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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북한의 쇄국을 풀어야한다
이수근   |  2006-01-19 07:00:30  |  조회 2526 인쇄하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쇄국상태를 풀 것인가. 푼다면 어느 정도의 범위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이 문제가 금년 북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관심사가 될 것 같다. 쇄국상태를 끝낸다는 정책전환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의 당면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도 보다 수월하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일은 새해 벽두부터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의 성공을 상징하는 남방지대를 시찰했다. 그리고 마음의 충격을 토로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베푼 베이징(北京)의 환영 연회에서 “5년 전 천지개벽한 상하이(上海)를 돌아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번에 여러 경제특구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남방 참관에서 중국 공산당의 올바른 노선과 정책이 있어 중국의 앞날이 더욱 밝고 창창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신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이 올바른 선택이었고 그 때문에 중국의 장래는 장밋빛으로 물들고 있다고 김정일이 인정했음을 뜻한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북한도 같은 궤도의 길을 걸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한 것으로 비친다. 뿐만 아니라 1백여 명에 달하는 그의 고위 수행참모들에게 북한도 개혁·개방을 통한 ‘천지개벽’의 길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킨 이중의 효과를 노렸다고 보인다.

21세기의 글로벌 시대에 19세기 식 쇄국에 여전히 매달려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가 북한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대는 특히 홀로 살 수 없는 체제로 짜여 있다. 북한은 이웃과 단절하여 혼자 살겠다고 발버둥친 끝에 자기 국민 수십만 명을 굶겨 죽였다. 그러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결국 이웃과 소통해야 살 수 있다는 값비싼 교훈을 뒤늦게 깨닫고 있는 것 같다. 중국도 문화대혁명 10년간 북한처럼 쇄국을 단행,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본 바 있다.

김정일이 김대중 전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평가처럼 현명하고 정확한 판단력을 가진 지도자였다면 북한을 그렇게 오래 쇄국체제로 지탱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훌륭한 지도자였다면 자기 국민 수십만을 아사자로 만들고 국민의 대다수를 10여년 이상 기아상태에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대통령들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의도에서 그에게 아부를 해야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더라도 너무 지나치게 후한 평가였다.

김정일이 지금부터라도 그런 평가를 조금이라도 받고자 한다면 쇄국정책을 즉각 타파해야 한다. 그리고 이웃의 도움을 최대한 많이 얻어 국가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개벽적(開闢的) 노선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 등소평(鄧小平)이 1992년 남방순시에서 제시했던 개혁·개방노선을 김정일은 더 ‘광폭하게’ 제시하고 실행해야 한다. 김정일이 이번 시찰했던 여정도 등(鄧)의 남방순시 그대로가 아닌가. 그러면 김정일은 북핵문제도 순리대로 풀 수 있는 이니셔티브(기선)를 확고하게 잡을 수 있고, 국제관계가 순탄해질 것이다.

그래야 국민에게 “이밥과 고깃국을 먹이고 기와집에 살 수 있게 할”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아버지 김일성의 평생 꿈을 아들이 정책전환을 통해 10년 정도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의 사례가 시사하는 기간이지만 북한은 더 조기에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쪽 동포의 열화 같은 성원과 지원이 따를 것이고,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더 나은 북한 동포의 자질과 수준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개혁·개방정책으로 천지개벽한 중국의 또 다른 현장을 5년 만에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 김정일이 선택할 노선은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혁·개방의 폭이다. 모기장론이나 펴면서 개혁·개방의 흉내만 낸다면 나진·선봉의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다. 김정일의 ‘광폭정치’에 기대하는 마음이 그래서 더 절실해진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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