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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역사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게 쓰기 위해 역사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조선왕조 시대를 적은 <조선왕조실록>에 매달렸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다행이라는 생각, 그래서 행복한 자부심으로 살아있기도 합니다.
역사책을 읽노라면 현실의 일들이 굉장히 정확하게 보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얘기를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왕조 시대는 갓 도포 차림으로 부정부패를 자행했고, 지금은 양복을 입고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 다를 뿐, 부정부패의 본질이나 양상은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500년 전에 씌어진 기록(역사)들을 읽으면서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흘러가는가 하는 것을 자꾸 비교하게 됩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다는 생각…, 너무도 똑같아서 소름 끼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정부, 혹은 정치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행태가 저에게는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확립된 식견이나, 엄정한 표준이 없이 말만 앞세우기 때문에 혼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식견이라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해와 분석, 효율과 깊은 관계를 갖는 그야말로 전문지식을 말합니다. 표준은 또 무엇이겠습니까. 판단과 결단을 유도하는 윤리성입니다.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정치건 교육이건 제대로 될 까닭이 없습니다. 식견과 표준에 혼란이 있다면 당연히 실천력은 죽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의 미래학자이면서 경제학자이기도 한 존 스튜어드 밀 J.S Mill 이 쓴 책 <자유론>을 잠시 더듬어 보기로 합니다. 국가의 가치란 무엇인가. 즉 대한민국의 가치는 대한민국을 조직하고 있는 국민의 가치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치는 긴 눈으로 보면 결국 국민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에 의해서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변변치 못한 국민을 가지고는 위대한 사업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라는 대목은 참으로 음미할 만합니다. 국민들의 가치가 곧 국가의 가치가 되는 까닭으로 변변치 않은 국민들은 결단코 ‘큰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면 지금의 우리의 처지는 어디쯤에 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2007년 4월입니다. 국민 소득이 어떤 사람들은 1만 8천 달러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만 6천 달러 쯤 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GNP가 1만 6천 달러라면 선진국은 못 됩니다마는 먹고 살기는 괜찮은 나라에 들어갑니다. 그런 대한민국의 가치는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국민들의 가치죠. 그 국민들이라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중심체, 다시 말하자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식견과 표준이 대한민국의 가치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변변치 못하면 대한민국은 큰일을 해 낼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자, 대한민국의 가치는 어느 정도냐고 자문해 봅니다. 지난 번 KDI에서 발표한 리포트를 보면 가슴 섬뜩한 구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준법정신의 결여로 년 평균성장률 1%를 깎아먹고 있다.” 이 칼날같은 지적은 국가기관의 공식문서에서 거론한 것이기에 묵살할 수도 없거니와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준법정신이 결여된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사람들이 변변치 못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정말로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모여서는 큰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큰일이란 무엇이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선진화입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정신적 근대화를 조건으로 성립합니다. 온 국민들이 ‘정신적 근대화’를 이루지 아니하고서는 우리는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가기가 어려운데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한심하고 참담하기만 합니다.
올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모자랐습니다. 신입생이 아주 없거나, 있어도 2~3명도의 학교가 100개교를 넘었다고 합니다. 10년 후의 한국에 20대가 엄청나게 줄어든다면 국가의 힘은 어디서 나옵니까. 이같은 사정인데도 우리나라의 출산률은 OECD국가 중에서 꼴지입니다. 이런 나라에 외국에서 투자하겠습니까. 그러니 외국인 투자율도 이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사정이 이지경인데도 미국에 원정을 가서 분만하고, 이중국적을 얻으려는 젊은 여성들의 수가 연간 4천 여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모두가 고학력의 여성들이고 살림이 넉넉한 사람들의 천박한 행태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자신을 책망하는 선생님에게 폭행을 가 하는가 하면, 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매질하는 일은 다반사라고 합니다.고등학교 학생들은 20여 명씩이나 떼를 지어 다니면서 여중생들에게 성폭행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건도 심심치 않고, 현직 경찰관은 체포한 여성 범죄자와 술집을 전전하면서 성추행을 했다고 합니다. 탈세를 위해서 소득신고를 가장 부실하게 하는 부류가 공부를 많이 한 사회지도층인 변호사와 의사라고 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현직의 판검사들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나 조직폭력배와 골프를 쳤다는 보도도 이젠 낯설지 않습니다. 나라나 사회의 기강이 이런 정도라면 국가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또 선거철이 다가 왔습니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저마다 환상적이고 애매한 말만 입에 담고, 표하고 관련있는 사단은 아무리 나쁜 일도 의식적으로 외면합니다.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천방지축 날뛰면서 나라의 기본을 뒤흔드는 추태에 대해서 입을 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지금은 환상을 입에 담을 때가 아닙니다. 날로 일그러져가는 나라의 근본을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초.중둥 학교의 교육 컬리큐럼의 형멱적인 개편이 시급합니다. 지금이 바로 지식인들의 식견과 표준을 정비하여 바로 세울 땝니다.
- 초당 신봉승 선생의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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