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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당선을 바라는 한국인들
김영희   |  2005-10-14 12:32:46  |  조회 2040 인쇄하기
D-18을 맞은 오늘 현재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세는 '초박빙'이나 '백중지세' 같은 표현도 무색할 만큼 어금버금한 접전이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와 민주당의 존 케리는 그들에 대한 지지도를 묻는 조사기관에 따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케리는 이라크 사태라는 결정적인 부시 공격자료를 가지고도 승기(勝機)를 못 잡고 오히려 숨가쁘게 부시를 뒤쫓고 있다.

*** 케리, 호재 갖고도 승기 못 잡아

미국 정부 조사단이 전쟁 전의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도 부시는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부시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구실로 세계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를 공격했기 때문에 조사단의 결론은 부시에게서 전쟁의 명분을 완전히 박탈한 것이다. 그런데도 케리는 부시를 추월하지 못했다.

케리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된 국내문제를 주제로 한 어제의 TV토론이 케리에게 판세를 뒤집는 계기가 되지 않는다면 투표일까지 선거전은 안개 속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실업과 의료제도, 교육과 환경과 재정적자 같은 국내문제에서 부시는 약점투성이다. 두 후보가 마지막 토론에서 부동층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는 하루 이틀 더 조사와 분석을 해봐야 신뢰할 만한 결과가 나온다.

미국 현지의 이런 백중지세와는 상관없이 한국인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 케리의 당선을 희망한다. 이달 초에 한국의 중앙일보를 비롯한 세계 10대 신문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미국에 대한 인식'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68%가 케리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응답했고 부시의 재선을 바라는 한국인은 18%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대의 86%, 30대의 83%, 40대의 77%가 부시를 나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다수의 한국인들이 부시를 싫어하는 이유는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부시는 2001년 취임 후 북한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을 제시하기도 전에 북한을 이란과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악의 축에 드는 나라는 대화보다는 파괴의 대상이다. 부시는 실제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위협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부시는 한반도에서 "큰 사고 칠" 위험인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케리는 어떤가. 북한정책에 관한 부시와 케리의 기본적인 차이는 부시는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케리는 북.미 대화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북.미 대화에 찬성하느냐 지지하느냐는 방법상의 문제지만 북한이 중국의 압력에 밀려 6자회담에 참석하면서도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북.미 협상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 부시의 6자회담 방식은 비현실적이다. 그런 이유로 6자회담은 사소한 장애물에도 자주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케리는 지난달 첫번째 토론에서 북핵을 부시 외교의 실패 사례로 공격했다. 케리는 부시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사이에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추방하고 핵무기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하여 4개에서 7개의 핵무기를 만들어 더욱 위험한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케리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북한이 실제로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이 안 되지만 8000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언제든지 무기를 만들 준비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부시의 방식으로 핵문제 해결이 무한정 늦어지면 북한은 핵무기 제조라는 마지막 저지선을 넘을 위험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 부시 '사고 칠 인물'로 비춰져

우방의 대통령 선거에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적어도 북핵문제 해결에 관한 한 케리의 양자회담 방식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분위기와 방향을 같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꼭 젊은 층이 아니라도 다수의 한국인이 부시의 재선보다는 케리의 당선을 바라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케리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다. 케리에게 북핵을 단숨에 해결할 요술방망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케리에 대한 기대는 그가 클린턴의 북.미 대화를 통한 포괄적인 북핵 해결 방법을 계승할 것이라는 수준에 맞추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중앙일보 국제문제 대기자>

중앙일보, 르 몽드 등 10개국 신문 대미 인식 공동조사

한국인 93% "미국과 좋은 관계 유지해야"
"미국이 존경받고 있다"는 19%에 그쳐

중앙일보를 비롯해 전 세계 11대 주요 일간지.주간지가 지난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이르는 사이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이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해 15일 함께 발표했다. 이 공동 여론조사는 프랑스의 르 몽드가 발의해 영국의 가디언,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 스페인의 엘 파이스,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러시아의 모스크바 뉴스, 멕시코의 레포르마, 캐나다의 라 프레세, 이스라엘의 하레츠, 중앙일보 등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은 10개국 평균 30.6%에 불과했다. 반면 부시를 싫어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62.8%였다. 또 11월 2일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부시라고 대답한 사람은 26.9%에 불과했다. 반면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응답자는 54%였다.

부시에 비해 케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압도적 우세를 나타낸 국가 중에는 영국.캐나다.스페인.호주.한국 등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이 많았다. 부시 지지자가 더 많은 국가는 러시아.이스라엘 두 나라에 불과했다.

◆반미보다는 반(反)부시=그러나 10개국 국민 대부분은 미국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 10개국 평균 68.3%가 미국인을'좋아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23.4%는'싫어한다'고 답했다. 또 56.4%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이'중요하다'고 보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앨런 트라비스 영국 가디언지(紙) 편집장은 "영국 국민 가운데 60%가 부시를 싫어하지만 미국인을 싫어하는 사람은 21%에 불과하다"며 "영국인들이 미국과 부시를 확연히 구분하고 있다는 증좌"라고 해석했다.

◆한국=한국인의 대미 인식은 대체로 프랑스.영국.호주와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한국인의 반 부시 감정은 스페인(77%)과 프랑스(75%)에 이어 3위(72%)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묻는 질문에 85%가'잘못된 전쟁'이라고 답해 10개국 중 이라크전에 가장 비판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세계 테러의 위협을 줄이는 데 기여했느냐는 질문에는'기여했다'는 대답과'기여하지 못했다'가 모두 48%로 나타났다. 영국과 캐나다 다음으로 이라크전의 실효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또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느냐는 질문에는 9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캐나다(94%)에 이어 둘째로 높은 것이다. 반면 미국이 국제적으로 존경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인 중 1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10개 조사 대상 국가 중 미국의 국제적 신뢰도에 가장 회의적이었다

[10개국 국민 대미 인식 조사] 한국인, 미국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몰라

[뉴스 분석] 본지 김영희 대기자 분석

▶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

한국전쟁 때 연인원 570만명의 미군이 참전해 북한 침략군을 격퇴하면서 3만3000명이 전사하고 10만3000명이 부상했다. 전쟁이 휴전으로 끝나고 남북한 사이에 무장평화가 계속돼 온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안보는 거의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해 왔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미국의 안보 우산과 관대한 원조, 시장 개방 덕에 전쟁의 폐허 위에 세계 13위의 경제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다.

사회문화적으로도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이 한국 사회의 지도층을 형성해 왔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이렇다면 지구상에서 미국에 가장 우호적이고 미국을 가장 고맙게 생각할 나라의 하나가 한국이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1945년 일본 통치에서 해방된 이후 한국인들의 의식에 새겨진 미국과 미국인의 이미지는 가장 믿음직한 친구와 고마운 해방자의 그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년 사이에 많은 한국인, 특히 젊은 세대 한국인의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인식은 남북 화해에 걸림돌이 되는 나라, 선제 공격을 포함한 북한에 대한 강경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오히려 깨는 나라,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운 일방주의 외교로 패권을 추구하는 나라로 급속하게 바뀌었다.

'미국 이미지에 관한 여론조사'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비우호적으로 바뀐 직접적인 원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미국인, 부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서 한국인의 65%가 미국인을 좋게 생각하고, 47%가 케리를 좋게 생각한 것과 대조적으로 72%가 부시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인의 68%는 케리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부시의 당선을 희망하는 한국인은 18%에 그쳤다. 조사에 응답한 한국인의 65%가 미국인에 호감을 가진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67%가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한국인이 미국과 미국인을 구분하고, 미국은 부시의 미국, 부시로 상징되는 미국으로 보기 때문인 것 같다.

연령별로 보면 50대를 기준으로 그 이상은 47%만이 미국을 나쁘게 생각하고 20대에서 40대 사이의 한국인은 70% 이상이 미국을 싫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시가 한국인 사이에 이렇게 인기가 없는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그의 연설, 북한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은 제시하지 않고 핵 문제만 해결하려는 균형 잃은 정책, 북한과 미국의 양자회담 거부가 한국인, 특히 젊은 한국인의 민족적인 정서를 자극한 탓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싹튼 것은 80년 전두환을 리더로 하는 군부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 191명(정부의 공식 발표)을 학살한 광주사태 때다. 많은 젊은 한국인은 미국이 광주사태를 묵인했거나 방조했다고 생각한다. 광주사태 이후 잠재해 있던 반미감정을 부시가 20년의 긴 잠에서 깨운 셈이다.

'미국 이미지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두 가지 주목할 현상이 보인다. 첫째, 한국인의 93%가 한국과 미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67%는 그러나 지금의 한.미관계가 나쁘다고 걱정했다. 그것은 한국인이 한.미관계를 맹목적인 반미감정이나 민족정서의 시각이 아니라 현실감각을 가지고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둘째,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인지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낮다는 점이다. 이 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인의 87%가 미국에 가 본 적이 없고, 70% 이상이 미국 신문이나 잡지를 읽지 않고, 53%가 미국을 별로 또는 전혀 모른다고 고백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노무현 대통령도 이런 점에서는 예외적인 한국인이 아니라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많은 한국인이 미국을 더 잘 안다고 해서 미국과 부시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우호적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에서 잠재적인 적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다.

압도적인 다수의 한국인이 미국을 거의 모르는 채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미국인에게 한국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조사해도 결과는 고무적이 아닐 것이다.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 >

[10개국 국민 대미 인식 조사] 어떻게 조사했나

미 대선 앞두고 10개국 권위지 동참

이번 여론조사는 11월 2일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국의 대미 인식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공동 여론조사에는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의 주요 언론사가 참여했다. 참여한 나라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과 이웃나라 등 4개 대륙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미국과 같은 북미 대륙의 캐나다와 멕시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영국.프랑스.스페인, 전략적 동맹국인 한국.일본.호주.이스라엘, 전통적인 라이벌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 등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캐나다의 라 프레세와 프랑스의 르몽드사가 주도했다. 이 밖에 한국의 중앙일보, 영국의 가디언, 스페인의 엘 파이스,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멜버른 에이지, 멕시코의 레포르마, 이스라엘의 하레츠, 러시아의 모스크바 뉴스 등 각국의 권위 있는 언론사가 동참했다.

조사기관과 기간.방법.표본 수 등은 각국의 사정을 감안해 가장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각 언론사의 재량에 맡겼다. 중앙일보의 경우 자체 여론조사팀이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1028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 문항은 나라별로 조금 차이가 나지만 한국의 경우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나▶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 16개였다. 조사 문항은 르 몽드의 준비를 토대로 각 언론사가 현지 사정에 맞게 조금씩 변형했다.

10개국의 표본 수는 적게는 522명(하레츠)에서 최대 1417명(시드니 모닝 헤럴드.멜버른 에이지)까지 다양했다. 표본오차 범위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멜버른 에이지가 ±2.6%포인트로 비교적 작았고 하레츠가 ±4.4%포인트로 가장 컸다.

여론조사에는 소프레스(르 몽드).AC닐슨(시드니 모닝 헤럴드.멜버른 에이지).ICM 리서치(가디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업체와 언론사 자체 조사팀이 참여했다. 조사는 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모스크바 뉴스가 9월 3일부터 10일까지 1주일간, 아사히신문이 10월 2일과 3일 이틀간 등이었다. 여론조사 비용은 각사가 분담했다.

언론사별로 진행된 조사 결과는 미 대선을 2주 앞둔 15일과 16일 동시에 공동 보도키로 했다.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 등 각 언론사를 대표하는 칼럼니스트나 정치 비평가들의 조사 결과 분석도 함께 싣기로 했다.


[10개국 국민 대미 인식 조사] 해외 각국 신물들 분석

*** 르 몽드 : 프랑스 72% "케리 당선돼야"

프랑스인 응답자의 72%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전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비판적이 됐다. 지난해 3월 조사에선 65%의 응답자가 부정적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선 77%였다. 지난 3년 사이에 미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말한 사람도 70%였다. 9.11 이후 잠시 미국에 동정적이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단,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곧 미국인 전체를 싫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72%가 미국인에 대해선 여전히 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프랑스인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싫어하지만 반미감정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인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고마움은 점차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수의 응답자들이 미국에 대해 어느 정도는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지만 대단히 좋게 생각한다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한편 열에 아홉의 응답자는 프랑스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49%의 응답자만이 미국을 세계의 지도국으로 인정했다.

*** 아사히 신문 : 일본 53% '친 부시정책' 반대

많은 일본인은 미국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챔피언'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인들을 당황하게 하거나 화나게 하는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는 불량배'라는 것이다. '챔피언'에 대해선 좋아하지만 '불량배'에 대해선 비판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 일본인들이 미국에 대해 우호적이었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일부 정책에 대해선 다른 평가를 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 '정당하다'고 생각한 일본인은 16%에 불과하고, 71%가 '잘못됐다'고 응답했다. 이라크 전쟁은 많은 일본인들이 부시 미국 대통령을 싫어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었다. 또 많은 일본인들은 부시의 테러 비판은 수용하면서도, 숱한 시민들이 죽음을 당한 전쟁은 지지하지 않았다.

이 같은 미국관은 일본 정치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방적으로 미국을 지지하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친 부시 정책'에 대해 33%만이 좋게 평가하고, 53%가 반대했다. 60% 가까운 응답자가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에 반대했다.

*** 가디언 : 영국 75% "미국 영향력 지나쳐"

조사에 참가한 영국인들은 미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지난 2~3년간 미국에 대한 인식이 악화됐다는 의견이 45%였던 반면 향상됐다는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큰 영향을 끼쳤다.

60% 이상의 영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으며 25세 이하의 젊은층(77%)에서 그런 성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에 대해선 50% 이상이 지지 의사를 표했다.

영국인들은 또 미국.영국이 연합한 이라크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에 기여했는지에 대해선 찬성(51%) 의견이 반대(40%) 입장보다 소폭 많았다.

이번 조사는 특히 미국의 국제정치적 리더십에 대해 영국인들이 확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응답자 중 압도적 다수(75%)가 미국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 엘 파이스 : 스페인, 부시 싫지만 반미로 안 가

9.11테러 이후 미국에 답지한 전 세계의 우호적인 성원이 일거에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스페인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라크 전쟁 때문에 지난 3년간 미국과 부시 행정부에 대한 스페인 사람들의 인식은 아주 위험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미국과 전 세계의 유대감이 상당히 단절됐다는 인식이 많았다. 극단적으로 "미국이 고립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이번 조사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 부시 행정부에 대한 혐오감을 보여줬다. 특히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컸다. 하지만 부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반미 감정도 뚜렷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미국 사회나 국민에 대한 선호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 모스크바 뉴스 : 러시아, 테러 겪은 미와 동질감

지난 수년간 러시아는 반미(反美) 감정이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그래서 미국과 미국인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응답자가 각각 74%와 86.5%로 나타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실로 놀랍다. 이번 조사는 북(北)오세티야 인질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 뒤에 실시됐다. 인질사태 당시 러시아 국민은 집단공황에 빠졌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고 모든 것을 인질사태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 미국은 체첸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인질사태를 겪은 러시아 국민이 이라크 저항세력과 대치 중인 미국인들에게 좀 더 동질감을 느끼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잔인무도한 테러리스트들은 곳곳에 널려 있고 언제라도 우리를 덮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미국은 공통의 적을 가지고 있다. 이 적들과 싸우는 것은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다.

*** 라 프레세 : 캐나다 95% "미국과 우호 중요"

캐나다 전역에서 미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어 사용권인 퀘벡(응답자의 75%)에서 그렇다. 그외 지역(응답자의 61%)도 크게 다르지 않다. 캐나다와 미국은 공통점이 많다. 같은 차를 타고 같은 옷을 입으며, 같은 영화와 TV를 보고 같은 잡지를 읽는다. '옆 동네'인 뉴욕에서 일어난 9.11테러를 보고 캐나다인은 미국인과 똑같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역사적 배경이 양국의 차이를 가져왔다. 캐나다인 네명 중 한명이 프랑스어 사용자이며 여전히 영국 여왕이 캐나다의 국가원수다. 따라서 캐나다인이 부시(23%)보다 존 케리(56%)를 선호하는 게 놀랍지 않다. 반면 대부분(95%)의 응답자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인들은 미국의 인접국으로서 경제와 국방 분야에서 자신들이 누리는 이득을 잘 알고 있다.

*** 레포르마 : 멕시코 "부시 재선돼야" 20%뿐

부시 대통령 부자는 멕시코 국민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2000년 미 대선 때 부시는 멕시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상황은 딴판이다. 응답자 중 33%가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55%가 존 케리의 당선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반면 부시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은 6%에 지나지 않지만 부시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은 20%에 그쳤다.

이유는 이라크전에 대한 멕시코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자 83%가 이라크 침공이 옳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이라크전이 테러와의 전쟁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의 재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멕시코 국민이 미국에 느끼는 친밀도는 여전히 높았다.

*** 시드니 모닝 헤럴드 멜버른 에이지 :호주, 부시 탓에 대미 인식 악화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부시 미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부시가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기간 중의 미국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호주는 부시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에서 조사 참가국들의 평균치를 보여줬다. 11월 2일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케리가 당선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54%였다. 부시가 재선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28%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정확히 전체 조사결과의 평균값과 일치한다. 부시가 당선되기를 희망한 나라는 이스라엘과 러시아밖에 없다.

그렇다고 미국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모두 그렇듯이 호주도 일반적으로는 미국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호주인 90%는 미국과의 우호관계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미국인에게 호감을 갖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는 중요하지만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결론이다.

*** 하레츠 : 이스라엘 68% "이라크전 지지"

이스라엘은 미국을 사랑한다. 두드러지게 이스라엘에 적대적이지 않는 한 어떤 미국 대통령도 사랑한다. 빌 클린턴을 좋아했고, 지금은 조지 W 부시를 사랑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우산이고, 안보.경제.도덕적 지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또 이스라엘은 자기 자신만을 매우 생각하는 국가다. 부시의 소극적인 환경보호정책, 유엔과의 갈등 등은 이스라엘의 이익과 거의 무관하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이스라엘이 견뎌내야 할 중요한 싸움에서 미국이 같은 편인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응답자의 68%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것이 중요한 예다. 이스라엘의 적이던 사담 후세인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유대계 이스라엘인들과 생각이 다르다.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65%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부당하다고 응답했다. 25%만이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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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폴란드 과거사, 복수보다 화해로 풀어"  김영희 05-10-14 2197
37 "침묵하는 일본인 다수는 과거사 반성"  김영희 05-10-14 1964
36 정치가 말과 정객의 말  김영희 05-10-14 2043
35 일본은 독일과 어디가 다른가  김영희 05-10-14 2086
34 이땅에 매카시즘의 망령인가  김영희 05-10-14 1956
33 의기양양한 부시 그리고 북핵  김영희 05-10-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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