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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지식과 정보 그걸 담은 명저(名著) 33권의 힘
서평 조우석   |  2014-12-23 14:10:01  |  조회 1914 인쇄하기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지식과 정보

그걸 담은 명저(名著) 33권의 힘

 

<나를 깨우는 33한 책> 송복-복거일 엮음



서평 조우석 <문화평론가>

 

 

“국가는 잠재성장률을 넘는 GDP 성장률을 목표로 내세운 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몇몇 대기업에 국가의 자원을 배분하고, 토목사업을 통해 눈에 보이는 성장을 좆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단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만 움직인다면 당장 임금과 고용을 줄이고, 사회에 대한 공헌을 외면하며, 국가 권력과 결탁해 불법과 탈법을 서슴지 않게 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사회 전체가 헬레나의 입술을 얻기 위해 악마와 계약한 파우스트 박사의 아바타가 되어버린 셈이다.”


누구의 글이 이토록 엉뚱한 자기확신에 가득할까 궁금하실 것이다. 정치인 안철수의 책사(策士)로 통하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목소리다. 그가 몇 해 전에 펴낸 단행본 <자기혁명>(리더스북)이란 책에서 토해낸 한국사회 비판인데, 그게 박경철-안철수를 포함해 위선과 억지를 생리로 하는 상당수 정치인-지식인의 내면을 반영한다는 걸 필자는 익히 가늠한다. 어쨌거나 이 짧은 인용문에 담긴 지식정보의 왜곡과 편향이 놀랍다.


박경철은 안철수의 책사로 활동하기 전 이 땅 10대들을 위한 멘토를 자처해온 사람인데, 그의 표현에 따르면 한국사회는“금수의 규칙조차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턱없이 정의롭지 못하고 불공정하다. 자신은 “이런 불공적 시스템에 대해 최소한 방관 내지 외면을 해온, 원죄가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지금 청년들을 만나면 미안하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391쪽)는 입에 발린 말도 던진다. 위선과 무지함의 끝을 달리고 있는 그는 겁도 없다.


한국사회에 가득한 반시장적이고, 반국가적인 내용의 단행본들


한국사회에는“좌파라는 말이 나쁜 뜻이 아님에도 좌파로 규정되는 것을 두려워하는”풍토가 있다는 진단도 서슴없이 한다. 그 결과 드디어 삼류 좌파들의 단골 비판이 등장한다.“기득권에 유리한 것만 옳고, 시장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이며, 반공적인 것으로 찬양되는 것”이 우리의 큰 문제라는 지적이 그 대목이다.“이익 추구란 기업의 존재이유가 아니며, 성장일변도란 국가의 임무가 아니다”라는 반시장적이고, 반자유주의적인 발언도 그 중 하나다.


약간의 글 솜씨를 가지고 세상을 희롱하는 부류의 사람은 실로 많은데, 그 뿌리에는 아주 구조적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사회 지식정보의 왜곡현상이 핵심이라는 게 필자의 소견이다. 한 해 쏟아져 나오는 단행본 4만 종(種) 단행본 중 상당수가 이런 지식정보 왜곡 현상을 반영하거나, 더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를 깨우는 33한 책>(송복-복거일 엮음, 백년동안 펴냄)은 이런 현상을 혁파하기 위해 단기필마로 독서시장에 뛰어든 책이다.


이 책이 표방한 것은 자유주의다. 자유주의는 우리 사회의 핵심 구성원리이지만, 충분한 이해는 없다. 자유주의는 이념 분류상으론 보수주의와 거의 겹치는데,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하는 이는 더욱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이 책은 정치적 자유주의의 영역은 물론 경제적 자유주의(시장경제)에 집중하고 있다. 방식은 총 33권의 자유주의 명저에 대한 33인의 서평과 해설을 담았다.


안타까운 지금 상황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자유주의-보수주의를 전하는 국내외의 핵심 저술을 소개하는 차분한 접근이다. 그래서 이 책은 독서대중들이 자칫 왜곡된 책들에 노출돼 끝내 ‘인색 삐딱선’을 타는 비극을 방지해주는 일종의 예방주사다. 독서시장에 가득한 오염된 지식정보의 장막을 걷어내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인생 삐딱선’을 타 큰 고생을 하지 않으려면…


<나를 깨우는 33한 책>은 모두 33권의 책을 네 개의 장(章)으로 나눠 소개한다. 제1부 ‘자유주의를 만나다’는 자유주의를 설파한 고전들 여덟 권을 소개한다. 자유주의가 원숙한 이념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저작들 가운데, 젊은이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을 골랐다. 하이에크, 바스티아, 미제스, 프리드먼, 포퍼, 그리고 파이프스의 저작이 그것인데, 이 책을 엮은 복거일은 “자유주의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주장”이라고 소개하는데, 필자로선 이견이 없다.


제2부 ‘바로 보는 대한민국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살핀 저작 다섯 권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는 이념적 갈등이 심각하고 대한민국에 적대적인 세력이 무척 크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기술한 역사서들이 압도적 우위를 누려왔고, 젊은 세대들은 대한민국이 서고 자라난 과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와 성취에 대해 잘못된 지식들을 많이 지니게 되었다. 그런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시급하다.


제3부 ‘자유주의 거울에 비친 세상’은 자유주의라는 틀로 현실을, 특히 한반도의 실정을 자세히 살피는, 보다 구체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책 12권이 등장한다. 예전 이 지면에서 소개됐던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 등에 대한 서평과 소개인데, 이 책에 소개된 저자들은 대부분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이다. 경제학을 학문적 틀로 삼아서 세상을 살피고,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를 가장 나은 체제라 여기는 사람들이다.


제4부 ‘우리는 어떻게 번영을 이루나’는 시장 경제와 경제 정책에 관한 저작들을 소개한다. 서울대 이영훈 교수가“인간사회의 질서와 번영에 대한 최고의 성찰”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저술”이라고 밝힌 <지금 애덤 스미스를 읽는다>(도메 다쿠오 지음)을 포함한 8권의 책이 그것이다. 이 8권은 현실에 자유주의와 경제학을 적용한 글들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자유주의라는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 혹은 “여기 소개된 이 책은 한 번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행이다. 무엇보다 지식 정보의 오염이야말로 박경철-안철수 류(流)의 사회적 분노와 적대적 감정, 제도권 전반에 대한 증오와 불신의 뿌리인데, 이 책 한 권만 만나도 치유하는 계기라고 믿는다.


뒤틀린 지식정보가 사회적 분노와 갈등을 만들어내는 주범


사실 지식과 정보의 왜곡은 1970년대 민중문화운동이 펼쳐진 이후의 상황이다. 즉 한 세대를 훌쩍 넘긴 악성의 현상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흔들리는 지식정보가 사회적 분노와 갈등을 만들어내고, 소모적인 내출혈을 내내 강요하고 있다. 항구적 위기를 반복하는 한국사회 문제는 시스템이나 정책 선택의 잘 잘못을 따지기 이전 좌파적 지식-정보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너무 크고 견고한데서 출발한다. <나를 깨우는 33한 책>이 많이 읽혀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리스트만으로 배가 부른 33권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치명적 자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지음, <노예의 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지음, <법> 끌로드 프레데릭 바스티아 지음, <자본주의 정신과 반자본주의 심리> 루드비히 폰 미제스 지음,  <선택할 자유> 밀턴 프리드먼 지음, <자본주의와 자유> 밀턴 프리드먼 지음, <열린사회와 그 적들> 칼 포퍼 지음, <소유와 자유> 리처드 파이프스(이상 제1부), <대한민국 이야기> 이영훈 지음, <대한민국 역사> 이영훈 지음, <건국과 부국> 김일영 지음,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현대사> 남정욱 지음,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 복거일 지음(이상 제2부),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 복거일 엮음, <딱 맞게 풀어 쓴 자유주의> 안재욱 지음, <하이에크, 자유의 길> 민경국 지음,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박성현 지음, <사회적이란 용어의 미신> 현진권 엮음, <통합, 누구와 어떻게 할 것인가> 송복 엮음, <내 딸을 100원에 팝니다> 장진성 지음, <1984> 조지 오웰 지음, <공공선택론 입문> 에이먼 버틀러 지음,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위대한 생각> 주용식 등 지음,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론 롬보르 지음(이상 제3부) <경제학1교시> 헨리 해즐릿 지음, <지금 애덤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도메 다쿠오 지음, <경쟁과 기업가정신>, 이스라엘 M. 커즈너 지음, <7천만의 시장경제이야기> 마이클워커 제임스 과트니-리처드 스트라우저 엮음, <생활 속 경제> 김영용 지음, <시장의 진화> 복거일 지음,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스티브 포브스-엘리자베스 아메스 지음, 토드 부크홀츠 지음(이상 제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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