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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로 내몰린 헝가리 총리 쥬르차니 페렌츠
진덕규   |  2006-10-15 16:25:04  |  조회 2870 인쇄하기
군중의 성난 목소리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지난 주부터 연일 시위 군중의 성난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국회 의사당 앞 광장에는 10만 명의 시위 군중이 모여들었다. 시위의 원인은 총리인 쥬르차니 페렌츠(Ferenc Gyurcsany)가 지난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의 경제 실적을 거짓 발표했다고 스스로 고백한 테이프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어떤 나라들도 우리처럼 이런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수년간 거짓말을 해 왔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라는 총리의 목소리가 녹음된 이 테이프를 듣던 사람들은 분노감으로 치를 떨었다. 방송국이 불탔고 시내 곳곳의 거리는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뒤범벅이 되었으며, 경찰과 시위 군중의 충돌로 15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경찰도 100여명이나 다쳤다. 그런데도 시위 군중은 "거짓말쟁이 수상은 즉각 사임하라!"고 외치고 있으며, 그들의 성난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헝가리의 현실은

헝가리의 집권당인 사회당은 이전 공산당의 후신이다. 지난 번 총선에서 386석의 의석 중 210석을 차지할 정도로 압승을 거둠으로써 쥬르차니 페렌츠는 총리직을 연임할 수 있었다. 그 때 그는 "경제 개혁"을 내걸고 "더 많은 직장, 더 많은 수입, 더 많은 여가"를 공약했다. 그러나 이것은 곧 공약(空約)이 되어버렸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공공 영역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세금을 더 많이 거두었으며, 긴축 재정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말았다. 그런데도 총리는 "헝가리의 미래는 밝습니다. 헝가리는 동유럽 국가들 중 가장 앞선 미래를 이룩할 것입니다!"라면서 연일 큰 소리를 쳤다.
헝가리는 약 1,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풍요로운 전통과 거대한 역사의 고장"이다. 마자르 족을 중심으로 하여 독일인, 슬로바키아인, 세르비아인, 루마니아인들이 다민족사회를 이루고 있다. 1999년에 NATO에 가입했고, 2004년에는 EU에도 참가했다. 비록 사회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사회당은 유럽식 사회주의 정당에 지나지 않는다. GNI는 약 $10,000로 동유럽에서는 앞선 편에 속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것은 집권 세력인 사회당의 정책 실패 때문이며, 구체적으로는 총리인 쥬르차니 페렌츠의 무능에서 비롯되었다.


쥬르차니 페렌츠

쥬르차니 페렌츠는 올해 45세로 5개월 전에 총선에서 승리해서 총리직을 연임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열렬한 공산주의자로 공산주의 청년동맹에서 활동했으며, 1990년 민주화 이후에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전의 국유화 공장이나 기업체를 불하받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 활동으로 이름난 부자가 되었다.
그가 다시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불과 5년 전부터였다. 그 때 그는 총리 자문관으로 일했으며, 곧이어 체육부 장관을 거쳐 총리로 선임되었다. 그는 자신이 속한 사회당은 영국 노동당의 "제3길"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영국의 토니 블레어(Tony Blair) 수상의 추종자로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대단히 역동적이며, 사태 파악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컴퓨터가 장치된 불도저"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헝가리를 위하는 길은

지금 헝가리에 필요한 것은 부유한 정치가나 기민한 지략가가 아니며, 현혹적인 말장난으로 유권자의 표나 모으는 정상배가 아니라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친구 같은 지도자"이다. 그래야만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벨라 바르톡(Bela Bartok), 졸탄 코달리(Zoltan Kodaly) 같은 위대한 음악가의 조국으로서의 명성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말장난으로 정치적인 목적이나 탐하고, 젊은이들을 선동해서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 만들어가며, 경제를 망쳤으면서도 거짓말로 땜질이나 하는 쥬르차니 페렌츠 같은 인사가 활개를 친다면 헝가리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이들을 몰아내는 민중 투쟁의 거룩한 힘, 1956년 소련 탱크에 의해 무참히 짓눌렸던 임레 너지(Imre Nagi) 수상과 그를 따랐던 민중의 위대한 투쟁의 부활만이 헝가리의 길임을 말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한림대 특임교수

서울정치사회연구소 09월25일

기사원문 보기(클릭) -> http://www.srips.org/weekly_focus.php?default=0&page=1&mode=view&idx=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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