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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한 여론 조사 기관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Pew Global Attitudes Project]로 명명된 이 여론 조사는 미국의 16개 우방 국가에서 16,710명을 면접 조사했다. 이 조사를 통해 밝혀낸 것은 “미국의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과 이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 원인은 이라크 전쟁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어낸 것이다. 미국의 맹방인 일본조차도 점점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사실 이라크 전쟁은 대내외적으로 미국의 이미지를 급격히 전락시켰는데, 이런 현상은 비단 무슬림 권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미 감정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지만 최근에는 그 기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반미 감정이 반미적인 국가의 정치인들이나 반미 인사들만의 생각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 버렸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되었던 국가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인도네시아, 이집트, 파카스탄, 터키, 나이지리아, 일본, 인도, 중국 등이었다.
이란에 대한 우려
지난 1년 동안 미국에 대한 평가가 급격하게 달라진 나라로는 스페인을 들 수 있다. 지난해에는 4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23%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인도도 작년에는 응답자의 71%가 미국을 호의적으로 인식했지만 올해는 56%로 낮아졌다. 인도네시아 역시 작년에는 38%였으나 금년에는 30%로 낮아졌다.
한편, 미국인의 46%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중동과 국제 사회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이 숫자는 지난해의 26%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독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이란에 대한 우려가 18%였으나 올해는 51%로 급증했다.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및 영국인들도 이란을 “세계의 안정을 위협할 국가”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무슬림 국가들은 이란과의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터키에서는 61%가 이란을 국제 사회에 불안을 가져올 수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으며, 인도네시아도 59%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집트와 요르단은 달랐으며, 파키스탄에서는 무려 56%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란의 핵개발을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이와 같이 서방 국가는 이란의 핵개발을 핵무기 개발로 여기고 있지만 무슬림 국가는 그것을 에너지 개발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과 서방 세계의 인식 차이
서방 국가와 중동의 무슬림 국가 사이에서 빚어지는 인식의 차이는 하마스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파키스탄, 이집트, 요르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하마스의 등장이 팔레스타인과 중동 평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국가에서는 하마스의 등장은 팔레스타인이나 중동 문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위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이는 중동 문제에 대한 무슬림 권과 서방 기독교 문화권 사이에서 빚어지는 인식의 차이다. 기본적으로 중동의 무슬림 국가 사람들은 “미국의 중동 개입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중동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무슬림 세계와 서방 기독교 세계 사이의 갈등이 첨예화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은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서는 20% 내외가 지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2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을 때에는 무려 61%가 미국울 지지했지만 현재는 26%로 줄어들었다. 또한 1년 전에 50%의 지지율을 보여주었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지금은 지지율이 39%로 낮아졌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 요소로 다음 4가지 사실, 즉 이란의 핵무기 개발, 미국의 이라크 전쟁, 북한의 호전주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대립 등을 지적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세계 평화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북한의 호전주의라고 생각하며(46%), 그 다음으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대립(40%), 그리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라고 여기고 있다.
미국인들도 북한을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34%)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조사를 한국에서 실시했다면 한국인들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한다고 대답했을까? 아마도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이라고 응답하지 않았을까. 그것이 맞을지 틀릴지는 그만두더라도 분명한 것은 지금 한국인들의 국제 관념이 세계의 흐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srips.or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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