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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와 균형감각
홍세표   |  2007-07-25 16:32:37  |  조회 3128 인쇄하기

  옛날 「러시아」의 「루리아」라는 심리학자는 자기가 맡은 한 정신병 환자를 샅샅이 관찰하고 그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였다. 그 환자는 10년 전에 외운 100단위 숫자를 줄줄 기억해내고 거꾸로 거침없이 외워 댈 수 있었다고 하니 비범한 기억력을 보유한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인정되겠지만 사실은 불행하게도 이른바 사회생활 부적격자였다고 한다.
  이와같이 어느 특정분야에서 남달리 우수한 재능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다른 부문에서는 뭔가가 잘못되어 있거나 감각이 결여되어 있는 수가 있다는 것은 흔히 우리들 주변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발견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뛰어난 재주가 전혀없는 필자같은 사람도 별 열등감없이 살아나갈 수 있어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박쥐나 돌고래는 눈이 퇴화되어 잘 보이지 않지만 청력이 비상하게 발달되어 있다. 박쥐의 경우에는 귀의 청력 기능만으로도 피아노의 건반선 사이를 아무 지장없이 날아다닐 수 있다고 한다. 또 개의 후각도 눈보다는 훨씬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의 뇌는 인간처럼 예민하게 기능하지 못한다. 인간의 경우에도 어느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재주를 발휘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전반적인 평가에서 그 사람이 반드시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기준으로 머리가 좋으나 나쁘냐, 우수하냐 열등하냐를 판단하여야 할까?
  대체로 사람의 뇌(腦)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하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뇌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신경세포와 「그리아」, 그리고 혈관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우열을 차별화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두뇌가 명석하고 현명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균형감각이 잘 발달되어 사리가 밝고 인간 간의 대차관계가 깨끗한 사람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반대로 어디든지 한 가지가 남달리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이른바 천재성 인간은 사회적 융화에 문제가 있고 심히 배타적이고 비협조적이라고 지탄받는 사람이 많다.
  사람의 우열을 가리는 잣대, 즉 기준은 사회적 통념이다. 추상적으로 표현되는 두뇌의 우열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두뇌의 운동능력, 즉 정보처리 능력의 문제이며 이 능력이 과연 균형적이냐 아니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균형감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범상한 수준에서의 범상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한 대인관계나 사회적 활동상의 충돌이 별로없어 웬만한 잘못은 눈감아 주게 되고 서로 이해하여 별 지장없이 지낼 수 있다.
  문제는 일견 범상해보이지만 어딘지 균형감각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이 어느 계기에 사회적으로 출세하여 남을 지배하는 지도자급 지위로 올라가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사람의 단점만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됨으로써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킬뿐더러 그가 속한 사회의 분위기를 어지럽힐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런 사람이 일국을 지배하는 최고위층 레벨까지 올라간다면 더 큰일이다.
  흔히들 그저 우수하다. 남보다 뛰어난 면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조차 책임있고 권한을 누릴 수 있는 자리에 오르면 주변에 견제 세력이 없어지고 그러다보면 자제력을 잃게 됨으로써 비균형감각 등 단점들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비근한 예로 나치 독일의 「힛트러」나 사회주의 혁명의 지도자들이 그러한 확신범적인 불균형감각을 소유하였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최근에는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북반부를 지배하는 지도자가 이러한 유형의 인물로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인민을 괴롭히고 있지 않은가?
  상기한 사람들은 극단의 경우이지만 어느 나라든지 지도자급 인사의 균형감각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 국민은 피곤하고 불행해질 것이다. 나라꼴도 우습게 되고 정상적으로 성장해야 할 국력도 신장되기는커녕 쪼그라들 수 있다. 그래서 유능하더라도  틀을 벗어난 지도자보다 차라리 무능한 지도자가 선호된다는 역사의 교훈도 있는 것이다.   
  오늘의 세계는 급속히 글러벌화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균형감각이 더욱 요구된다. 균형감각은 상식이며 지혜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시대를 편견없이 제대로 읽고 적어도 변화에 맞추어 국리민복을 위하여 적절한 정책을 입안하고 펴냄은 물론 불필요한 제약이나 간섭을 과감하게 풀고 허물어 기업이나 국민 개개인이 자유롭고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만 보는 편협한 경량급 메네저 형이 아닌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제대로 교육된 리더급이 필요하다.
  편견과 이념에 경도되어 대사를 그르치는 일이 없이 국민을 같은 눈높이로 애정으로 아우르는 균형감 있는 지도자가 나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살아가는데는 어떤 형태로든지 인간관계의 교류가 있고 대차관계가 있게 마련인바 선거를 통하여 국민에게 빚을 진 지도자는 이를 은혜로 갚는다는데 큰 뜻이 있으리라 본다. 또한 입은 은혜를 무상으로 갚는다는 마음가짐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국민에게는 잊혀지는 귀중하고 아까운 시간, 결코 잊혀질 수 없는 한(恨)의 시간, 돌이킬 수 없는 후회의 세월이 뒤범벅되어 역사를 분탕으로 얼룩지게 할 것이 분명하다.
  미래학자 「Pㆍ드럭커」는 그의 「마지막 유언(The Last Words)」에서 "자기 약점을 알고 무엇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아는 것은 스스로를 혁신하는 첫걸음이다. “라고 말하고 “스스로의 핵심능력(Core Competence)이 무엇인가 항상 생각하며 자기가 자신있게 하지 못하는 것은 과감하게 남에게 권한 위임을 해야 한다.”고 했다.
  “최악이 지도자는 무엇이든지 자기가 잘 알고 있어 스스로가 해야 한다는 편견과 강박관념에서 함부로 떠들고 멋대로 행동하여 일을 걷잡을 수 없게 그르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먼 남의 나라 얘기같이 않게 들리는 까닭이 서글프고 오늘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 혜원학원 이사장
- <<경제풍월>> 2006.12.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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