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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관계 : 우방인가, 적인가?
진덕규   |  2006-05-22 07:00:01  |  조회 2507 인쇄하기
백악관을 방문한 후진타오

지난 4월 20일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백악관을 방문했다. 부시와 후진타오가 만나기는 했지만 이들 두 나라 사이에는 현안 문제를 곧바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이 파여 있다. 그러나 이번 만남은 세계를 주도하는 두 나라 지도자가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날 백악관 측은 후진타오에 대해 의전상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만남의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후진타오에게는 이번이 최초의 공식적인 미국 방문이었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그의 이미지도 달라졌을 게 분명하다. 그것은 아마 부시도 같았을 것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우방인지 적대국인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 만큼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적대적인 경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 국가”로만 여기는 것 같다. 한편, 후진타오는 미국에 대해 부시처럼 적대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지만 그에게도 “미국 헤게모니의 차단”이라는 의지가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서로 다른 쟁점들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생각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규제하려는 유엔 결의에서 중국이 빠진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을 제제하려는 미국의 제안을 중국이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한 6자 회담에서 중국이 북한 측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6자 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미국은 원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과도한 노력이 세계의 원유 가격을 급등시켰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워싱턴이 “불량국가”로 규정했던 이란과 미얀마, 나이제리아, 수단, 베네수엘라, 수단 등과도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친선 관계를 맺고 무기까지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은 “적대적 경쟁 국가”라는 인식을 한층 더 굳히게 했다.

물론 중국에서도 미국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첫째,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잠재적 적대 국가”로 전제하고 동아시아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둘째, 중국은 미국이 최근 들어 인도와 핵무기 협정을 체결하는 등 중국을 봉쇄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셋째, 중국은 미국이 일본과의 긴밀한 관계만을 중시하면서 지난날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저질렀던 숱한 문제들마저도 묵인해 주고 있다면서 미국의 일본 편들기에 대단히 비판적이다.

타이완 문제 등 또 다른 것들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본 수상 고이즈미의 “오만함”은 미국의 묵인 때문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령 고이즈미가 A급 전범들이 안치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다든가 역사 교과서를 왜곡 개편한 것 등은 모두 일본의 침략주의가 부활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은 타이완 문제, 즉 쳰수이벤 총통의 타이완 분리 독립을 미국이 중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미국은 몇 차례나 타이완의 분리 독립을 반대한다면서 “현상 유지”가 곧 미국의 기본 기조라고 말했지만 후진타오는 이를 믿지 않는다.

그 밖에도 미국의 발등에 떨어진 불로는 대중국 무역 적자폭의 감소와 지적 재산권 보호 및 중국과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2005년에는 대중국 무역 적자가 천정부지로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높아졌고, 중요 핵심 산업도 중국으로 흡수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최우선 과제라고 굳게 믿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적자폭을 줄여준다는 명목으로 보잉 비행기 80대 등 미국 상품을 구입했지만 이것만으로는 현재의 갈등을 줄일 수 없을 것 같다. 중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이것은 곧 국제 문제에서 미국이 중국을 동반 국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중국도 강대국답게 세계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저자세로, 경제 발전 이후에는 고자세로!”라는 중국의 전략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서 그 의무를 져야 하고, 그 책임도 마땅히 수행해야 한다. 이제는 미국 뒤에 숨어서 반사 이익이나 챙기고 경제적 이득만 취하려는 태도에서는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 자기네 이익만 추구하는 “무임승차”로는 결코 3류 국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무리 올림픽을 개최하고 군사력을 강화한다 해도 맹목적으로 북한의 뒤를 돌봐주거나 그것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강대국다운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미국과 중국은 강대국으로서 걸맞게 처신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 같다.-srips.org에서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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