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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의 국제 경쟁력과 선진화
박수길   |  2007-06-27 08:52:52  |  조회 3179 인쇄하기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참여정부의 각 부처가 업적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기록물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필자가 오래 몸 담아온 외교 분야에서는 지난 4-5년간 과연 어떠한 성과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면 공과(功過)의 엇갈린 평가가 가능하다.


반 기문 외교부 장관의 UN 사무총장 당선, 한.미 FTA 협상의 타결, 많은 난관은 예견 되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 및 이행 방안 합의 등은 노무현 정부의 가시적 성과들이다.


이러한 성과 외에도 우리의 외교 능력이 객관적으로 평가 될 수 있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장차 국제 사회에서 선진국으로 대접 받기 위해서는 비단 GDP 의 증가만으로는 부족하고 안보, 비확산, 환경, 개발, 인권 등 국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제사회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하겠다.
특히 인권, 군축, 환경, 무역 등 분야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 사이에 일류로 평가 받고 있는 한국 외교관들의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들의 꾸준한 활동은 우리 외교의 국제경쟁력을 현저히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 정부의 외교가 전반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가장 큰 원인은 외교, 국방, 남북한 관계를 어우르는 종합적인 상황 분석과 일관된 전략이 미흡 한 채 균형을 잃은 대북 정책과 명분에 치우친 자주 외교, 국방정책에 귀결되는 것 같다.


좋은 예가 미국과의 관계이다. 우리의 외교안보, 경제적 국익을 고려할 때 원만한 한.미관계의 유지.강화가 우리 외교의 확고한 기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지난 4-5년을 회고하여 보면 미국의 새로운 국방 전략인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지지, 주한미군 재배치 등 미국의 오랜 숙원을 해결해 주었고 이락 및 아프가니스탄에도 파병했다.
이렇게 동맹국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확실한 전략과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부 스스로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국내적으로는 소모적인 논쟁을 일으키고, 미국에게는 제대로 평가도 받지 못했다. 이래서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들은 한.미관계의 장래에 대해 매우 깊은 우려를 표시해 온 것이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외교 분야에서 첫째로 지적되어야 할 점은 외교, 국방, 남.북한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을 수립, 실천하는 외교가 필요하다. 한반도는 미.일.중.러 4강의 전략적 이해가 직접 충돌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한국의 사활적 국익을 좌우하는 외교 정책 입안에 오랜 경험과 식견이 풍부한 외교분야 전문가들의 참여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외교부 장관의 부총리 격상도 그러한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북한 핵문제, 4강 과의 관계등에서 볼 수 있듯이 남.북한 관계의 관리는 민족 내부의 문제이자 우리 외교의 가장 핵심적 과제인데, 균형잡힌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남.북관계와 외교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검토라고 생각된다.


둘째는 외교 지원체제의 문제이다. 구 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강화, 유엔가입 후 한국의 본격적인 다자외교 참가, 연간 1,000 만에 달하는 해외 여행객 및 700여만명의 재외국민 증가, 탈북자 문제 등으로 외교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외교부의 인력이나 재원은 1980년대 수준에서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력 문제는 단순한 양적인 확대로는 미흡하고, 외교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 할 때, 고시 위주의 현행제도를 탈피하는 충원과 훈련제도의 획기적인 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자원외교, 개발 원조(ODA) 등도 시급히 보완이 필요한 분야로 보이는데, 인력과 재원의 추가적 확보와 기구 개편없이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정부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외교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현재 각 부처에서 애써 준비하고 있는 참여 정부 기록들이 일과성의 홍보물이 아니라 문제점의 인식과 획기적 개선을 통하여 현 정부의 긍정적인 유산으로 남도록 진지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코저 한다.


                                                  고려대학교 석좌교수
                                                          전 유엔대사
                                                             박 수 길


세계일보 2007.6.11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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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
박수길 회원님.
감사합니다. 노정권의 외교분야에 대한 매우 객관적인 평가를 근본에서부터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자상한데까지 두루 살펴부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0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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