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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정치권
김병주   |  2005-10-14 12:39:47  |  조회 1869 인쇄하기
요즘 정치권은 정치'개혁'이란 이름으로 '개악'으로 치닫고 있다. 잘 돌아가지 않는 경제, 날로 각박해지는 민심을 외면한 채 말이다. 동서고금 어느 때나 정치인들이 도덕군자가 아니란 것쯤은 백성도 알고 있다. 그러한 백성이지만 권모술수가 지나치면 정권을 뒤엎는다.
국민이 차떼기 같은 낡은 악을 척결하라고 밀어준 정부의 요즘 행보가 수상쩍다. 출범초기부터 풍기던 현정부 집권세력의 약간의 부패냄새는 차떼기의 지독한 냄새에 얼버무려져 국민은 참아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집권세력들이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도덕성 가치를 치켜세우는 게 의아하기도 했다. 철부지 이상주의자들의 치기어린 언행이 차츰 순화돼 실용적 노선으로 선회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눈감아주려고 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국민의 기대는 저버림 받는 느낌이다.

정치부패 문제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 3월 지구당 폐지, 기업기부 전면금지, 합동연설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3법 개정은 돈 안드는 선거풍토를 만드는 획기적 쾌거였다. 설사 다른 모든게 실패해도 이것 하나만을 지키면 노무현정권은 후세에 평가받을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조를 뒤엎고 여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안돼 지구당 설치, 기업기부 일부 허용 등으로 가닥을 잡아 다시 과거로 한발짝 돌아설 공작이 진행중이다. 한발짝이 곧 열발짝 될 것이다. 차떼기와는 오십보 백보꼴이 될 것이다. 그럴 요량으로 이미 정치개혁협의회를 발족시켰고, 중앙선관위로 법개정 의견을 제출해 맞장구를 치고 있다.

작년의 법개정이 1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발상이었나? 인기몰이를 위한 일회용 술책이었나? 그런데 자기편만 참신하고 청렴한 자들의 모임이고 남들은 고루하고 썩었다고 타박하는 기세는 왜 그대론가? 대다수 국민의 후각엔 낡은 부패의 악취도 역겹지만 새로 썩어드는 부패의 악취가 더 지독한 법이다. 이것이 집권세력들이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일수 있고, 콧대 높은 관념적 도덕주의를 꺾고 실사구시로 돌아서는 반가운 조짐일 수 있다.

여당내부의 갈등도 그렇게 볼 수 있다. 사실이 그러한가? 집권이래 현정권이 기업인 기죽이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은 올해부터 "경제 올인"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하다. 출자총액제한제의 유지, 집단소송제의 성급한 도입 등으로 미루어 기업계의 간절한 소망이 무산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노사문제에 있어서 항상 노조를 감싸고 기업을 윽박질러 왔다. 기업계에 대한 정부의 그 같은 자세에는 해묵은 사연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기업의 투명성 제고, 폭넓은 주주층 이익보호 등을 요구하는 정부라면 아리송해질 수밖에 없는 정치자금 요구는 가당치 않다. 그것이 경영 투명성과 주주이익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미국도 느슨한 '소프트 머니' 때문에 선거가 돈에 휘둘려 멍든다는 평가다. 한국의 경우 일단 작은 바늘 구멍만 뚫리면 황소 들락거리는 대문으로 넓혀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내지 정부가 기업계를 조이는 각종 규제를 틀어쥐고 후원금을 달라고 손내미는 행위는 이치에 맞지않는다. 현 집권세력은 시민단체들 중심의 참여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그들의 등에 업혀 일반 국민 위에 군림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갹출하는 회비로 정치자금이 마련돼야 마땅하다. 그들 이외에 일반 국민(기업의 주주 경영자 종업원 포함)에게 손실을 주는 기업의 정치기부금은 이치에 맞지 않다.
기업은 환경운동 등 각종 NGO들에게 뜯기고 있다.
최근 정통부는 창립 10주년 행사에 민간기업 협찬을 요청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노상강도 떼를 만난 꼴이다. 그들은 총보다 더 무서운 이권과 규제를 틀어쥐고 있다.
최근 기아자동차 사건에서 보듯이 노조가 취업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간 그들을 호의적으로 감싸온 정부 탓이 크다. 물론 국민은 정치인들에게 후안무치가 덕목인 것을 안다.
잘 나가는 나라는 그래도 염치를 아는 정치지도자들이 이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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