화를 누리면서도 공익을 위한 업적을 남기지 못하는 것은 책 속의 말씀을 소홀히 한 결과입니다.

-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음을 당하게 되면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게 되면 마르고 굳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가 강하게 되면 멸망하고 나무가 강해지면 꺾이게 된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자리하게 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자리를 잡는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책 속의 말씀입니다. 어떤 상황에 대처할 때 강한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이기는 것 같지만 부드러움으로 대응하는 것에 당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너무도 잘 알려진 구절이라 다시 사족을 달아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모두가 이 책 속의 말씀을 소홀히 하여서 실패하는 경우를 얼마든지 볼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겪은 정치가 그랬습니다. 독재정권으로 불리던 사람들이나, 군사정권으로 불리던 사람들은 부드러움 보다는 힘을 더 중히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뜻은 한 번도 이루어지질 않았습니다. 그들을 곤경에 빠트리며, 그들을 밀어낸 세력은 언제나 그들보다 약한 민중들이었습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의 역사가 모두 그러했습니다.

- 이 세상에서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굳고 강한 것을 치는 데 물보다 나은 것은 없다. 물의 역할을 대신할 만한 것은 아직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세상사람 모두가 알건만 그 이치를 실행하는 사람은 없다.

노자의 <도덕경>은 많이 읽히는 책입니다. 우리 가까이에도 역자譯者가 다른 여러 종류의 '노자'가 있습니다. 사람의 근본을 생각하게 하는 책으로는 '노자'만한 것이 없습니다.
노자가 우리에게 일러주는 말 가운데는 그야말로 하늘이 지시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가령 자신이 이루어놓은 것을 가지려고 하지마라生而不有, 또한 이루어놓은 것에 기대지 말라爲而不恃.는 아주 소중한 구절도 있습니다. 이 같은 가르침은 스쳐지나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가슴에 간직해야 하는 책 속의 말씀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쥐꼬리보다 못한 재간으로 마련한 재물이나 명예를 악착같이 자기만의 것으로 간직하려고 합니다만, 그 모든 것은 그가 사는 이웃과 공유하는 것이지 혼자만의 것이 될 수가 없습니다. 이 아름다운 이치를 거역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었습니다. 책속의 말씀을 건성으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의 이치로 별것도 아닌 성공에 평생을 기대려는 사람들도 너무 많습니다. “왕년에 내가…”라고 시작되는 허황된 과시는 말하는 당사자에게 이로움을 준 일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루어 놓은 일에 기대지 말라.’는 마음에 간직해야 할 책속의 말씀입니다.
사람에게 아름다운 마음이 생성되는 것은 책 속의 말씀을 가슴에 간직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집안의 어른이나 학교에 계시는 스승들의 가르침 또한 가슴에 간직되었던 책 속의 말씀이 다시 살아서 나오는 새로운 샘입니다. 그런 말씀을 통 털어서 ‘하늘이 지시하는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도 아이들을 교육하는 첫 번째 덕목을 상지尙志에 두었습니다. 뜻을 간직하게 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학문에 임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학문에 통달하는 것도, 삶에서 가치를 찾는 일도 어려서 간직한 꿈을 이루기 위해섭니다. 그 꿈이 바로 책속에 담겨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간직해야 할 책 속의 말씀입니다.<극작가. 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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