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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에 꼭 필요한 우리의 생각
우창록   |  2012-10-23 14:00:48  |  조회 3903 인쇄하기
‘정치의 계절’에 꼭 필요한 우리의 생각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대통령 선거일이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선일 12월 19일 우리의 결정이 앞으로 5년 아니 그 이후까지도 대한민국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여야 각 정파는 분주하게 표를 계산하면서 지지 호소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의 화제가 이쪽으로 쏠리고 있고, 두 명 이상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가 정치 이야기로 채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번 달 굿소사이어티 이슈레터가 ‘다시 정치를, 대선을 묻는다’를 기획 특집으로 잡은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굿소사이어티는 한국사회의 책임 있는 주류(主流)의 형성을 주창하고 있고, 그러한 주류가 책임지고 내세우는 가치를 구현하여 우리 사회를 더 좋은 사회 살기 좋은 나라로 발전시키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시각에서 본 정치와 대선이 과연 무엇인가를 점검해보고 싶은 것이죠. 이걸 위해 우리가 모신 기획특집의 필자 세 분이 차분하면서도 정교한 논리를 들려드릴 텐데, 권두언을 쓰는 제 마음은 그 분들과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다만 이 기회에 작은 소견 하나도 덧붙일까 합니다. 우리사회의 유별난 정치 과잉 현상에 관한 의견입니다.


우리사회의 유별난 정치 과잉 현상


20대에서 50~60대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직장인에서 대기업의 CEO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정치전문가이고 평론가 입니다. 한 번 열을 내면 장광설을 전개하고, 흥분의 열도는 올라갑니다. 누구의 말대로 정치는 '국민취미'인 셈인데, 특히 저를 포함한 우리들 대다수가 중앙정치에만 몰입합니다. 자기가 소속된 지자체 등 작은 단위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명분이 큰 중앙정치로 쏠리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정말 많은 분들이 "대통령은 누가 되어야 하고, 누구는 안 되며, 그 이유는 이렇다" "11월 현재의 판세는 이러하다"는 식의 큰 이야기를 자기 논리와 관측을 섞어 경쟁적으로 말하곤 합니다.


아주 유별난 쏠림 현상인데, 그걸 가리켜 '소용돌이의 한국정치'라고 명명했던 분이 생각납니다. 1950년대 주한 미국대사관 문정관을 지낸 그레고리 핸더슨이 자기 저술에서 위와 같이 지적한 뒤 적지 않은 정치학자들이 그의 탁월한 지적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많은 에너지와 인적 자원이 서울이라는 중앙정치에 과도하게 쏠리고 있습니다만, 모든 내용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대세에 대한 무책임한 전망, 그리고 흑색선전과 편가르기 등이 주종을 이룹니다. 때로는 음모론도 끼어듭니다.


정치공학(工學)을 바탕으로 한 이해득실을 따지기 보다는 국가를 이끌어 갈 기본적인 방향에 관하여 진지한 모색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건 따로 있지 않겠습니까? 공동체로서 한국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합의 문제입니다. 좋은 사회, 행복한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 어떤 공통된 사회인식의 잣대가 존재하는가, 당장 손에 잡히는 잣대가 없다면 무엇 때문인가? 분분하고 표피적인 대선 감상법 대신에 이런 문제들을 진지하게 되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누가 누구와 후보 단일화를 하고, 그 경우 지지율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분분한 관측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치공학(工學)적 접근에 따른 이해 득실의 분석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철학적 분석도 필요하지요.


그래야 분분한 중앙정치를 향한 논의에 약간의 균형이 잡힌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과도하게 쏠리는 에너지에 방향과 철학적 바탕을 설정해줄 수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무엇보다 해방 이후 소중하게 키워 온 대한민국의 역사와 대한민국이 추구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역사와 가치가 어떻게 다뤄지는가는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호에는 기획특집에 속한 글인가 아닌가를 떠나 거의 모든 꼭지가 그쪽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불확정시대의 난세에 차라리 영웅 탄생을 언급한 서울대 전상인 교수의 글에 배어있는 역설의 논리를 음미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평론가 조희천 님의 좋은 논의 역시 매우 현실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술가 박성현 님의 보수주의 정치철학도 경청할 만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진정한 보수주의 정치철학은 건국 이래 지금까지 크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그 분의 글은 이 분야 논의를 몇 단계 앞서가는 순도 높은 지적입니다.


이런 철학적 성찰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사회를 위한 징후가 아닌가 합니다. 11월이 지나고 12월에 접어들면서 대선 일정이 초읽기에 들어갑니다. 만개한 정치의 계절에 꼭 논의로 채워진 이슈레터를 회원 여러분께 보내드릴 수 있어 감사 드립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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