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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수권의 신장
신봉승   |  2006-09-14 11:41:19  |  조회 4758 인쇄하기
-성남아트센터의 경우

문화향수권의 신장중에서도 고급문화를 향한 시민들의 향수권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진 큰 의무중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뜻밖으로 많은 액수의 세금을 내면서 살아가지만, 그랜드 오페라나 대형 뮤지컬을 물론 제대로 된 연극 한 편도 못보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자면 당연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납세의 의무를 다한 시민들의 문화 향수권을 보장해 주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서 마땅하다. 이런 현실적인 모순을 감안한다면 성남아트센터의 개관과 공연 프로그램의 기획이나 제작방향은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지난 6월 그믐께, 성남아트센터는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로 평가되는 대형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기획 공연했다. 그것도 한국 초연이었던 탓으로 공연장 안팎에는 서울에 사는 유명 인사들로 가득했다. 일테면 서울 중심의 공연문화가 지역으로 확산되고, 그에 따른 관객의 역류현상을 성남시민들이 누구보다도 빠르게 경험하였다는 뜻이다. 그것은 또 성남시민들에게 큰 자부심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음을 나는 현장에서 목격하였다. 고급문화에 대한 향수권이 신장되고 있음을 이 보다 선명하게 설명할 방법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 뒤로도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친구들의 밤>에서는 모차르트와 브람스의 수준 높은 실내악과 만날 수가 있었고, <정명훈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 베토벤의 교향곡 5번(운명)과 6번(전원)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몸으로 느끼면서 이 땅의 고급문화와 공연예술이 서울의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만 듣고 볼 수가 있다는 고정개념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성남시)의 진취적인 문화정책의 구현이 일궈낸 주목할 만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또 지난 해 10월에 개관한지 10개월 만에 62만 명(공연 28만 2천여 명, 전시 33먼 8천여 명)이 다녀갔고, 지역별로는 서울이 40%, 성남시민 30%, 선남을 제외한 경기도민이 20%, 그 외 지방관객이 10%로 나타났다는 사실도 고급 문화향수권이 신장되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준 예라 하겠다.

시민들이 갈망하는 문화의 향수권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공연장의 개념이 꼭 철근과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 안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공연하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교류되기 위해서는 신명이 교차되어야 한다. 연희자와 관람자의 신명이 교차되는 문화 이벤트는 삶의 활력소가 되어서 돌아온다. 우리민족은 이미 천여 년 전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신바람을 돋우면서 신명을 만들어낼 줄 알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시월상달이 되면 밤낮으로 술을 마시며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는 구절이 바로 그 신명을 만드는 우리 공연문화의 원시적 형태임을 알게 된다.

성남아트센터가 이러한 문화인식을 토대로 <탄천 페스티벌>을 시도한 것은 아트센터에서 전해지는 정교한 고급예술과 함께 성남의 젖줄인 탄천을 주 무대로 하는 페스티벌의 활기를 접목하여 시민축제를 매개로 한 신명 만들기에 나선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문화예술에 대한 향수권을 신장하는 것은 시민들의 신명을 새로운 활력으로 엮어내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성남아트센터의 활력 넘치는 공연 이벤트와 신명의 창출이 다른 지망자치단체로 번져가기를 바라는 것은 시민들에게는 세금을 내는 만큼의 문화 향수권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술원 회원/극작가>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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