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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표 칼럼] “버핏은‘7가지 잘못’ 안 저질러”
홍세표   |  2006-10-19 02:11:54  |  조회 2612 인쇄하기
374억 달러 기부 세계 2위 부자 워런 버핏

최근 미국의 자수성가한 투자가인 워런 버핏이 화제다. 버핏은 빌 게이츠 다음으로 세계 제2위의 부호며 투자가로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첫 번째 성공사례로 꼽힌 바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난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 또는 ‘투자의 달인’으로 불린다. 6월 30일 버핏과의 점심경매가 6억2000만원에 낙찰될 정도로 그는 사람들의 존경과 관심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가와 달리 그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을 투자 철학으로 삼고 있다.

먼저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 것이다. 성공한 투자가들이라고 남다른 시장 동향 예측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버핏은 시장 예측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전문가들이 시장을 예측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성공한 투자가들은 시장의 장차 동향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면서 동향에 의존하지 않는다. 시장의 예측은 투자 보고서나 투자신탁 판매를 위한 지침일 뿐이지 결코 투자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자기는 시장을 예측하지 못하지만 어딘가엔가 누군가 예측에 능한 도사(導師)가 있어 이 도사를 찾으면 된다고 믿는 잘못. 버핏은 높은 옥상에 올라가 서서 아무리 큰 소리로 불러대도 그런 도사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충고한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투자에 대해 해설하고 안내하며 다른 사람들의 자산 운영을 해주면서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이 납(鉛)을 순금으로 바꾸는 비법을 전수해 주지 않는다. 비법이 있다 하더라도 단돈 100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전수할 리 없다. 더구나 방송에까지 출연해 무료로 비법을 알려줄 이유는 더욱 없다. 버핏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고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결코 언론에 말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자.

세 번째로 내부 관계자의 정보가 큰 돈을 버는 첩경이라고 믿는 잘못. 버핏은 내부 관계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가 의지하는 정보는 돈 안 들이고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기업의 연차보고서뿐이다. 그는 “내가 어느 특정 기업체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그 기업체의 경쟁 상대 기업들의 주식을 100달러어치씩 사모으고 그 기업체의 연차보고서를 입수한다”고 말한다. 버핏이 무명 투자가로 있을 당시의 투자이익이 오히려 지금보다 많았다. 그는 “내가 만약 어떤 방법으로든지 내부 정보를 얻었다고 한다면 좋은 결과를 못 얻었을지 모르고 오히려 파산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며 내부 정보에 의지하는 것을 비판했다.

네 번째로는 분산투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분산투자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평생 6개 정도의 특정 우수 업체에서만 수익을 올려왔다. 즉 소수의 기업체들에만 거금을 투자했다. 이들 기업에서 나오는 포지션(position) 수익이 그 밖의 투자 대상처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했던 점도 주목해야 한다.
분산투자란 많은 브랜드를 조금씩 나누어 보유하는 것이므로 한두 개 브랜드가 좋은 수익을 올리더라도 전체의 가치는 별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버핏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에 집중 투자했다. 그저 불안하다고 자산을 여기저기 분산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라는 신념이 있었다. 버핏은 “분산투자는 무식에 대한 헤지(hedge)다.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의식하고 있는 투자가에게 분산투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로 큰 수익을 얻으려면 큰 리스크를 질 각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해 비판했다. 버핏은 극히 위험회피적 인물이다. 위험을 피하고 손실을 줄일 수만 있다면 무슨 방법이든지 동원한다. 그에게 있어 위험을 피하는 것은 재산을 늘리는 첩경이다. 큰 위험을 진다면 수익을 얻기보다는 손실을 입게 되기가 십상이다.

여섯 번째로 시스템에 대한 신앙, 즉 어디서 누군가가 전문적 분석을 통한 난해하고 복잡한 수익창출 모델을 개발할 것이고 이 모델만 입수하면 수익이 보장된다고 믿는 잘못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두 번째로 말했던 도사의 변종이다. 이 잘못된 인식이 만연되고 있는 예로 상품선물거래 시스템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을 들 수 있다. 버핏은 “투자가들은 모두 시스템화된 공식을 구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공식을 설사 구한다 하더라도 이 공식을 컴퓨터에 입력시켜 적용해 봤자 돈이 달아나는 것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은 장차 무엇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고 있다는 확신’에 대한 문제점이다. 결국 시장은 내가 옳았음을 증명해 준다고 믿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 말이다. 이것은 투자광(mania)에게 흔히 일어나는 잘못으로 누군가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잘못보다 더 강력한 변종이고 결과는 더욱 비참하다. 이들은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안다고 믿고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상 7가지 잘못은 모두 시장에 대한 교조적 신념에서 연유된 것으로, 투자가들의 부(富)를 엄청난 위험에 노출시키고 말 것이다. 버핏의 철학은 시장으로부터 늘 소용돌이치는 감정이라는 카오스(혼돈)로부터 자신의 투자정신을 방위하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 자기가 선택한 투자 행위에 수반하는 의문점에 대해 항상 명료한 해답을 주어왔다. 그 결과 그의 의사 결정은 명쾌하고 이 명쾌한 의사결정이 성공의 열쇠가 돼 왔던 것이다. 수백만 달러의 기업을 매수하는데 그는 머릿속으로만 계산해 불과 10분 안에 해답을 낸다고 한다.

장기간 자동차를 운전한 무사고 운전자가 무의식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일종의 무의식적 능력을 그는 투자 행위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의식적 능력이 적용되는 분야에 투자를 제한했다. 그래서 위험을 피하고 동시에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는 위험이 예측 가능하다고 느끼고 무엇을 측정하면 되는지 경험적으로 습득해 익혔기 때문에 가능했다.

버핏은 주가가 오른다는 판단으로만 투자하지 않는다. 다만 그 주식이 자기의 투자 기준에 맞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그가 사면 그 주가는 오르고 이에 따라 사업 이익이 증대해 결국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아는 것이다. 1973년에 워싱턴 포스트를 구입해 큰 성공을 거둔 것이 그 좋은 예다.

그의 철학은 첫째,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재산을 리스크가 없는 자산, 즉 단기 국채에 묶어두고 자기 기준에 맞는 투자 대상 매물이 나올 때까지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 둘째, 리스크를 억제한다. 이것은 그의 투자 철학의 핵심으로서 자기 스스로 알 수 있고 이른바 무의식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만 투자한다. 또 자기가 측정한 기업 가치를 크게 밑도는 가격으로 살 수 있을 때에만 투자한다.

셋째, 보험회사같이 행동하는 것으로 평균치를 상정하고 보험료와 보험 리스크처럼 위험 관리를 한다. 기대 리스크의 평균치를 찾아내고 거래 이익의 평균치를 도출하는 것으로서 일정 기간의 수익 규모를 산정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동전을 던지면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확률은 50대 50으로 기대평균이익은 제로로 소용이 없지만 승률 즉, odds가 관리비용, 기회비용을 차감하고도 남는 유리한 거래가 된다고 믿을 때 거액의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투자의 달인 소로스는 시장을 모순덩어리로 파악하고 있지만 버핏은 시장의 모순을 인정하되 잘못을 추구하지 않고 다만 이 모순을 이용할 뿐이다. 그는 “시장이 항상 효율적으로 기능한다면 나는 깡통을 차고 길을 헤매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버핏에게 가장 영향을 준 두 투자가가 있다. B 그레이엄과 P 피셔다. 가치주 투자의 아버지라고까지 칭송받는 그레이엄은 수량적 기법을 도입했다. 워낙 숫자를 좋아하는 버핏은 그의 철학에 심취했다. 버핏과 그레이엄은 시장이 가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째서 변동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하지 않았으며 그들이 중시한 것은 가치의 결정이고 합리적인 투자며 이를 계량적으로 다루었다. 피셔는 그레이엄의 평가 수법이 정량적인데 반해 정성적(定性的)이다.

그는 “주가의 높낮이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주가의 현재 또는 단기적 결산 이익률이 아니라 앞으로 수년 내에 발생할 이익의 비율로서 이것이 손실을 막고 큰 이익으로 연결되는 열쇠”라고 주장한다. 그는 확신을 갖고 기업의 장래 수익 내용을 측정하려면 기업의 사업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을 하면서 오늘의 버핏이 그렇듯이 항상 자기의 텃밭에서 승부해야 하고 그러려면 자기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업종 이외의 분야에는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어쨌든 버핏은 오늘의 자기 자신을 85% 그레이엄, 15% 피셔라고 표현하고 있다.

버핏은 1929년 대공황 이듬해에 세상에 태어나 부친이 사업 부진으로 도산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젊었을 때 큰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가졌고 실제로 35세 때 그의 재산은 6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그는 돈이 필요하고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돈을 벌고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58년에 3만 달러에 구입한 주택에서 아직 살고 있다. 그 후 방이 몇 개 증축되고 정원에 테니스장이 하나 생긴 것이 변화다. 승용차도 골동품에 속하는 구식 차라고 한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 버크셔·해더웨이로부터 받는 급여는 연간 겨우 10만 달러로 포춘지가 보도한 500대 기업의 총수 급여 중 가장 낮다.

비싼 고급 음식점에는 거의 가지 않고 맥도널드 같은 곳에서 간단한 음식을 즐긴다. 가장 값싼 편의점 또는 할인점에서 필수품을 구입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돈은 벌어두는 것이고 잃거나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원금을 지키는 것은 그의 인격과 투자 스타일 양쪽의 기초인 것이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자선단체(재단)에 흔쾌히 무조건 기부한 것은 그의 또 다른 인간적 면모일 것이다. 결코 악명 높은 투기꾼으로 매도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가장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인용해 본다.

“사람을 평가할 때 나는 세 가지를 본다. 정직하냐, 지적(知的)이냐, 에너지가 충만해 있느냐다.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못 갖추었다면 나머지 두 가지가 그 사람의 목을 졸라 죽게 할 것이 분명하다.”

버핏이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투자 기준

■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인가?
■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가?
■ 잘 작동하는 시스템이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인가?
■ 경영진은 자본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있는가?
■ 지금의 경영진을 그대로 두고도 그 기업을 매입할 가치가 있는가?
■ ROE가 이례적으로 높은가?
■ 가격은 적절한가?

홍세표객원기자
-2006. 07. 이코노미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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