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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재음미해보는 굿소사이어티의 다섯 개 원칙
우창록   |  2012-11-22 17:27:05  |  조회 3663 인쇄하기

연말, 재음미해보는 굿소사이어티의 다섯 개 원칙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이번 발행되는 뉴스레터가 벌써 12월 호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호라고 하니 약간의 감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점차 추워지는 날씨,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치는 세밑이 돌아왔구나 하는 느낌부터 우선 듭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12월 19일 대선일도 앞에 두고 있으니 왠지 더욱 바쁜 마음입니다. 동시에 발행인인 저의 개인적인 소회도 없지 않습니다. (재)굿소사이어티의 신임 이사장 자격으로 권두언을 내보내는 것이 이번 달로 6개월 째입니다.


기회에 확인하지만, 굿소사이어티 재단은 좋은 사회, 행복한 국가를 위한 시민단체입니다. 7월호 첫 권두언에서 저는 굿소사이어티가 지향해온 다섯 개의 원칙을 음미해봤습니다. 다섯 개의 지향이란 인류의 보편적 가치,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 합리적 시장경제, 문화적 다원주의를 말합니다. 압축하자면, ‘선진화의 열린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그게 재단은 물론 사회와 구성원 모두를 위한 원칙이자 근본가치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안타까운 건 그걸 바라보는 우리 사회 일각의 명쾌하지 않은 태도입니다.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를 놓고, 일부 국사학자들을 비롯한 좌파들은 '자유'라는 수식어는 굳이 필요 없으며, '민주주의'이면 충분하다는 주장을 해 사회를 한때 시끄럽게 한 바 있습니다. 그런 판단이 1948년 8월 건국 이후 대한민국이 지켜온 체제와 역사를 백안시하는, 위험천만한 것임은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요즘 논란거리로 떠오른 시장경제 문제도 그렇습니다. 소설가 복거일 선생이 이번 달 특별히 보내온 '송년 칼럼'에서 지적한대로 합리적 시장경제란 큰 원칙이 올해 들어 부쩍 흔들리거나 퇴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우리는 받고 있습니다.


여야 후보 모두가 들고 나온 경제민주화 논쟁이 그것 아닙니까? 기회에 저는 복거일 선생의 칼럼 중 다음 문장을 음미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어떻든, 대한민국을 번영하는 나라로 만든 시장경제 원리는 크게 허물어질 것이고 우리 경제는 깊은 내상(內傷)을 입을 터이다. 2012년은 대한민국의 구성 원리와 성취를 높이는 사람들에겐 아픈 마음으로 돌아볼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런 지적이 그 한 분만의 진단일까요? 내년 2013년은 물론 앞으로 몇 년 간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내다본 전망으로 들립니다.


걱정스러운 건 우리사회를 버텨주는 합리적 원칙과 공감대가 조금씩 흔들리는 현상입니다. 뭔가 극적인 변화의 계기가 없다면, 대한민국 공동체의 구심점을 확보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고, 지식과 정보의 파편화 현상이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하버드대 교수)이 말한대로 우리사회는 이미 집단극단화의 시대입니다. 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가 많아지고, 그 주위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모여들면서 소통보다는 막힘, 그리고 극단화 현상이 역설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와 주장만 선택해 받아들이고, 싫어하는 주제나 목소리는 애써 배제하는데, 2012년 말 한국사회 현주소가 그렇습니다. 이번 달 특집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 1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칼럼 세 편이 조금씩 다른 진단과 처방을 내놓고 있는데, 결국 목표는 하나가 아닐까요? 즉 기대 속에 등장한 새로운 미디어의 오늘과 내일을 되돌아보며 종편을 포함한 신문, 방송,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들이 진정 의미있는 공론장(公論場), 보다 생산적인 네트워크를 이뤘으면 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또 하나 이번 달 나가는 서평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전임자이신 김인섭 이사장님의 저술 <추풍령에서 태평양까지-법치주의를 추구했던 한 법조인의 초상>(나남)이 그것입니다. 그 책은 결국 우리사회가 어떻게 갈등을 극복하고 공동체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를 묻습니다. 지난 반세기 우리 사회공동체의 여러 가지 문제에 당신은 연대 책임자이자, 동시대의 증인이라는 생각이 책에 그토록 잘 배어있더군요. 법치주의 시민운동가이자, 법조 대선배의 현대사 증언에 각별한 경의를 표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재단이 할 일은 많아집니다. 역설이지만, 재단이 내건 가치와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일깨워주는 현실 때문입니다. 내년 한 해, 저를 포함해 이사진과 회원들이 우리 사회의 책임있는 주류(主流)로 어떻게 책임을 다할까를 고민해보겠습니다. 보다 젊고 유능하며 책임감있는 회원들의 영입,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뉴스레터 활성화도 여전한 과제입니다. 2012년 한 해를 소중히 마무리하시고, 새해 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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