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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왕조 이후를 대비해야
서지문   |  2010-10-06 14:54:44  |  조회 3380 인쇄하기
 

김씨 왕조 이후를 대비해야

서지문 (고려대교수. 영문학)

 

" 3대 세습 쇼를 관망만 할 수 없다.  우리의 동포인 북한주민의 고통과 희생을 방관할 수 없기도 하지만 그 재앙의 불길이 머지않아 우리에게 미쳐 올 것이기 때문 ..."


        김정은이 막내아들 김정은은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분노하고 그 터무니없는 승계가 성공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확신하면서도 한 구석에는 김정은이 선량하고 민중의 고통을 아는 청년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이제껏 공개된 김정은의 철부지 개구쟁이 같은 어린시절 사진이나 포동포동한 웃음기 먹은 10대 소년의 사진은 약간의 요행을 기대하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스위스에 유학하면서 서구식 합리적 사고와 인간존중 사상을 몸에 익혔기를 바랐다.

 

        그러나 지난 주에 공개된 27살 김정은의 모습은 인간미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무지하고 냉혹하고 거만한 성격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가 아무리 인간미가 풍부하고 겸손하고 선량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김정일 사후에 그가 북한을 확실히 장악해서 북한을 암흑에서 광명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가망은 없다.  그저 거미 줄에 매달리는 것 같이 실낱같은 기대를 했을 뿐이다.  아무리 김씨왕조에 대한 절대 충성과 절대 공포를 유전자에 타고 난 북한주민이라 해도 지긋지긋한 김씨왕조의 3대 세습까지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일 사후에는 김정은을 방패로 세워두고 두고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려는 파와 그를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려는 세력 사이의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엄청난 수의 북한주민이 살육되고 삶이 망가질 것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성격이 담대하고 포악해서 김정일에게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은 자신도 철권통치로 실권을 장악하려 할터이니 얼마나 가공할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 

 

        결국 그가 몰락한 후에는 현재 이라크보다 훨씬 어지럽고 무시무시한 무법천지, 무정부상태가 되지 않겠는가.  억눌렸던 주민의 분노가 폭발해서 민중 봉기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되어 북한은 생존 불가능의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을 통제, 단속하기 위해서 외국과의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공식수순이다.  그러면 그 침공의 대상이 될 나라는 오로지 남한 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가 금세기에는 다시 못 볼 희귀한 사회주의국가 3대 세습 쇼를 관망만 할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의 동포인 북한주민의 고통과 희생을 방관할 수 없기도 하지만 그 재앙의 불길이 머지않아 우리에게 미쳐 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전부 놓고 세밀한 분석을 해서 각 시나리오마다 면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마도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하고 있는 일이겠지만 국민적 의식각성과 국론통일의 뒷바침이 시급히 필요하다. 

 

        소위 ‘진보’ 매체에서는 북한의 권력세습 프로젝트에 대해 상당히 미온적인 비판만 하고있고, 북한의 세습기도에 대한 비판으로 서두를 시작해서 자유세계에도 못지않은 비리와 권력세습이 있다는 지적으로 마무리되는 기고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쟁쟁한 진보적 지식인 수십명이 고정칼럼을 기고하는 필자인 어느 인터넷 매체에는 이제껏 북한권력 3대세습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한 건의 칼럼도 상재되지 않아서 실망스럽다.

 

        역사상 히틀러나 스탈린, 폴 폿트 등 살인마들 때문에 수백만, 수천만의 죄 없는 인민이 잔혹하게 죽어갔다.  나의 은사선생님 한 분은 그것은 공업(共業: 공동의 업보)때문이라고 했는데 정말 우리 북한주민에게 그만한 희생과 고통으로 갚아야 할 업보가 있는 것일까?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폴 폿트라는 살인마 때문에 캄보디아 국민의 1/10인 3백만이 살해되었고 국민 중에서 한 가정이라도 그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상해를 입은 가족이 없는 집이 없다고 한다.  캄보디아 국민은 결국 이웃나라 베트남이 프놈 펜으로 진격해서 폴 폿트를 축출함으로써 폴 포트에게서 해방되었다.  캄보디아 국민에게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우리도 우리의 동포가 외세에 의해 해방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온 국민이 합심해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 관건은 이 절체절명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국론통일이다.

 

 


서지문 교수


학력: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미 웨스트.죠지아 대학 영문학석사

        미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박사

1978년 이래 고려대학교 영문과 교수 (현)

 미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초빙 연구교수  (이하 역임)

 한국영어영문학회 이사

 한국여성학회부회장

 미 스탠포드대학교 연구교수

 한국아메리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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