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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2015]
지난 3월 6일과 7일, 런던에서는 [아시아 2015] 국제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의 주제는 “아시아의 경제 성장과 빈곤의 종식”이었다. 이 모임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영국의 국제개발처(DID) 및 세계은행(WB)이 주도했으며, 아시아 각국에서 150여 명의 대표가 참가했는데, 이들은 주로 경제 개발 책임자나 수상들이었다.
이 회의에서는 “아시아의 미래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에 아시아인은 발전의 동반자로서 그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서 결정된 문건 중에는 “적어도 2015년까지는 지금까지 수혜자였던 아시아에서 벗어나 공여자로서의 아시아를 이룩하자!”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와 같이 [아시아 2015]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성격들, 즉 그 동안 지역 내에서의 경제 협력과 경제 발전에만 치중해 왔던 이전의 회합과는 달리 세계로 뻗어나가는 아시아의 책임론이 제기되었다.
여전히 가난한 아시아
미래에 대한 아시아인의 꿈은 황홀하다. 이상하게도 아시아 사람들은 2015년을 일대 도약의 시기로 설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1958년에는 중국의 마오쩌둥이 2015년을 중국 발전의 해로 선포하면서 그 때가 되면 “중국은 영국을 제치고 미국과 선두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발표한 한 보도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경제 규모는 이미 영국을 뛰어넘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2040년 경에는 미국도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인도도 2032년이면 일본 경제를 능가하고, 미국까지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에는 전 세계 인구의 40%가 살고 있으며, 경제 규모도 세계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그 동안 아시아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전 세계 빈곤층의 3분의 2가 아시아에 살고 있으며, 하루에 단 $1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영국 국제개발처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이 되어도 아시아에서는 빈곤층이 3억6천만 명에 달할 것인데 이 숫자는 아프리카의 빈곤층 수와 같다고 한다. 이것은 결국 아시아의 빈곤 문제는 여전히 세계적인 골치거리로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도쿄-베이징-델리의 삼각구도
지금 아시아에서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축은 도쿄-베이징-델리의 삼각구도이다. 비록 싱가폴-타이페이-서울이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 해도 그것은 그저 변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 성장의 중심축은 이미 오래 전에 도쿄-베이징-델리의 삼각구도로 넘어가 버렸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 3각 구도 내의 역내 교역량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국가 사이의 경제 협력은 이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전에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교역량이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방사선 모양의 그물망으로 펼쳐졌으나 이제는 아시아 국가 사이의 연계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 시대의 가능성은 아시아 스스로 이룩해간다는 느낌을 갖게한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는 더 이상 미국과 EU에 의해 주도될 수 없을 것이며, 미국 중심의 북미권과 독일, 프랑스, 영국 주도의 EU권 그리고 아시아권으로 3분 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서남 아시아와 중앙 아시아까지 아시아 경제권에 흡수된다면 아시아 경제권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게 될 시기도 그 만큼 더 앞당겨질 것이다.
극복되어야 할 복병
아시아의 발전 과정에는 수많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두 가지 질병은 매우 심각하다. 그 하나는 사회적 불평등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적 부패이다. 특히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는 사회적 불평등 구조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경제 성장으로 인해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성별, 신분, 종교, 인종, 직업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수입의 차등화 현상은 이러한 불평등 구조를 더욱 심화시켜 이들 국가를 이른바 20:80의 사회 구조로 바꾸어 버렸으며, 절대 다수의 빈곤층 사회로 변하게 했다.
여기에 덧붙여 정치적 부패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정치가 권력을 이용한 축재의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심지어는 선거나 시험을 통해 임명된 대다수 관직자들까지도 그들의 직위를 축재의 한 통로로 활용할 정도이다. 따라서 정치가들도 정치가로서의 “역사적 헌신”같은 것에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단지 “축재를 위한 권력 장악의 정치”에만 열중할 뿐이다.
21세기를 “아시아의 시대”라 해도 아시아 사람들은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지도자들을 당장 몰아낼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경제 성장을 이룩한다 해도 결국은 정치꾼들의 사욕으로 전유되는 비극적 악순환만 되풀이 될 따름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버리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아시아의 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srips.org에서
<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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