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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 거짓말은 용서 받지 못하겠지만 피해를 수반하지 않는 거짓말은 반드시 나쁜 것 이라고 할 수 없다. 어린애는 자기방어를 위하여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직장의 직원들은 상사에게 면피성 또는 화합차원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남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나오는 선의의 거짓말은 오히려 필요 할 수도 있다. 다만 이른바 허세나 강한 공명심에 의한 과시욕에서 나타나는 병적허언증(病的虛言症)이 있거나 「콜사코프」증후군(기억력장해, 건망증, 망상에 시달리는 증세) 균형감각결여에서 나타나는 통합실조증(統合失調症), 의욕상실에서 비롯되는 도피현상증(逃避現象症)증세가 있는 사람의 거짓말이 문제가 되겠지만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거나 직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경우 눈감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때 자위(自慰)수단으로 합리화시키기 위하여 하는 거짓말이 있어 이를「甘味로운 레몬의 논리」라고 한다는데 이 경우의 거짓말은 크게 탓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궁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변명성 거짓말 또는 자기 비하성 거짓말에는 이를 수용하고 용서해주는 포용성도 필요할 것이다.
또 거짓말은 때로는 유-모어와 궤를 같이한다고 볼 때 맘껏 즐겁게 웃어주는 동료?상사의 넓은 아량도 필요하리라 본다.
한편 악의에 찬 모략성 거짓말에는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시하는 것도 직원의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거짓말에 대하여 수용, 허용, 분노 표시를 적절히 적용하여 임할 수 있을 때 인간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고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샥크터」가 말하고 있다. 독일 심리학자 「슈테른」은 “거짓말쟁이 일수록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 할 줄 알고 관대하다. 왜냐하면 궁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스스로의 약점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기가 거짓이 없고 옳게만 행동한다고 믿는 외고집의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약점, 즉 거짓말을 이해 못하는 흠이 있다”고 했다.
남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사람, 즉 복잡하면서도 적나나한 인간관계 속에서 부득이 순간의 과오 또는 선의에서 거짓말을 해 본 사람일수록 남(또는 부하직원)의 거짓말이 재래하는 고통에 대해 이해성을 갖는다고 하며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지도자가 될 자질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계약사회에서 거짓말과 함께 유-모어가 발달한 것은 국제적으로 외교사령적 표현이 성해진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용서 못 할 거짓말이 있다.
예컨데 최근의 우리나라 정치가 또는 권력층인사가 자기들에게 향한 부정의혹에 대처할 때 채용하는 행동유형으로 소위 의혹대처각본(疑惑對處script)이 있는바 자기 무죄를 주장하는 정형이다. 즉
1. 뇌물에 관한 한(비록 받았더라도)한 푼도 받은 일도 없고 돈을 주었다는 사람도 모르거나 만난 일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부정한다.
2. 어느 정도 의혹이 불거지면 자기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지만 비서(또는 아내)에게 물어보겠다고 한 발 후퇴한다. 그리고는 이들에게 알아 보았지만 아무도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니 모함이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3. 궁지에 몰리면 비서(또는 아내)에게 책임을 돌려 그들이 사실을 은폐했다고 한다. 본인은 전혀 몰랐다고 강변한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인 스스로는 잘못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국민(또는 소속기관, 당)에 누를 끼쳤으니 깊이 반성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언명한다.
이 각본에는 온갖 거짓말이 숨어있다. 애초에 반성도 안하고 책임질 의도도 없는 것이다. 비록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어도 결국 항용 그렇듯이 일정한 망각기간이 경과하면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와 권세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과거(또는 현재) 언론에서 시끄러웠던 선거사범이나 비리의혹이 제기 되었던 권력층 인사들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한결같이 똑 같은 각본에 따라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또 정치적 술수로 통계숫자를 유리하게 조작 한다던가(얼마 전 정부 모 부처가 발표한 과장된 부의 편재현상통계), 민생이 어려워질 것이 분명한데 이를 온갖 변명으로 호도하거나 부정해서 장미 빛 전망을 내놓은 조작선전, 자기방어를 위하여 오랜 과거사의 부정적 측면만 발취하여 확대 선전함으로써 민심을 오도하는 정책,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비생산적 당략적 목적에 쏟아 붓거나 낭비하면서도 괘념(掛念)하기는커녕 정당화 논리로 국민을 현혹하는 경제정책, 편가르기를 주도한 측면이 있는 집권층이 오히려 이를 과거의 부의 유산으로 돌려 대립의 각을 더 예리하게 세우게 함으로써 초래한 혼란 등등..... 이런 것들이 모두 용서 받지 못 할 거짓말이 아닌가?
그리고 거짓말 덩어리로 뭉친 정치거물들은 항상 거짓이 탄로 나거나 탄로 날 위험에 봉착하면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또는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었다”고 극구 변명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잘 될 터이니 두고 봐라”라고도 한다.
예컨대 증대일로의 재정적자만 하더라도 실질경제성장이 안되고 급격히 진행되는 산아기피와 노령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재정적자해소는 기대하기 어렵고 우리 자손들에게 부담이 돌아간다는 엄연한 사실을 반론으로 합리화하고 심지어 미화하는 행위는 어떤가? 이 또한 용서 받지 못 할 거짓말의 극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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