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재무장
이철영 [경희대 객원교수, (재)굿소사이어티 상임이사]
서울시장이 시장 직을 내걸고 저지할 정도로 집요하게 ‘전면무상급식’을 밀어붙이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몸소 ‘무상급식’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매수 의혹과 관련하여 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금년 초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주민센터에서 여직원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며 난동을 피웠던 이숙정 시의원이 제명됐다. 이 의원은 자신의 행패가 문제가 되자 2월 7일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후 의정활동에는 불참하면서 의정비는 꼬박꼬박 챙기는 등 공직자로서의 도덕적 잣대가 의심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었다.
공직자의 도덕불감증 사례들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겠지만, 참여정부의 최고권력자 및 정권의 실세와 친인척까지 연루되었던 박연차게이트나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폰서검사 사건은 공직자의 도덕불감증의 전형이다.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한 가운데 부산저축은행 로비 관련 혐의로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구속됐고, 삼화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금융감독원 고위간부가 한강에 투신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찰, 검찰수사관, 국립대 교수 등이 근무시간에 상습적으로 강원랜드 카지노를 출입한 것이 감사원에 적발되었다.
지난 10월 19일 대법원은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친형과 운전기사를 자기가 담당하는 법정관리기업의 법정관리인과 감사로 각각 선임하고 그 대가로 부인을 통해 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에 대해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동을 함으로써 법관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 위신을 실추시켰다"는 사유로 정직 5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해당 부장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2년 경력을 빼고는 19년을 광주·전남에만 보임된 대표적 향판(鄕判)으로 지난달 자신이 몸담고 있던 광주지법의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었다. 판결의 공정성이나 법적 유무죄를 따지기 이전에 공직자의 양심과 도덕성에 대한 물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장판사가 판사직을 고수하면서 판사가 형사법정의 피고인으로 서는 사상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법정에서 재판장이 증인에게 "당신 IQ가 얼마야? 거의 개 수준이구먼"이라고 막말을 하거나 30대의 판사가 70이 다 된 소송당사자에게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오느냐"고 안하무인의 호통을 치기도 하고, "너 이혼했는데 무슨 말을 해. 그냥 가만히 있어"라고 인격모독을 서슴지 않은 판사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심지어는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판사도 있다. 이 성추행 판사에 대해서는 직무와 무관한 개인비리로 사건을 마무리하여 변호사 개업에 지장이 없도록 처리해주는가 하면, 법정관리인 추천 문제로 파문을 일으킨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검찰의 자택압수수색과 통화추적 영장 청구 등에 대해서는 "가정의 평온을 깰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만일 영장청구 대상이 일반 국민이었더라도 한 국민의 '가정의 평화'나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영장을 기각했을 것인지 의문이다. 가장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할 사법부에서조차 이런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은 “도덕재무장의 관점에서 국민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스폰서검사 논란과 경찰의 성추행사건 연루 등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수많은 사건들이 특검을 통해 용두사미 격으로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도덕재무장’이나 ‘공수처(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얘기가 계속 거론되어 왔다.
도덕재무장의 문제는 고위공직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도덕과 윤리를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더 심각한 도덕성 실종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생이 교사를 때리거나 성희롱 하는 사건이 빈발하는 가운데 울산에서는 지난 4월 수업 중 압수당한 휴대전화를 돌려달라며 교무실에서 소동을 피우던 남학생이 이를 제지하던 교사를 마구 폭행해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급기야 지난 7월 6일 울산고교교장협의회는 교권침해에 대한 무관용주의 원칙을 천명하는 교권확립결의문을 채택하였다. 무관용원칙 적용대상 행위를 살펴보면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불응하고 반항하는 행위, 교사에게 폭언하는 행위 및 교사를 폭행하는 행위” 등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것이 요즘 학교의 현실이다.
교사들을 폭력과 폭언으로 괴롭히는 건 비단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대구의 한 고교교사는 장기무단결석과 폭행을 일삼는 학생을 전학시키려다 교장실을 찾아와 난동을 부리던 학생 아버지에게 교장과 교사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싸움을 벌인 두 학생의 부모들을 불러 화해시키는 도중에 한 학부모가 교사 얼굴에 뜨거운 녹차를 뿌리고 교사의 머리를 발로 걷어찬 일이 있었다. 한 학교에서는 종례시간에 학부형이 교실로 들이닥쳐 자기 아이의 학원수업 시작할 때가 다 됐다며 교사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아이를 데리고 나간 일도 있었다. 이런 부모들이 집에서 자식들을 어떻게 키우고 있을 지를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우리사회의 도덕수준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교과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1학기에 교사를 성희롱하거나 폭행하는 등 교권을 침해해 학생이 징계를 받은 건수가 1800건에 달한다. 전국에서 매일 약 15 건의 심각한 교권침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 내 교권침해 사례가 빈번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대한변호사협회 공동으로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 학교별로 법률자문변호사를 두는 ‘1학교 1변호사제’도 추진되고 있다. 교육 현장의 현실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진보계 교육감들은 교사에 대한 폭력이나 성희롱문제 등은 외면한 채 학생체벌전면금지와 학생인권조례제정만을 외치고 있다.
최근 영화 ‘도가니’의 개봉을 계기로 전국민의 관심을 끌게 된 광주 인화학교(사회법인 우석) 사태는 우리사회의 부도덕성과 파렴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건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05년 이래 교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청각장애 학생들을 성폭행하고, 이들을 강제노역과 모금운동에 동원하는 등 장애학생들에 대한 인권유린으로 물의가 되었던 사건이나 그 동안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가 영화 ‘도가니’의 개봉을 계기로 전국민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인화학교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정치권도 뒤늦게 나서서 큰 목소리를 내고 있고 경찰, 광주시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 등 그 동안 이 사건에 무관심했거나 무감각했던 사람들이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게다가 당시 성폭행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이들을 변호했던 변호인이 광주지법원장을 지낸 ‘전관 변호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 전반에 만연된 부도덕성은 국민의 인권이나 약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설립된 각종 시민단체나 이해집단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이 사회악과 결탁하여 이득을 챙기고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기업과 정치인들로부터 후원금을 지원받아 왔던 환경운동연합 등 일부 시민단체들이 공금을 횡령, 전용하는 등의 비리를 저지르면서, 자신들 구미에 맞지 않는 정치인들에 대해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거나 단체의 간부들이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공직에 진출하기도 했다. 과거 정권들이 시민단체들의 도덕성이나 투명성에 대해서는 눈감고 이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익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힘을 과시하려는 목적의 파업을 강행하거나 노동조합 간부들이 그들의 힘을 무기로 각종 비리를 저지르기도 한다. 지난 8월27일에는 민노총을 위시한 좌파단체들이 공권력을 우롱하듯 집회신고도 없이 서울도심을 점거하고 불법시위를 벌여 주말 도심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었었다. 이들은 불법시위를 반대하던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부회장을 폭행하고 취재기자까지 집단 폭행했다. 8월 29일 저녁에는 국립중앙의료원 노조원들과 민노총 간부들이 병원입원실 앞 잔디밭에서 꽹과리를 쳐대며 확성기로 '병원 이전 반대', '공공의료 수호'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환자들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병원당국자들을 압박하여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망동이다.
이들 이해집단들의 방종과 망동은 법치의 뿌리를 흔드는 수준이다. ‘용산참사’ 사건 당시에는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과 일부 종교계까지 나서서 사건 발생 1년이 다 되도록 장례식도 치르지 않으면서 정부와 국민들을 괴롭히더니 후한 보상금을 받아내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당시 폭력시위 주동자들이 수감되자 전철연시위대는 유가족들까지 동원하여 구치소 정문 앞으로 몰려가 확성기를 틀어놓고 고성 시위를 하고 구치소면회실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심지어는 대낮에 경찰관을 집단폭행하기까지 했다.
지난 8월24일에는 제주해군기지건설 공사 현장에서 불법적으로 작업을 방해한 기지건설반대 시위자들을 연행하던 경찰이 시위대에 의해 7시간 이상을 감금당했다가 시위대에게 황당한 약속을 해주고 풀려난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해군기지건설 관련 갈등은 대규모 국책사업 현장마다 단골로 등장하여 시위를 주도하는 전문시위꾼들에 의해 오랜 기간에 걸쳐 증폭되어왔다. 이번 시위에서 시위자들은 서로 몸에 쇠사슬을 감고 공사장 입구 바닥에 드러누웠고, 일부는 시위자들의 연행을 막기 위해 경찰차량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는 호송차량 위에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법 위에 군림하는 각종 집단들의 폭력적 단체행동이 도를 넘고 있는데도 일부 언론들은 법치를 위해 불가피한 최소한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조차 편향된 시각으로 보도하고 있다. 8월24일 제주 사건에 대해서도 보수성향 일간지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조차 8월26일자 1면에 각각 “서귀포 경찰의 황당한 세가지 약속”, “강정마을 이상한 공권력”이라는 헤드라인으로 머리기사를 썼다. 기사 내용이 어떻든 간에 우선 이들 보도의 헤드라인은 경찰의 한심한 대응이 아니라 경찰을 불법 감금한 시위대의 폭거와 전문시위꾼들의 공권력에 대한 정면도전행위였어야 마땅하다.
우리사회 각계각층의 ‘도덕적 해이’뿐만 아니라 시민의식 실종의 문제 또한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지난 2005년 서울지하철에서 젊은 여성승객이 자신의 애완견이 지하철 객실 바닥에 싼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내려 결국 다른 승객들이 개의 배설물을 치우는 장면이 사진과 글로 인터넷에 공개되었던 일명 ‘개똥녀 사건’은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까지 전파되어 워싱턴포스트에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엔 지하철에서 땅콩을 먹으면서 태연하게 껍질을 바닥에 버리는 '땅콩남'의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돼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도덕성과 시민의식이 실종된 그야말로 “동방야만지국(東方野蠻之國)”의 모습이 도처에 넘쳐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패륜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끔찍하다. 재산문제나 가정불화로 부모나 배우자를 살해하고 자기 자식을 버리거나 어린이를 성폭행하는 등 인면수심의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자식에게 먹일 홍삼액을 아버지가 마셔버렸다고 아버지 멱살을 잡고 폭행한 딸에 관한 뉴스가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하더니, 지하철에서 자기 아이를 “예쁘다”고 만진 할머니의 얼굴을 1.5리터 페트병으로 때린 ‘지하철 할머니 폭행녀’, 지하철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젊은이를 나무란 할아버지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폭언을 한 '지하철 막말남', 노인석에 버티고 앉아서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할머니에게 반말과 욕설을 퍼부은 '지하철 패륜녀' 여학생, 8순을 넘긴 노인에게 "늙었으면 빨리 뒈져라" 라는 등의 폭언을 한 ‘희망버스’ 시위대 젊은이 등 우리사회의 패륜은 가히 “동방패륜지국(東方悖倫之國)”의 수준이다.
이와 같은 우리사회의 도덕적 위기는 유교적 전통윤리와 가족주의의 붕괴, 인성교육의 부재, 인터넷과 컴퓨터게임의 역기능, 종북좌경 주장의 범람 등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인명경시 풍조, 황금만능주의의 팽배로 인한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한탕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70년대이래 우리사회가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로 급속도로 발전해 나가면서 유교적 전통가치와 윤리도덕이 퇴색하고 물질만능주의 가치관과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부정부패와 범죄의 급증 등 많은 사회문제가 야기되었다. 결과적으로 공직사회에서는 공직윤리가, 정치권에서는 정치도의가, 근로현장에서는 근로윤리가 실종되고, 가정에서는 가족주의와 효사상이 깨져 어른도, 스승도, 친구도, 이웃도 없는 막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핵가족화한 가족형태와 이에 따른 주거형태의 변화는 부모를 단지 경제적 후원자로 전락시키면서 도덕적 타락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고, 이혼과 재혼의 급증으로 인한 이부이모(異父異母) 가정의 혼란과 갈등도 효(孝)사상 붕괴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허영과 무책임한 과잉보호 속에 도덕적으로 병든 왕자들과 공주들이 양산되고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育)은 뒷전이고 오로지 대학입학만을 목표(敎)로 하는 인성교육 부재의 현실 속에서 인터넷과 컴퓨터게임이 세계 최고의 IT 강국으로 자부하는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젊은 세대를 정신적으로 황폐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범람하는 온갖 야만과 패륜이 도덕성 타락을 부채질하고 섬뜩한 언어폭력들이 청소년들의 일상 대화에서 욕이 난무하게 만들고 있다. 청소년들의 오락성 컴퓨터게임은 필살의 투쟁과 쟁취의 공식으로 사람들을 전투적, 폭력적, 비인간적으로 만들고 승자독식논리에 사로잡히게 한다.
컴퓨터게임의 심각한 폭력성이나 음란성 외에 컴퓨터게임의 강력한 몰입력은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게임에 과몰입하여 가정생활과 학교생활 등에 문제를 일으키고 게임 속의 상황과 현실세계 사이에서 혼란을 겪거나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컴퓨터게임 중독 학생의 어머니 살해사건과 묻지마 살인사건이나 노르웨이에서 수십 명을 무차별 사살한 브레이비크의 테러사건의 경우처럼 컴퓨터게임과 범죄의 상관관계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억대의 연봉을 받는 우리나라 대표적 항공사의 기장이 종북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를 경악시킨 것처럼 인터넷 공간에서는 수많은 진보성향의 인터넷매체들과 게릴라 식으로 출몰하는 종북좌경 사이트들이 우리사회의 이념적 혼란과 인간성 상실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덕이란 사회구성원이 사회적 관계에서 개인적인 양심, 관습이나 사회적 여론 등에 비추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나 바람직한 행동규범이다. 법이 국가가 주체가 되어 정의(正義)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반면에 도덕은 개인의 양심과 용기에 의한 선(善)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면 국가로부터 처벌을 받게 되지만 도덕을 위반하면 사회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시민의식은 사회구성원이 사회생활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생활태도이며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자유와 평등의 기본을 지탱하는 정신이다. 사회구성원의 도덕성과 시민의식은 가정과 학교에서의 도덕과 윤리 교육 등을 통해 터득되고 사회생활을 통해 생활화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입시와 무관한 도덕과 윤리 과목은 찬밥 대우를 받은 지 오래다.
마하트마 간디는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Character)’을 사회의 7대악의 하나로 지적했다. 인격 없는 지식인을 양산하고 있는 우리사회는 이제 곳곳에서 ‘떼법’과 ‘깽판’이 판치고, 목소리 크고 낯두꺼운 자들이 득세하는 무법천지로 전락할 위기에 서있다. 사회지도층은 부도덕한 비리로 윗물을 흐리고 있고, 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성희롱하는 패륜이 자행되고 있다. TV드라마에서는 추잡한 불륜이 판치고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선 아이돌가수들의 자극적인 몸짓과 개그맨들의 유치한 막말들이 젊은이들의 혼을 빼낸다. 방송사들은 이런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을 챙긴다. 한 현직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남성성기 사진과 여성성기 그림을 올려놓고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운운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시민의식 실종 문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도덕성의 회복과 정의와 선이 지배하는 공정한 법치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는 도덕재무장운동을 벌여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전통적인 도덕성의 기준을 조목조목 뒤집은 ‘신시대의 도덕재무장 10대 요령’이라는 자조적인 글이 떠돌아 다닌다. 우리사회 요소요소에서 법치를 뒤흔드는 ‘떼법’과 ‘깽판’이 판치고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도덕적 혼란을 부추기는 경거망동이 난무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 가정보다 더 좋은 학교는 없다. 가정은 더불어 사는 삶의 진리를 가르치고 배우는 학당(學堂)이고, 가정교육은 집안 어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의무이다. 나라와 가정과 학교의 어른들이 먼저 어른다운 인간성과 도덕성을 되찾아야 우리의 미래를 올바르게 키워나갈 수 있다. 법치는 우리의 현재이고,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다. 공평과 정의의 원칙이 지켜지고 법과 도덕을 지키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대우받는 도덕사회의 정립이 시급하다.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법치사회의 확립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신교육의 혁신을 우선으로 하는 범국민적인 도덕재무장운동을 벌여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