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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의 종언
진덕규   |  2007-02-23 10:26:32  |  조회 2863 인쇄하기
알렉시스 드 또끄빌(Alexis de Tocqueville)이 미국을 찾은 것은 1831년이었다. 그는 미국을 보고 대단히 놀랐다. 청교도의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공동체적인 삶을 보여주는 미국인들에게서 참 민주주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감격에서 집필한 것이 [미국 민주주의론]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미국인들의 삶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마음의 습속, the Habit of Heart”에 대해 설명했다. 기독교를 바탕으로 우애와 협동의 공동체를 이룩했고, 그 속에서 평등과 번영을 누리고 있는 미국인의 일상에 경탄했다.

그가 얻은 결론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사회에서만 이룩될 수 있으며, 특히 구성원들 사이의 깊은 신뢰가 생활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사상이 유럽에서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실 정치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운 곳은 미국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미국에서는 어떤 사람도 자신의 노력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다. 비록 유럽에서 가난하게 살던 농민이라 해도 미국으로 이주해서 근면하게 일하고 성실하게 생활한다면 반드시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미국인들의 전통적인 가치관이었다.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1706년 1월 17일에 보스턴에서 양초 제조업자의 15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고 형의 인쇄소에서 일하던 그는 17살 때 필라델피아에서 무일푼으로 인쇄업을 시작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국회의원으로, 주 정부의 체신장관으로 일했다. 또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던 과학 실험에도 종사했으며, 유명한 '연 실험'도 했다. 그는 번개가 전기를 방전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며, 피뢰침을 발명하기도 했다.

정치가로서 독립선언서 작성에도 참여했으며, 영국과의 협상 대표로 참석하여 13개의 식민지를 하나의 주권 국가로 승인받는 조약을 체결했을 뿐 아니라 제퍼슨과 함께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기도 했다. 가난했던 그는 42살이 될 때까지 근면하게 일하여 저축해 둔 재산을 가지고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과학적 탐구도 할 수 있었고, 정계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한 가지 통계는

그러나 지금 이런 일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에 발표된 한 통계는 미국인들의 재산 분포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즉, 같은 수입을 가진 사람들을 24시간 행진시킨다고 가정해서 그들의 수입 분포를 설명한 것이다. 첫 행렬은 불과 5피트의 작은 키를 가진 무리들이 4시간 15분 동안 행진하는데 이들의 수입은 년 $20,000 정도이며, 그 다음 9시간 동안은 앞 사람들보다 키가 배나 큰 사람들이 7시간 45분간 행진하며 그들의 수입은 $80,000 정도가 될 것이다. 세 번째 행렬은 2시간 15분 동안 계속되며 그들의 수입은 $160,000에 이르고, 남은 시간 중 45분은 년 소득이 $320,000인 사람들이, 최후의 15분은 평균 소득이 $400,000 이상인 사람들이, 그리고 최후의 1분에는 $800,000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행진할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초로 행진한 사람과 최후로 행진한 사람의 키를 비교하면 전자는 5피트 정도에 불과하지만 후자는 히말리야 산처럼 높은 봉우리가 될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소득의 불평등이 자식 세대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1998년도 월 스트리트 저널 리포트(the Wall Street Journal Report)에 따르면, 하층 집안 자식이 상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비율은 불과 10% 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25년 전에는 23%나 되었다고 한다. 가난의 대물림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아이를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유럽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이 가장 낮다는 사실이다.

또한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앞으로 3년 이내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프랑스나 영국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가난한 집안 아이들 중 백인 출신이 최하층으로 존속될 가능성이 17%라면 흑인의 경우에는 42%나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사람들로 하여금 점점 더 아메리칸 드림의 종언이라는 자탄 속으로 떨어지게 한다. 자유와 평등의 나라였던 미국이 이제는 자유를 지닌 불평등의 나라로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유보다 평등이 더 소중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미국이 바로 그 분기점에 지금 서 있는 것이다.(끝)
-srips.or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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