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노벨 평화상이 알고아(Al Gore) 전 미국 부통령과 유엔정부간 기후변화 위원회(IPCC)에 수여 되었다는 사실은 기후변화가 앞으로 인류에 초래할 종말론적 결과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지구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메시지이다. 알고아 전 부통령은 환경 위기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 문제”라고 했지만 그것은 이제 지구촌의 중대한 안보문제이다. IPCC는 유엔기구로서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는데 금년5월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90%이상 인간 활동에 기인했다고 전제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인간행위가 현 추세대로 진행될 경우 2100년후에는 인류를 포함하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지구상에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취임이후 기후변화를 긴급과제로 정하고 9월 유엔총회 첫날에 70여명의 정상이 참석한 고위급 회의를 주재, 공동의 대응책을 논의하고 12월 Bali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국회의가 2005년 발효한 교또의정서 후속체제 수립을 위한 Roadmap에 합의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도출했다. 유엔기후 변화협약과 교또의정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에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우선적 책임이 있다는 원칙을 토대로 39개 선진국에 대하여 감축의부를 부과하고 있으나 미국과 호주가 이 체제에서 이탈하고 있어 실효성이 크게 제약되고 있다. 현재 선, 개도국간 이산화탄소 배출비율은 52% 대 48%이나 선진국들은 탈산업화하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도국들은 산업화의 과정에 있어 2010년부터는 개도국의 비율이 선진국을 능가하게 됨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협상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또협약 후속체제 논의에 있어서 EU의 선도적 역할은 극히 중요하다. EU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대비 20%, 2050년까지 60-80%를 감축함으로써 전지구적으로 50%감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천명하고 개도국이 저탄소경제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중국, 인도, 미국 등이 후속체제에 가담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미국, 호주 등은 기술개발을 강조하면서 온실가스의 의무적 감축에는 부정적 입장이다. 부시대통령은 9월 와싱톤에서 한국 등 17주요 경제국들이 참가한 온실가스 배출국 회의를 주최, 에너지 안보와 청정기술의 개발 그리고 장기적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또협약 후속체제 수립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의무적인 온실가스 감축에는 반대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대표개도국들은 자국 경제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감안하여 구속력 있는 감축공약을 수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멕시코는 OECD회원국이면서도 교또협약에 의한 감축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지만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국으로서 교또협약 후속체제에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동참해야 한다. 교또협약 후속체제 논의의 전망은 현 시점에서 반드시 밝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반기문사무총장의 이니샤티브와 2008년 예정된 기후변화를 다룰 유엔정상회의, 17개 경제대국이 참가한 와싱톤회의, 알고아 전부통령과 IPCC의 노벨평화상 수상, 금년6월 G8정상회의와 9월 APEC회의 선언 그리고 EU, 일본, 북구국가들의 의무적 감축 공약수락과 저탄소 경제 전환주도 등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2009년까지 유엔체제내 협상이 종결 될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되고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그대로 방치 될 경우 지구의 종말론적 결과를 갖고 올 수 있는 안보위협에 직면하여 유엔을 중심으로한 국제사회는 반드시 교또협약 이후의 대응체제를 수립해야 하고 또 모든 국가들이 그 체제에 동참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서 또 성숙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지속적 개발을 추진하면서 지구의 건강을 살리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함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홍보하고 우리 산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감축 방안을 세워 우리의 다음세대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건강한 지구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 석좌교수
유엔한국협회 명예회장
박 수 길
<10월22일자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