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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왜곡을 일삼는 학교교육
우창록   |  2014-02-24 13:49:36  |  조회 2447 인쇄하기

시장경제 왜곡을 일삼는 학교교육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익히 아시듯 (재)굿소사이어티는 특정 정당이나 이념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애초 우리가 출범 당시 밝힌 ‘다섯 개의 지향’대로 굿소사이어티는 인류의 보편가치를 존중하고 자유민주주의, 법치, 시장경제, 문화적 다원주의의 가치를 신봉합니다. 그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우리가 활동하는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헌법적 가치라는 건 국민적 상식이 분명합니다. 안타까운 건 시장경제에 대한 사회의 대중적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가 오래 전부터 들려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 한 분이 자신이 경험한 대학 강의실의 이해 못할 풍경을 하나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경제학 입문’ 강의를 진행하는데, “학생들이 뭔가 잘못 배우고 대학에 온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비뚤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뚤어진 정도를 넘어 반기업정서로 가득했습니다.


한결 같이 시장경제에 부정적인 요즘 대학생들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인데, 이럴 수가 있나 해서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잘못된 지식을 조직적으로 주입당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는 판단 때문에 중고교의 경제과목이나 사회과목 교과서를 찾아보았습니다. 다음은 그 교수의 충격적인 고백입니다. “해답은 금방 찾았다. 이건 시장경제 제도를 이해시키는 교과서가 아니라 오해시키는 교과서이군! 이 것이 내가 내린 판단이었다.” 이 일화는 그가 필자의 한 명으로 참여한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에프케이아이 펴냄)에 실려있는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어떤 중학교 교과서는 두 개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는데, 하나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가족이 식사하는 장면을 담았고, 다른 하나는 서울역 노숙자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른쪽 사진의 장면은 지나친 이기심의 발로이다.”라는 식의 왜곡된 설명을 달아 학생들의 반응을 유도합니다. 명백한 잘못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교육을 받고 대학에 들어온 경제학과 학생들이니 노골적으로 반자본주의, 반시장주의, 반기업주의 심리를 표명하는 것입니다. 그 학생들만이 아니라 젊은 세대 대부분이 자본주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한지 오래인 역사교과서도 문제이지만, 중고교의 경제교과서와 사회교과서도 그 못지 않게 사회적 해결과제입니다. 마침 한 국내의 대표적인 경제일간신문에서 연중 캠페인으로 ‘왜 기업가정신인가’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 신문의 어젠다 제시에 십분 공감하는데, 한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뛰어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혁신과 창의에 기반해 경제가 되살아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시장경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비뚤어졌고,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평판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업가정신을 얘기하면 고리타분한 ‘성장 우선주의’로 치부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걸 조장하는 게 경제 교과서입니다. 국내의 한 출판사가 펴낸 ‘경제’ 교과서에서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한 명만 기업가정신을 발휘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에는 기업인을 기술한 사례가 없고,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해외 기업인 1명(헨리 포드)만 나옵니다.


왜 경제교과서는 온통 삐뚤어진 내용인가?


이에 비해 미국 최대 교과서 출판사 프렌티스 홀의 이코노믹스(Economics)에는 ‘석유왕’ 존 록펠러, ‘철강왕’ 앤드루카네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자국의 대표 기업인 13명이 놀라운 성공을 거둔 인물로 등장합니다. 즉 한국 경제 교과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부정적 측면을 부각합니다. 또 한국 경제교과서엔 맥도날드•애플은 있고 삼성•현대차는 없습니다. 학생 시절에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바른 인식이 자리잡지 못하는 것은 경제 교과서의 편향 탓이 분명합니다.


6•25전쟁 직후 허허벌판에 맨손으로 기업을 일으켜 세운 한국 기업인들이 경제 교과서에서 푸대접 받고 있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닙니다. 우리사회의 불합리한 현상도 그 때문입니다. 창업 성공 확률 20분의 1이고, 사법고시 합격 확률 100분의1인데도 부모들은 창업은 뜯어 말려도 사시준비 말리지않습니다. 젊은이들은 철밥통이 부러워 공무원 9급 시험에 매년 20만 명이 몰립니다. 이른바 삼성 고시의 두 배입니다. 그러니 사회적 활력도 떨어집니다.


글로벌 트렌드 못따라가는 제도도 문제이지만, 구글 같은 혁신기업 탄생 막는 게 지금 우리의 분위기입니다. 쉽게 말해 열심히 일해서 부자된 사람 인정해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근본적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입니다. 기업가정신이 사라지면 한국 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삼성•현대차가 없고, 그걸 뛰어넘는 미래의 글로벌 기업이 없다면 한국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3월호 이슈레터는 그걸 다룹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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