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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길(朴銖吉.72) 유엔한국협회 회장은 24일 "북핵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됐을 경우 중국이 비록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유엔 밖에서 미국과 일본 중심의 대북 경제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대사를 역임한 박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6월 시한'이 지나면 북핵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엔 안보리 개혁과 관련, 박 회장은 "한국이 제3카테고리 이사국 증설안에 찬성해 상임이사국 희망국인 일본 등과 외교적 부담을 피할 수 없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유엔의 민주화 확보가 중장기적 국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유엔안보리 진출에 대해 박 회장은 "일본의 진출이 한반도 통일과정과 그 이후의 우리 국익에 부합하느냐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며 "한반도 분단은 중국과 일본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일본의 과거사 인식 문제와 일본의 유엔안보리 진출 문제를 사실상 연계시키고 있는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해 "우리 정부의 주장은 타당하다"면서도 "과거사 문제가 없기 때문에 독일의 진출에는 찬성한다는, 이른 바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한다는 논리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유엔 개혁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이라크전 불법" 발언으로 미국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아오던 가운데 개혁안이 나왔다.
특히 주목될 부분은 아난 총장이 콘센서스(합의)에 의하되 합의가 없더라도 해야한다는 유엔 개혁의 시급성 확인은 미국이 내심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주요문제에 대해 미국 없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표대결로 하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개혁안은 사무총장의 업적이 되겠지만 변수는 미국이다.
--안보리 개혁안에 대한 우리 입장이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은 △유엔에서 중진국으로서 보다 빈번한 안보리 진출기회 △유엔의 민주화 촉진과 다자주의 원칙 제고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이 동북아 및 한반도 통일및 그 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제3카테고리 이사국 신설안을 선택해야 한다.
이 경우 한국은 상임이사국 희망국인 일본, 독일, 인도 등과의 양자관계로 인한 외교적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양자관계를 넘어서 유엔의 민주화와 정통성 확보가 우리의 중장기적 국익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사실 많은 회원국들은 힘의 정치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민주화의 보편화 추세 속에서 또 다시 특정국가들에게 영구적인 특권을 부여하는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은 결코 특정국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개방된 이익과 국제사회의 보편적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신념에 입각한 것임을 명백히 해야한다.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와 독도, 역사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 문제를 사실상 연계하고 있는 우리 정부 방침을 어떻게 보는가.
▲우리 정부가 일본 과거사 얘기를 많이 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러나 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해서는 논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독일은 과거사를 다 반성했기 때문에 우리가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찬성하고 반성 안하면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역시 안보리 진출을 노리는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후보국에 대해서도 과거사 기준으로 할 것이냐는 문제가 생긴다.
--어떤 시각에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문제를 바라봐야 하나.
▲한국은 세계 4강에 둘러싸여 있고 그 중 3개국이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이 있다. 전략적 관점에서 보자. 일본이 거부권이 있든 없든 세계평화와 안정 유지에 주된 책임을 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된다면 한반도 통일과정이나 그 후의 우리 국익에 유리한 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한반도 분단이 일본과 중국의 이익이다.
따라서 우리 입장은 상임이사국 증설 반대라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안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유엔 회원국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반대할 것이냐 문제가 나온다. 합의에 의한 전원일치가 아니더라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면 유보입장을 취하면서 대세를 따라 갈 것이냐의 문제가 생기는데, 그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상황판단을 잘 해야 한다.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가능성과 우리 전략은.
▲예견할 수 없다. 일본, 브라질, 인도, 독일 등 4개국이 함께 로비하고 있고, 미국이 지지하고 있다. 거부권 없는 상임이사국 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끝까지 우리 입장과 비슷한 이탈리아, 캐나다, 파키스탄 등 중견그룹국가, 이른바 '커피클럽'과 전략을 짜야 한다.
--한일간 독도 갈등에 대한 국제사회나 유엔의 역할이 있을까.
▲없다. 독도는 분쟁지가 아니다.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자고 한다. 하지만 양측의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없다. 실효적으로 우리가 점유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만일 이 문제로 더 시끄러워지면 온 세계가 관심을 두고 마치 분쟁지라는 인상을 줄 것이다. 국제 분쟁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방한 시 이 문제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자제했어야 했다. 국제사회에 분쟁지로 비치면 '왜 재판소 안가느냐'고 그럴테고, 우리의 논리가 있더라도 방어적 자세가 되고 만다.
--교착상태인 북핵문제가 유엔안보리에 회부될 가능성은.
▲미국 정부 입장은 북한의 핵능력이 자꾸 커지니까 무제한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쟁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흘러나오는 '6월 시한설'까지 복귀를 안하면 결국 안보리 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을 활용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도록 할 것이다. '너희(중국)도 다 해봤잖느냐'는 식이다.미국은 지금 중국을 앞세워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 중국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북한이 너무한다. 중국이 왜 도와주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책임은 북한으로 간다.
문제는 정식의제 토의부터다. 의제 채택 뒤 제재단계에서 중국이 찬성하겠느냐. 중국이 반대하면 미국과 일본은 유엔 밖의 독자적인 경제제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이 변수다. 관건은 한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인데, '균형자 역할'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의 정책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이 기권할 가능성도 있다. 기권해도 통과되기 때문에 기권함으로써 제재조치는 진행되도록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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