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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과연 정체하고 있는가
박수길   |  2007-12-07 00:04:55  |  조회 3656 인쇄하기

정치적 자유에 관한 국별보고서의 발간으로 유명한 미국의 프리덤 하우스는 냉전붕괴 후 민주주의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었으나 1998년을 기점으로하여 정체 또는 반전(反轉)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현상은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베네수엘라, 미얀마와 파키스탄, 남미, 아프리카 일부국가 등의 권위주의화와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요즈음 서양 지식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주의 정체론(停滯論)에 따른 우려와 경각심의 일단을 보여주는 보고서이다. 그러나 필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민주주의 세계적 확산은 역사의 필연이라고 할 수 없지만 거역 할 수 없는 추세라고 본다. 민주주의는 역사적으로 이미 실험의 단계를 지나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초월하여 인간의 소망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정치형태로 정착되고 있다. 물론 프란시스 후쿠야마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는 경쟁이 없는 완결된 이념으로 결승점에 도달했다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민주주의 국가들은 계속적인 노력과 상호협력을 통하여 경제성장과 인간안보에 대한 장애를 제거하고 민주주의가 번영할 수 있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21세기에 직면하는 도전인데 특히 유엔을 중심으로 이러한 노력이 의미있는 결실을 거두고 있다. 유엔헌장에는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전이 붕괴된 후 유엔은 민주화의 증진을 위한 유엔역할 강화관련 총회결의를 채택하고 민주 국가 건설을 위해 노력하는 회원국의 자유선거를 지원해 왔다. 이제 유엔은 그 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로서 지원형태도 기술적 지원의 범위를 넘어 민주주의 제도의 강화와 정착으로 우선순위가 옮겨지고 있는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콩고 민주공화국 등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민주주의 확산과 관련한 또 하나의 긍정적인 발전은 전미주기구(OAU), 아프리카연합(AU), 영연방 등 지역 기구들이 각각의 기구 헌장에 소위 민주주의 조항을 설치하여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지역 내 체제구축을 제도화하고 위헌적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한 회원국 지도자에 대해서는 정상회의 참석정지 등의 재제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노 무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유엔에서의 북한 인권 결의안에 대한 기권 이후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한국의 기권에 대한 우방국가들의 실망과 당혹감은 당연하다. 미얀마 결의에는 찬성하고 “민족끼리” 문제에는 눈을 감고 작년에는 찬성하고 금년에는 기권하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인권의 보편성을 무시함은 물론 민주주의의 세계적인, 그리고 지역내의 발전이라는 추세와도 상충된다. 위에서 언급한 프리덤 하우스 보고서는 정치 활동의 자유, 시민적 자유를 포함한 7 개의 항목에 따라 조사 대상국을 평가 하면서 가장 나쁜 상태의 나라로 쿠바와 북한, 터커매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리비아와 수단, 미얀마, 소말리아 8개국을 들고 있는데, 특히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법의 지배 등으로 구성되는 시민적 자유의 항목에서 북한이 그 8개국 중에도 가장 상태가 나쁜 국가로 지목이 되었다.  쉽게 말해서 북한이 세계에서 시민적 자유를 가장 자의적으로 유린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영국의 권위 있는 잡지인 Economist지도 2007년 민주주의 지수 검사에서 대상국 167개국 중 북한을 최하위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인권선언은 그 전문에서 민주주의의 핵심인 법의 지배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사람이 폭정과 압제에 대항하여 최후수단으로서 반란에 호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의 지배에 의하여 인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안 된다.”그런데 그 인권은 국민이 자기 지도자를 마음데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표현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포함한다. 우리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자유가 없는 나라로 또 유엔에서 잔혹한 인권탄압 때문에 규탄받는 나라로 남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민주주의 정체론은 일시적 현상일 뿐, 민주주의는 21세기의 도도한 주류이며 북한만이 예외일수 없다.


                                                                                                           고려대학교 석좌교수
                                                                                                        유엔한국협회 명예회장 
                                                                                                                            박 수 길


                                                
                                                                                                          
                                                                                          <2007년11월26일 세계일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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