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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우리 인생사-남상용
관리자   |  2007-06-22 04:06:00  |  조회 2853 인쇄하기
골프를 한번 시작하면 쉽게 그만 두지 못하고 오랫동안 계속하게 되는 것은 운동도 운동이지만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를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때 골프의 매력에 빠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덥거나, 날씨를 가리지 않고 기회가 있으면 골프장으로 달려 나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골프인구는 매년 증가하여 현재 3백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전국의 골프장은 2백여 개에 못미치고 있다. 따라서 골프는 부킹이 잘 안될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어가 보통사람의 수입으로는 하기가 어려운 고급운동에 속한다. 그러나 나는 매주 경찰대학 체력단련장에서 그린피 크게 걱정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골프는 15세게 중엽 스코틀랜드의 양치기 소년들이 누가 먼저 적은 타수로 들토끼 구멍에 돌을 처넣는가를 겨루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골프의 기본이론은 배워서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실천이 안되는 것이 문제다. 골프의 기술에는 끝이 없는 법이어서 그 누구도 아직껏 “이쯤이면 충분하다”는 기술의 영역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어깨 힘을 빼는 데만 3년이 걸린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골프가 더욱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생전에 골프를 즐겨 하였던 박정희 전대통령은 함께 라운딩 하던 김학렬(金鶴烈) 전경제부총리가 공을 칠 때마다 중얼중얼 소리를 내기에 가까이 가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김부총리는 공이 잘 안맞아 골프의 기본요령인 ‘헤드업 하지 말고’, ‘힘 빼고’, ‘천천히’를 다짐하면서 공을 친다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삼성재벌 총수였던 고 이병철씨도 생전에 마음대로 안되는 것 세가지중 하나가 골프라고 실토한 바 있다고 한다. 아마 골프 황제 보비 존슨은 일생을 통해 이긴 경기보다 패한 경기가 훨씬 많다. 이긴 경기보다 패한 경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술회한 바 있다.
골프경기는 어느 경기보다 엄격한 규칙과 에티켓이 중요시 되는 신사적 경기다. 첫째는 노 터치, 노 오케이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페어웨이나 그린에서 자기 마음대로 볼을 옮기거나 바꿔서도 안되며, 특히 러프나 벙커에서는 볼의 터치가 절대 금지되어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퍼팅 시 원활한 경기진행을 위해 퍼터의 한 그립내에서는 예외를 인정, 오케이를 주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그린에서 볼 마크를 할 경우에도 볼을 건드리지 말고 반드시 볼 뒤에 표시를 해야 한다.

둘째는 남에게 불쾌한 기분을 주지 말아야 한다. 미스 샷 때 큰 소리를 내고 변명도 잘하고 캐디에게 화를 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볼을 치기 전에 연습 스윙을 여러 번 하는 것은 컨디션을 망치고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어드레스 때 큰 소리로 떠드는 행위도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로 경계해야 한다.

셋째는 스코어를 속이지 말아야 한다. 이 때 알고 속이는 경우가 있고 모르고 속이는 경우가 있는데, 모르고 속이는 경우에도 비기너가 아닌 한 속이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골프는 심판이 따로 없고 자기자신이 심판이기 때문에 남보다 자기에게 더욱 엄격해야 한다.

넷째는 원활한 경기진행과 안전을 위한 경기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 페어웨이에서는 빨리 걷고 공을 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티업을 한 후 공을 치는 순서는 핀에서 멀리 있는 사람부터 시작하고 동반자가 그 앞에 먼저 걸어 나가지 않아야 한다.

골프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면 골프가 인생항로와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골프 코스 18 홀은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아 적당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는 마치 우리가 20대에서 취직하여 60대에서 정년퇴직을 하는 일생의 취업기간과도 비교되는 것이 아닌가? 18홀 코스 중에는 롱 홀과 미들 홀, 숏 홀이 조화를 잘 이루어 설계되어 있고 홀마다 각기 다른 특성으로 꾸며져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지형도 다양하여 언덕이 있고 골짜기가 있으며 연못이 있는가 하면 숲이 가로막고 벙커와 나무 등 여기저기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다. 주변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성급하게 욕심부터 내면 실패하기 쉽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나이·체력·성별이 절대요건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지면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팔과 다리, 그리고 어깨, 척추 등에 통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어느 한곳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골프운동도 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정년퇴직을 하고 노후를 맞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골프를 할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하늘이 내려준 축복으로 생각해야 한다. 가까운 친구 중에서도 건강이 안 좋아 즐겨 하던 골프를 마감한 회원이 많으니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골프는 너 죽고 나 살자는 극단적인 경쟁이 아닌 너도 살고 나도 살자는 상생의 정신을 가지고 있어 다른 운동과 달리 동반자간에 상호협조, 봉사 분위기가 조성되는 특징이 있다.
골프란 언제나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주고 있다. 하나는 자제하는 일이요, 또 하나는 불운을 감수하고 인내하는 일이다. 남보다 볼을 멀리 보내려고 욕심을 부리면 힘이 들어가고 실수하기 십상이다. 미스 샷을 한 후에 오랫동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좀체 다음 동작으로 옮겨가려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골프 경기 중 실수는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미스 샷 한두 개가 전체를 망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찬스란 모두에게 오는 것이고, 자기에게도 찾아온다. 그러므로 화를 내지 말고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실수를 했을지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유유히 그리고 묵묵히 걸으며 플레이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골프(Golf)는 푸른 잔디(Green grass)위에서 햇빛(Light)을 쏘이고 산소(Oxygen)를 마시며 발로 걷는(Foot walk) 신선 놀음 같은 운동으로 보이나 코스 곳곳에 함정이 숨겨 있고 기술을 익히기가 어려워 마음대로 잘 안되는 예민한 경기인 것이다. 골프를 하면서 인생사를 생각하게 되고 인생사를 보면서 골프경기를 생각하게 된다.
<전 경찰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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