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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위력과 그림자
박효종   |  2011-11-29 17:24:47  |  조회 3229 인쇄하기

SNS의 위력과 그림자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보면 참으로 놀라운 소통의 기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영파워(young power)'현상이다. 과거 젊은이들은 정치에 무관심했다. 물론 자신들의 삶이 바쁘고 분주하다는 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치에 대한 효능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에 불만이 크다고 해도 자신들의 힘으로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젊은이들의 투표율은 항상 저조한 편이었다.  특히 데모나 시위로 자신들의 요구를 표출했던 운동권 문화가 퇴조하고 정상적인 대의정치와 선거민주주의가 정착되면서 이런 정치무관심 현상은 극심해졌다. 투표를 통한 효율적인 집단행동의 어려움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무력감을 느꼈던 젊은이들의 멘탈리티는 일거에 변했다. 트위터 등, SNS가 일상화 하면서 얼마든지 투표를 통해 스스로 뭉치고 자신들의 단결된 힘과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들의 '영파워'는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놀라운 수준으로 발휘되었다.


인증샷은 물론 트위터를 통한 소통과 동원능력은 젊은이들의 새로운 무기가 된 것이다. 이처럼 SNS에 의해서 자신감을 얻은 젊은 세대는 이제 투표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은 물론이지만, 자신들이 강렬하게 느끼는 분노를 여과없이 보여줄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이 사실은 SNS에 의한 소통에도 해당된다.  SNS에 의한 소통은 빠르고 편리한 것이 장점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과 상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버젓이 살아있는 연예인 강호동을 죽었다고 하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괴담소동들이 너무나 자주 벌어지고 있어 문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괴담이 광속도로 퍼지는 거짓말 바이러스의 통로가 되는 사태를 막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저급한 소통의 악순환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나라는 '거짓말 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살다보면 거짓말이 없을 순 없다. 이런 거짓말을 우리는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한다. 의사가 암으로 죽어가는 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집에 가서 편히 쉬면 나을 것이라고 말할 때 거짓말임은 분명하지만, 이런 거짓말의 순기능에 대해선 공감한다. 악의가 없고 환자에 대한 선의와 배려가 가득한 거짓말이기 때문이리라. 이 선의의 거짓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산타클로스가 아니겠는가. 산타클로스는 존재하진 않지만,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 되면 갑자기 놀라운 존재감을 발휘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루돌프 사슴이 끄는 화려한 썰매를 타고 와서 집집마다 맞춤형 선물을 주는 산타클로스야말로 항상 겨울을 훈훈하게 하는 사랑의 기적이요, 겨울의 전설이 되지 않았나. 만일 산타클로스가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분명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살벌해지고 우리의 어린시절은 훨씬 더 삭막해졌을 터이다.


그런데 산타클로스의 거짓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하고 사악한 거짓말들이 횡행하고 있는 게 지금의 우리사회다. 과거에는 거짓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이른바 '만우절'이 있었다. 이날만은 어른이라도 악동(惡童)이 되는 게 허용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의 삶이 복잡하고 섬세해지면서 만우절은 없어졌다. 거짓말로 소방소에 화재발생신고를 하면 처벌받는 게 바로 이런 이치다.


그럼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말이 버젓이 전파되어도 처벌조차 불가능한 사회사 되었다.  3년 전 광우병 촛불집회때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던 거짓말들이 돌아 다녔는가하면, 천안함 침몰때는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 미국잠수함의 소행이라는 괴담도 널리 퍼졌다. 요즈음엔 한미 FTA가 괴담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한미 FTA가 나라를 파는 매국행위라며 기를 쓰고 반대하는 골수반미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유럽연합(EU)과의 FTA에는 매국이야기가 없었는데 미국과의 FTA에 대해서는 웬 '을사늑약'인가.


지금이야말로 SNS의 편리함만 예찬하지 말고 진실앞에 정직한 것이 훨씬 더 중요한 SNS소통의 본질임을 알아야할 때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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