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청신한 기풍이 사회에 감돌길 기대합니다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민주통합당이 오는 5월 정기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는 뉴스를 얼마 전 접했습니다. 전대(全大)에서 어느 세력이 당권을 잡고, 어떻게 변신할 것인가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과 함께 대한민국 정치를 이끌고 가는 두 개의 수레바퀴인 야당의 문제는 그만큼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이에 따라 이달 이슈레터도 특집 '야당의 재구성'을 마련했는데, 굿소사이어티가 정당정치의 향배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건 아닙니다. 정치의 표면보다는 구조를, 그리고 사회통합의 측면을 점검하기 위한 성찰일 뿐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성신여대 김용직 교수와 정치철학을 전공한 조주현 박사 등 두 분에게 각각 글을 의뢰했습니다. 두 학자의 견해는 민주당이 지난해 4월과 연말에 치러진 총선과 대통령 선거에서 눈에 띄게 좌편향으로 흘렀고, 그게 끝내 패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의식하여 끌려 다닐 경우 야당의 정체성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략 수정이 아니라 본격적인 야당의 재구성이 언급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들의 정강(政綱)에 자유민주주의를 명백히 선언해야 하며, 보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세력이 새 야당의 초석을 다져야 한다는 점을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현행 민주당 정강정책의 서문에 "2008년 이후 촛불 민심이 표출한 시민주권의식 및 정의에 대한 열망을 계승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문장부터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은데, 촛불 민심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촛불 민심이란 정상적 의회정치와도 무관합니다. 그게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가에 대한 통찰이 없었던 야당은 표를 얻기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열중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야당은 급진세력인 통합진보당과 선거연합을 추진하면서 한미동맹 반대, 한미 FTA 반대,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을 외쳤습니다. 사실 요즘 분위기로 봐서 야당의 재구성 논의는 여러 가지로 적절해 보입니다.
마침 책임 있는 민주당의 한 인사는 "민주당은 중도 개혁과 실용주의란 원초적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발언의 주인공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장인데, 그는 "민주당이 한• 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 왔다 갔다 하면서 국민 신뢰를 잃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그의 발언이 건국 이후 한국민주당의 오랜 전통을 회복하려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달 이슈레터는 또 하나의 특집 '불길한 포퓰리즘의 징후'를 마련했습니다. 사실 요즘 어디 가도 화제가 기초노령연금 문제입니다. 체감하기로는 그 어떤 사안보다 예민한데, 세대별로 견해가 다릅니다. 일단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4만~20만원씩 주기로 했다는 게 새 정부의 복안입니다. 기초연금은 말 그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들 것으로 보이는데, 이걸 어디에서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참입니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내세웠던 각종 복지 공약 이행에 앞으로 5년 동안 무려 135조 원이 들어간다는 것인데, 이 역시 이렇다 할 재원 확보 대책이 안 보입니다. 정말 문제는 이런 기술적 문제가 아닙니다. 퍼주기 식 복지 공약에 내재하는 포퓰리즘이 초래할 정치경제적위험성은 무엇인지, 이에 따르는 폐해는 없는가가 문제입니다. 우리의 우려는 너무도 당연합니다. 마침 좌승희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이 문제를 보는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고 있습니다. 즉 경제양극화 주범은 다름 아닌 포퓰리즘이며, 재분배정책을 강화해 경제양극화 푼다는 건 근거 없는 허구라는 흥미로운 글을 보내왔습니다.
그 분의 견해는 전통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인데, 어쨌거나 포퓰리즘의 위험성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견해는 쉽게 공감할 만합니다. 이런 성찰과 문제제기가 우리사회 논의의 멍석이 되길 저는 기대합니다. 곧 3월입니다. 아직도 날씨는 쌀쌀하지만 유난히 혹독했던 겨울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새봄에는 새로운 논의, 청신한 기풍이 우리 사회에 감돌기를 회원 여러분과 함께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