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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의 결과
지난 9월 17일의 스웨덴 총선에서는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이 패배하고 프레드릭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의 보수당 연합 세력이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한 것은 가히 정치적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1932년 이래로 단 한 차례, 즉 9년 동안만 야당이었을 뿐 계속해서 장기 집권해 왔던 사회민주당이 패배했다는 것은 “놀라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유럽에서 유일하게 좌파의 이념 모델로 떠올랐던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패배는 실로 놀라움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우파에게는 더 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었고.
유럽에서는 이번 선거가 복지사회주의(welfare socialism)의 전면적인 몰락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 연합 세력은 “스웨덴은 이제 진정한 민주주의 시민사회로 돌입하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패배한 사회민주당은 “사람들은 앞으로 사회 복지의 가치를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동-실업자의 천국”
스웨덴의 복지 정책, 즉 실업 수당이나 노약자 보호, 공교육의 무료 실시, 복지 시설의 완전 수혜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이 가히 세계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 뿐 아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일하는 사람만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 중에서도 특히 실업자들, 즉 “노동-실업자의 천국”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스웨덴에서는 실직한 노동자들에게 처음 200일 동안은 이전 직장 급여의 80%를, 그 후 100일 동안은 70%를 주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몇 년 일한 뒤에는 아예 실업자로 한 2년 정도 자유롭게 지내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기업체들을 녹아나게 했으며, 직장에 나가는 사람들을 무거운 세금에 짓눌려 허덕이게 했다. 또한 소니 에릭슨 같은 대기업체를 런던으로 옮겨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만만한 중산층들만 과중한 세금 때문에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스웨덴 근로자의 소득세율은 26-57%에 이르는데 여기다 부가가치세까지 합치면 실질 세율은 무려 71%나 된다. 그러니 “직장에 나가는 것보다 실업 수당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계산이 나올 수밖에 없다.
프레드릭 라인펠트의 [새 구상]
새 집권자인 프레드릭 라인펠트는 “스웨덴의 데이비드 카메론(Swedish David Cameron)”으로 자처하면서 영국 보수당의 변신을 눈여겨 보았다. 영국 보수당의 새 기수인 카메론 역시 40대 초반으로 집권 노동당에 이기기 위해 보수당의 대변화, 즉 중도 보수주의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라인펠트는 그런 영국 보수당을 보며 그의 “새 구상”을 도입하고 있다.
그는 진보 좌파의 복지 정책을 상당 부분 계승하면서 시장주의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형태, 즉 완전 시장주의로의 급진적인 선회가 몰고 올 불안감을 차단하면서 경쟁성과 생산성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차원에서만 시장주의를 추구하겠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소득자에 대한 비과세와 실업 수당의 부분적 축소 및 실업자의 재취업 등을 공약하면서 “스웨덴은 건실한 경제를 이룩해야 한다.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시장 원칙도 도입해야 한다.---복지와 시장주의를 평화롭게 공존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주의의 미래
프레드릭 라인펠트는 매력적인 40대 젊은 정치인이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정치 활동에 참여했지만 “대모 대열에 앞장서는 시위꾼이 아니라 정책 토론의 참여자”로 활동했었다. “아담 스미스와 하이에크에게서 미래를 보았다!”고 말할 정도로 이름난 책벌레이며 스포츠광인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런 그도 중도 보수주의를 내걸고 복지 정책의 한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놀고 먹는 것은 죄악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죄악은 놀면서도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사회에 있다!---오늘의 복지 정책이 갖는 문제는 놀고 먹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는 것과 그것을 인간애로 바라보는 철없는 사회주의자들!”이라는 그의 공격이 스웨덴 유권자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스웨덴의 복지 모델도 이제 한계에 놓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복지 모델이란 “게으른 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 위선자의 천국을 만들 뿐”이라는 그의 주장이 점점 더 큰 공명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한림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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