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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리아’ 에 거는 기대
박수길   |  2008-02-26 07:45:34  |  조회 7240 인쇄하기

오늘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는 날이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기본 정책 방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월5일 발표한 국정과제보고에서 천명된 바와 같이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한 선진 일류국가의 건설이다. 이 보고서는 특히 외교, 안보에 관련한 정책의 틀을 과거 정부와는 크게 대비되게 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간 정부 조직문제, 총선, 특검 등 국내 정치적 이슈에 밀려 국민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외교안보관련 과제는 ‘글로벌 코리아’ 제하에 새로운 평화구조창출과 실용적 통상외교, 세계로 나가는 선진안보, 친환경 에너지 구조 등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가 처한 대내외적 안보,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방향(Perspective)설정이 올바르고, 균형감각(Balance)과 융통성(Versatility)이 돋보인다. 첫째, ‘글로벌 코리아’라는 외교 분야의 국정지표는 국제협력을 강조하면서 외교의 시야를 세계화의 조류에 부합되게 전세계로 넓혔다. 민족과 자주의 이름으로 내실없는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 자임하기 보다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를 향한 자원외교도 더욱 활성화 하겠다는 의지라고 본다. 둘째, 국제적 과제를 살펴 보면 한.미 유대관계의 복원과 창조적 발전을 핵심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진 비핵.개방.3000구상 추진과 북핵 폐기의 우선적 해결 그리고 남북간 인도적 문제의 해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 정부의 외교 정책이 자주라는 명분에 치우쳐 미국, 일본 등 핵심 우방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였고, 무원칙한 대북지원을 하면서도 핵 개발, 북한 인권, 개방, 납북자 등 중요 이슈에 있어서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미일간의 3국 공조를 통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도 국제적 맥락에서 또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정상적으로 투명하게 관리 하겠다는 정책은 적절한 문제의식에 기초한 제안이다. 셋째, 외교의 본질은 변화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국가 안보, 경제 발전, 그리고 국격의 제고라는 어느 하나 양보할 수 없는 목표들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다. 따라서 국제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융통성이 어느 분야 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소위 BRICS 국가들의 경제 약진으로 자원.에너지의 품귀 현상과 가격 폭등의 추세 속에서 신 정부가 자원.에너지 외교를 핵심과제로 하겠다는 구상은 평가할 만 하다. 외교의 융통성이 돋보이는 또 하나의 영역은 개발원조(ODA) 확대와 국제평화 유지활동 (PKO) 강화이다. 2006년 우리 나라의 ODA 규모는 4.5억불로, GNI 대비 0.05 %였고, 이는 OECD회원국 평균 수준인 0.3%에 크게 못 미쳤다. 국제 사회에서는 ODA 비율이 ‘국제 시민’ 자격의 바로미터가 되는 만큼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가진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국력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기 어렵다. 국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간의 괴리 현상은 PKO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수위가 개발원조확대와 국제평화 유지활동을 위한 상비군의 설립을 제안한 것은 적절하다. ‘글로벌 코리아’에 포함된 정책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함에 있어서는 그 내용과 속도를 적절히 조절함이 바람직하다. 그 좋은 예가 미국의 주도로 현재 70여 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 (PSI)과 미사일 방어체제(MD)의 참여문제이다. 전자가 범세계적인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 임에 비추어 종국적으로는 한국의 참여가 바람직하고 미사일 방어체제에도 점진적으로 참여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으나 6자회담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고 한반도 통일에서의 중국의 역할, 또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중국의 민감한 반응 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신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미관계 복원이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이기는 하나, 이러한 강조가 PSI, MD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기대로 이어질 경우에는 이로인한 새로운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을 것이므로 ‘글로벌 코리아’에 포함된 과제들의 내용과 이행 속도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의 축복과 높은 국제적 관심 속에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으로 잘 무장되고 각 분야의 최고적격자(Best and Brightest)로 구성된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통하여 ‘글로벌 코리아’에 함축된 과제들을 5년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전 유엔대사
박 수 길

<2008년2월25일 월요일 세계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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