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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부를 저성장이 두렵다.
홍세표   |  2007-07-25 16:24:27  |  조회 2960 인쇄하기

  요즈음 정부가 기획하는 각종 법제에 의한 기업규제를 보노라면 들개와 멧돼지의 우화가 떠 올려진다. 들개가 밭을 헤집고 다녀 들개를 없앴더니 들개가 무서워 얼씬도 못했던 멧돼지와 산곰들이 나타나 밭을 거덜나게 했다는 얘기 말이다. 혼란을 막기 위한 규제가 더욱 큰 혼란을 초래한다는 교훈이다.
  최근 입법 예고된 상법 개정안은 당초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다는 취지였으나 본 취지와는 정반대로 새로운 규제 때문에 기업은 더욱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 같다. 일부 기업의 불미스러운 행태를 전 기업으로 확대 해석해서 이들을 규제하려고 하는 것은 더욱 큰 화를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선 이중대표소송은 간접적으로 지배회사가 입은 손해를 지배회사의 소액주주들이 자회사의 경영진을 상대로 지배회사를 대신해서 손해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였는데 소 제기자들이 단기적 이익을 노리는 법정 대리인이나 지배구조를 엉뚱한 방향으로 전환시키려는 의식화 된 NGO들을 포함하게 됨으로써 비상장 자회사의 경영을 위축시켜 업무효율과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고 또한 자회사의 이사(임원)들도 소속회사가 아닌 모회사의 눈치만 보면서 자회사의 경영을 등한시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회사법의 근간인 법인격을 부인함으로써 회사법상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사실 이러한 규제를 입법화한 나라는 없고 오로지 미국에서만 판례를 통하여 선별적, 차별적으로 규제할 뿐이다.
  또한 이사회는 감독만 하고 이사회에서 선임한 집행 임원만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것도 기업의 경영 자율성 침해 또는 경영 효율성 저해라는 폐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른바 이사의 자기거래범위 확대는 현재의 자기거래에 대한 구제의 법 적용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자기거래의 범위를 위축시키게 될 것이다.
  회사기회유용금지 규정도 이 역시 미국의 판례에 의한 규제 이외에는 어느 나라에서도 입법화한 예가 없음을 주시해야 한다. 또 이 규정은 사전에 전혀 논의되거나 조율된 일이 없이 갑자기 도입된 것으로 그 배경이 의문시 된다.
  「회사기회」라는 말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어 집행이사의 부책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크며 투자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능한 집행 간부 초치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또 최근에 여러 분야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국내자본과 외국자본간의 형평성 확보를 위한 입법안은 전혀 담겨져 있지 않다. 오히려 국내기업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각종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으니 문제다.
  대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곱지만은 아닌 이때에(이런 정서도 정부가 키운 면이 있다.) 몇몇 기업의 실패 사례를 만들어서 이런 규제를 입법화하고자 하고 있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우려가 크다.
  기업이 경영활동을 자유롭고 공정한 「룰」에 의해서 영위하도록 하되 국내 기업들간의 형평성은 물론,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 국내자본과 외국자본간,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대기업과 소기업간의 형평성을 두루 고려해야 하거늘 그러한 내용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우리 상법에는 자본 확충, 주주평등, 경영 투명성 등 원칙을 위한 사전 규제적 내용만 있을 뿐,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통한 글로벌화라는 개념은 눈을 비비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다.
  지난 2년간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연속 지배구조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KT&G가 외국자본의 M&A 대상호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스스로 경영권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기업을 만들어 놓은 정부는 이에 대하여 뭐라고 변명하겠는가? 정부는 이 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없애고 철저한 주식분산구조로 유도했으며, 내국인 지배주주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이런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지배주주의 출현을 억제하고 현존하는 지배주주조차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도록 출자총액제 한도나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등으로 막아 놓아 결국 내국민투자를 역차별 함으로써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재벌을 감정적으로 규제한다거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해야 한다는 편협한 원칙론에 치우친 반시장적 논리의 발상이 아니겠는가?
  또한 대기업의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줄여 재무건전성을 기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외국 투기자본이라는 기업사냥꾼의 먹이감으로 전략하고 말았으니 문제다. 잘못된 이론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지배구조, 경영권 보호에 대한 제도적 차별, 강요된 재무상태 등에서 야기되는 문제의 책임 소재에 대하여 정부는 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요즘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이쓔가 출자총액한도를 폐지하되 순환 출자를 금지한다는 공정위의 움직임으로 기업 등 경제계에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기업, 특히 재벌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입각한 이 대체규제는 규제철폐를 읍소하는 기업인들의 활동을 더욱 위축시켜 투자 부진으로 경제의 저성장으로 이어갈 것임은 자명하다.
  출자란 기업의 지배구조, 조직구조 및 경영전략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고유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왜 정부가 사사건건 간섭하고 규제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순환출자 금지는 어떠한 구실로 변명하더라도 특정주식의 매각을 강요하는 “직접적”규제로서 주식총량에 대한 “간접적”규제인 출자 총액 규제보다 더욱 강제성을 지닌 규제임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순환출자 금지를 주장하는 공정위는 그들의 논리로서 순환출자는 공정거래법과 상법에서 금지되어 있는 상호출자의 변형된 수단, 즉 우회수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소유구조는 지속적으로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장기간의 투자자 의사 결정에 의하여 이룩되어 온 것으로서 자본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대에 이 방법으로 새로운 산업을 건설할 수 있게 한 기업성장 동력이었고 우리 경제성장의 핵심적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 순환출자는 마구잡이로 지배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계열사의 경영권 방어차원에서 또한 구조조정차원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 진 것이다. 사실 순환출자로 인한 경쟁제한의 폐해는 부당 내부거래 조사와 같은 행정규제로서도 얼마든지 방지 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책임이나 평판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면 결코 터무니없는 잘 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순환출자가 금지되면 기업은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거액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계열사 지분을 다시 사들여야 함으로 막대한 거래비용이 소요됨으로써 기업성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 제도가 시행 된다면 외국자본의 M&A 시도 내지 경영개입이 일어날 우려가 발생하여 순환출자로 연결된 큰 기업집단의 주력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위협을 느낄 것이다.
  독점 금지법상의 경영을 제한하는 경우에만 출자를 제한하는 미국을 빼고는 어느 나라에서도 정부가 이와 같이 직접법으로 규제하지 않는다는 현실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왜 이렇게 부단히 그리고 사사건건, 사기업의 발목을 잡고 기업의 성장은 물론 세계시장으로의 도약의욕을 꺾어 놓고 심지어 국내활동까지 위축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윈치 않는 것인가?
  기업은 야생적으로 방목되어 자율적으로 커야만 항체가 강해지고 약육강식의 살벌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애지중지 키워서도 안 되지만 이를 온갖 규제로 얽어매여 놓으면 자생력을 잃게 된다.
  요즈음 우리 정부는 우뇌(右腦)와 좌뇌(左腦)가 분리되어 조절이 안 되는 환자, 즉 좌뇌는 옷을 벗으려하는데 우뇌가 거꾸로 이를 입으려고 하는 환자 같다. 그리고 정부가 스스로 환자임을 자인하기는커녕 전혀 의식하지 못해서 문제이다. 혹자는 우리 정부 또는 그 세력권이 특정이념에 경도되어 있어 모든 정책에는 그 의도가 두껍게 깔려있기 때문에 기업의 규제가 그와 같은 의지에 의해 일사분란하고 면밀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까지 주장하는데 오죽하면 이런 말들이 나오겠는지 깊이 성찰해 볼 일이다. 기업의 목 메인 하소연을 못 듣는가?
  득보다 실이 많은 규제를 말끔히 풀어서 떨어냄으로서 기업이 맘껏 활동하고 투자와 고용이 활발히 창출되는 우리 경제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은 필자만일까? 북핵의 위협 하에 불안해하는 국민을 경제면에서나마 짙게 깔린 구름을 걷어내어 안심시켜주는 정부가 보고 싶다.

- 혜원학원 이사장
- <<이코노미스트>> 2006.11.28.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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