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코 이겨내지 못하리라 비관되었던 가난의 굴레에서 기적적으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이룩한 경제 발전을 약 50년 단축하여 달성하였다. 경제면만 본다면 지난 1960년대부터 “조국의 근대화” 기치 아래
약 20년간 형언할 수 없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이른바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되는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높은 고도성장을 이룩한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다.
그러나 최근, 특히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성장보다 분배에 치중하는 정책을 펴온 결과 저간의 우리경제는 혼미 속에서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현 정부가 금과옥조로 부르짖는 빈부의 양극화 해소 내지 축소를 위한 정책은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매년 악화되어 가고만 있다.
IMF 위기를 겪고 난 2004년에 발표된 세계은행의 177개국 소득 불균형지수, 즉, 지니계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27위를 점하여 불균형 정도가 양호할뿐더러 비슷한 소득국가에 비하여서는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참여정부가 가장 시급히 시정해야 할 정책을 빈부 양극화 현상의 해소로 정하여 공공부문 확대 등을 통한 소득재분배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애초부터 잘못된 아마츄어리즘적 발상에서, 또는 이념적 발상에서 나온 잘못된 정책이었다.
과거의 딴 나라의 예를 보면 분배를 중시하기 시작한 시점이, 사회주의국가를 제외하면, 대체로 소득 2만 불 내외 때였음을 감안하면 우리의 분배정책은 정치적 이유나 이념의 개재 여부를 떠나서 볼 때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 채택되었고 그 결과 성장을 저해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축소, 실업률 증대, 중산층 몰락 등을 통하여 결국은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킴으로써 성장, 분배 공히 역효과를 초래한 것이 오늘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경제성장은 이 정부 들어 3%대로 둔화되었고 금년도 성장률도 4%선을 겨우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잠재성장률 5%선을 밑돌고 있다.
반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IMF 사태 이후 2002년까지 10%선이던 것이 현 정부 들어 계속 폭증하여 금년에는 이미 33% 이상으로 늘었다. 소위 빈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분배우선정책이 부채비율 증대의 가장 큰 요인이 된 것이다.
한편 국민의 세부담율은, 정부의 어설픈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방세를 포함해서 이미 30%선을 넘어섰다.
최근 노대통령은 노사모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썩 잘 돌아가고 있고 국민의 세부담율과 국가부채도 지극히 낮다고 자화자찬하여 식자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세금도 더 올리고 국가부채도 더 증대시킴으로써 현재 지향하고 있는 분배우선정책, 그리고 큰정부지향정책을 더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다분히 정치적 발언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윌리엄ㆍ번슈타인」은 그의 저서「풍요의 탄생(The Birth of Plenty)」에서 성장과 분배를 동반함수 관계로 파악하면서도 국민이 인내할 수 있는 국민 세부담률은
30%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학자 「죠세프 슘페타」는 그의 「조세국가의 위기」라는 논문에서 세입에 한계를 못 느끼는 정치가의 방만한 자금조달, 즉 조세징수 강화가 소득의 흐름을 생산적 부문, 즉 부(富)를 낳는 생산설비나 신기술을 위한 투자에서 소득의 재분배를 지향하는 비생산적 지출이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고 「피터 드럭커」도 그의 저서 「새로운 현실(The New Realities)」에서 「슘페타」의 이러한 지적이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전적으로 옳다고 평하면서 정부가 조달할 수 있는 자금, 특히 국민경제에 타격을 입히지 않고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는 엄격한 한계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린 크라크」도 정부는 인프레 압력이라는 압박없이는 GNP의 25% 이상을 세금으로 거두어 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또 다른 경제학자 「칼도아」는 성장의 동력은 높은 저축률인바 저축 성향이 높은 고소득층으로부터 거액의 세금을 거두어들이면 저축, 나아가서는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재분배 정책은 경제의 본연의 바람직한 모습을 왜곡시켜 시장의 효율성을 저하시킴으로서 성장의 큰 장해요인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넘으면 불황과 스테그플레이션을 초래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인플레를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발표된 2007년의 주요국 예상 경제지표상의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 예측을 가장 높은 3%선으로 잡히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하리라 본다,
결국 정부지출은 적정수준을 넘으면 국민에 대한 고통만 가중시킬 뿐 소기의 실질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돌이킬 수 없는 경제의 역작용을 낳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이다.
「드럭커」의 상기 저서에는 의미심장한 말이 있다. “정부의 징세액이 GNP의 35%를 넘으면 무언의 반란이 일어난다. 우선 국민이 노등을 기피하기 시작한다. 소득이 늘어도 세금으로 뺐길 바에야 가만히 앉아서 지원금을 받는 편이 유리할텐데 왜 굳이 일하려고 하겠는가? 더 나쁜 것은 국민의 탈세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자본 또는 자산의 해외유출은 물론 이민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세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지하경제(black economy)가 생성되게 된다. 가령 미국의 경우는 지상경제의 15%, 스웨덴에서는 30%에 달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경제 전체의 30%에서 5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ㆍㆍㆍ 이태리나 스페인도 마찬가지로 지하경제가 번성하고 있어서 실업률이 20%를 넘는데도 불구하고 개인소비 지출액은 실제 실업률 10%선을 밑돌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태리의 수리경제학자 「빌프레드 빠레또」의 이른바「빠레또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는 평생을 소득분배 연구에 전념하였는데 정부에 의한 소득분배는 불가능하다고 명확히 결론짓고 있다. 소독분배를 결정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생산성이며
습관이나 가치관은 여기에 약간의 차이를 부여할 뿐 이라고 말하면서 “생산성이 낮으면 소득의 분배는 불평등해지고 생산성이 높으면 평등해진다.”는 법칙을 펴낸 것이다. 결국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하는 성장을 희생으로 한 분배는 실패할 운명을 맞이한다는 결론이다. 자본가에 의한 착취이론이나 「말크스」의 계급투쟁의 부정 위에 구성된 제3학파인 20세기 초 독일의 강단파 사회주의자나 영국의 「로이드 죠지
」 등이 세제에 의한 소득재분배정책을 시행했지만 모두 실패한 교훈 위에「빠레또의 법칙」이 마련되었고 이 법칙은 오늘날에도 흔들림없이 유효한 것이다.
오늘날의 영국의 소득이나 부의 분배가 과거에 비해 평등해진 것은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며 또한 세제가 독일보다 더욱 소득재분배 지향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독일보다 소득재분배 구조가 덜 평등한 것은 영국의 생산성이 독일의 그것보다 낮기 때문인 것이다.
모름지기 참여정부는 이러한 역사의 흐름과 현실의 교훈을 진지하게 학습해서 소득재분배 당위의 이념적 집착에서 하루빨리 탈피하고 국민 세부담이 아직 OECD국가 평균보다 낮다는 억지주장에 기초한 증세정책 또는 국민을 윽박질러 세금폭탄 협박 내지 압력을 가하는 행위를 자제하여야 하며 무거운 세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공부문 확대내지 큰 정부 지향이라는 시대착오적 정책을 방기하기 바란다. 아울러 공기업도 최대한 민영화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아직 수준이 낙후된 몇몇 신생 사회주의 이념의 국가를 빼고는 큰 정부를 지향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심지어 중국조차 후진타오 주석의 강력한 지도력 하에서 지방분권화 드라이브를 포함한 과감한 작은 정부 지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교훈에서 배우기 바란다.
잘못된 지금의 경제정책 기조가 지속되는 한 후일 역사의 심판을 어떻게 받을 것이며 그 실패나 과오의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 혜원학원 이사장
- <<경제풍월>> 20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