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야 할 대미 외교, 대 중국 외교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한국사회는 참 변화무쌍하고 다이내믹한 게 특징입니다. 거의 매일 그걸 체감하지만 지난 한두 달이 특히 그러했습니다. 무모하고 호전적인 평양 발(發) 전쟁 위협이 한반도와 지구촌을 긴장상황으로 몰더니, 한미 정상회담 이후 잠시 잠복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의 잇단 발사로 여진이 아직 남아있는 어제 오늘의 상황입니다. 이 일 전후로 느닷없이 돌출한 한 고위 공직자의 스캔들 때문에 세상이 다시 어지러웠습니다.
그 사안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규명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사회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의제를 소홀히 할 순 없습니다. 이달 이슈레터는 지난 한두 달 새 있었던 일 중 가장 긴요하고 구조적인 사안 하나를 짚어보겠습니다. 그건 기획특집으로 다루는 한미동맹 60년과 대(對)중국 외교 문제인데, 전문가 세 분의 글을 모았습니다. 이 분의 글은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의 질적(質的)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60돌 한미동맹,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
사실 한미동맹은 한국 현대사 성공을 가능하게 한 뼈대가 분명하고, 그래서 우리 선배들의 훌륭한 선택이었음이 새삼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휴전 3개월 뒤인 1953년 10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직후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이 조약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 했던 혜안이 놀랍습니다. 지금 우리의 안정과 번영도 그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동맹 60주년 공동선언에서 한•미 동맹은 아•태 지역 평화와 안정의 축(軸)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공동선언에서 밝힌대로 양국의 동맹관계는 이제부터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진화해나갈 것입니다. 즉 군사동맹의 차원을 뛰어넘어 두 국가가 전략적 목적에 대한 완벽한 공유와 함께 파트너로서 역할 분담이 진화의 목표입니다. 보다 진화된 동맹관계, 명분과 실익을 함께 추구하는 것인데, 그 경우 우리가 얻는 것은 작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은 기회가 나는대로 한미상호방위 조약에 의거한 미국의 핵우산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핵우산 조항은 일본에 보장한 것처럼 자동 의무조항은 아닙니다.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할 경우 이런 문제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국 사이에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환수문제, 원자력 협정개정 문제, MD 즉 미사일방어체제 문제 등의 현안도 있는데, 이런 사안도 한미 간의 큰 그림 속에서 새롭게 풀릴 것으로 우리는 기대합니다. 우리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이런 사안에서 한미가 보다 더 가까워질 수 디딤돌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달 이슈레터는 방미 성과 분석은 물론 한편으로 한국외교의 중요부분을 차지하는 대중국 관계도 너른 시야에서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며칠 전 정례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6월 하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새 정부의 대미, 대중 외교가 본격화되는 것인데, 사실 우리에게 미국 외교, 중국 외교란 하나를 잡고 나머지를 버리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고, 절대적 요건이자 근본적 환경입니다.
대 미국, 대 중국 현실 외교에 능소능대하는 능력
때문에 세기(Century)를 넘는 슈퍼파워이자 우리의 전통 동맹인 미국과 긴밀한 전략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새로이 슈퍼파워로 부상한 이웃국가 중국의 전략적 가치 역시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성격과 오랜 역사적 배경 때문에 우리는 숙명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도탑게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점에서 청일전쟁 이후 100여 년 세월이 우리에게는 매우 예외적인 기간이었습니다. 그 기간에 우리는 중국을 잊고 지낼 수 있었으나, 오래 전 중국은 새롭게 돌아온 이웃으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한 정치학자의 지적입니다. 중국이 너무 커지면 한반도가 위험해진다는 중국 위협론이 지식인사회에 은근히 자리 잡고 있으나, 그건 패배주의적 논리인데다가 역사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게 그 학자의 견해입니다. 역사를 보면 중원 대륙이 안정되었을 때 한반도에 전쟁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대로 중원 대륙이 흔들렸을 때 몽골 침략, 병자호란, 임진왜란, 한일합병이 찾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했다는 것이 한림대 이삼성 교수의 분석(<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인데, 음미해볼 만한 말입니다.
지금 현대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강대한데, 우리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바꿔 통일을 포함한 보다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새 구조를 창출해 내야합니다. 때문에 2000년대 초입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이자, 새로운 국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 미국, 대 중국 현실 외교에 능소능대할 줄 아는 능력의 중요성을 오늘 새삼 음미해봅니다. 달리 말해 우리에게는 좋은 의미에서의 친미파도 많아야 하고, 대국을 읽는 전략 마인드를 가진 친중파도 많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날씨가 꽤 더워졌다고 하나 아직은 여전히 좋은 시즌입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큰 축복과 행운이 잇따르기를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