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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의 눈으로 보는 요즘 세상
이철영   |  2016-02-23 19:20:18  |  조회 2400 인쇄하기

맹자(孟子)의 눈으로 보는 요즘 세상

 

이철영 <(재)굿소사이어티 이사, 전 경희대 객원교수>

 

 

『(孟子)』 제7편(篇) 〈진심장구(盡心章句)〉 상(上) 3장(章)에 「求則得之 舍則失之 是求有益於得也 求在我者也, 求之有道 得之有命 是求無益於得也 求在外者也」라는 구절이 있다.


“구하면 얻고 내버려두면 잃는다(求則得之 舍則失之: 구즉득지 사즉실지), 구하는 것이 얻는 데 유익한 것은(是求有益於得也: 시구유익어득야) 구하는 것이 나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求在我者也: 재구아자야). 구하는 데는 길이 있고(求之有道: 구지유도), 얻는 데는 명이 있다(得之有命: 득지유명). 구하는 것이 얻는 데 무익한 것은(是求無益於得也: 시구무익어득야) 구하는 것이 내 밖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求在外者也: 구재외자야)."라는 뜻이다.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


맹자(孟子)는 ‘하늘의 뜻’(天命)인 사람의 성(性: 本性)을 선(善)한 것으로 보아 사람이 성(性)의 움직임을 따르면 세상은 저절로 조화를 이루게 된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였으며, 반대로 순자(荀子)는 사람은 누구나 악(惡)한 인성(人性)을 타고난다고 규정지은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하였다.


맹자는 사람의 선(善)한 성(性)의 바탕을 4덕(四德)과 4단(四端)으로 설명하고, 선한 성(性)을 타고난 사람들 모두가 4덕을 이루어 선한 사람이 되지 못하는 것은 본성에 차별이 있어서가 아니라 선의 실마리(四端)를 배양하고 확충하여 덕성(德性)으로 높이지 못하는 결과라고 했다. 맹자는 이것을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을 구분하는 근거로 삼았다. 즉 군자는 4덕과 4단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반면 소인은 보존하지 못하고 상실한다는 것이다.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는 사람은 비록 악(惡)한 인성(人性)을 타고나지만 ‘위(僞)’를 쌓는 후천적 노력에 의해 선한 방향으로 교정(矯正)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위(僞)’란 거짓이라는 뜻의 허위(虛僞)가 아니라 사람의 능동적인 작위(作爲)를 뜻하는 ‘인위(人爲)’를 말한다. 즉, 사람은 악한 본성을 후천적으로 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인성은 비록 악하지만 교육을 통한 도덕적 수양에 의해 선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맹자의 성선설이나 순자의 성악설 모두 사람이 스스로 선(善)을 찾는 능동적인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군자(君子)나 성현(聖賢)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저작자] 겨울부채의 그늘집 [이미지출처] http://blog.naver.com/cti0908?Redirect=Log&logNo=220375553459

 


맹자의 4덕(四德)과 4단(四端)


위의 <진심장구> 3장에서 '나에게 있는 것(在我者)'이란 사람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인(仁)•의(義)•예(禮)•지(智)의 사덕(四德)의 단서(端緖)가 되는 네 가지 마음을 말한다. 즉,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는 맹자가 인간 고유의 품성(品性)을 지칭하는 사단(四端)을 말하며, 사람에게는 인(仁)에서 우러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의(義)에서 우러나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예(禮)에서 우러나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지(智)에서 우러나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내재(內在)되어 있다’(在我者)는 것이다.


측은지심이란 불쌍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이고, 수오지심이란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고, 사양지심은 사양할 줄 아는 마음이고, 시비지심은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은 이미 자신에게 갖추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求)할 수 있고, 동시에 어진 것이기 때문에 얻으면 유익하다고 한 것이다.


도(道)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道理)를 말하며, ‘有道’라 함은 구(求)하는데 있어서 그릇된 방법을 통해 찾아서는 안 됨을 말한다. 명(命)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초인적인 힘, 즉 천명(天命)을 말하며, ‘有命’이라 함은 인간이 탐한다고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님을 말한다. 여기서 '내 밖에 있는 것(在外者)'이란 인간이 구한다고 해서 꼭 얻어지는 것이 아닌 부귀공명(富貴功名) 같은 것을 말한다. 이런 '내 밖에 있는 것'들을 구하는 데는 바른 길(道)이 있고, 얻는 데는 명(命)이 있다는 가르침이다.


구즉득지 사즉실지(求則得之 舍則失之)


『맹자(孟子)』의 “구하면 얻고 내버려두면 잃는다(求則得之 舍則失之)“라는 말은 자신에게 이미 갖추어져 있는 참된 본성(本性)대로 사는 데 힘쓸 일이지, 헛되이 부귀와 공명을 좇거나 탐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재산이나 지위나 명예는 내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고 외부로부터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얻는다고 반드시 유익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기가 지니고 있는 덕성(德性)을 갈고 닦으면서 구하면 얻어지는 유익한 것은 얻으려 하지 않고 얻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닌 것들을 얻으려고 애쓰고 있다. 맹자는 사람들의 이러한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요즘 우리나라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의 현실은 '내 밖에 있는 것(在外者)'을 찾는 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맹자가 탓하는 어리석음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은 일류대학에 진학하고 재벌기업에 취업하거나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이자 과정일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정작 '나에게 있는 것(在我者)'을 찾아 낼 기회와 능력을 부여하는 인성교육(人性敎育)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완전히 등한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지식이 정신적 삶의 깊이를 더하고 과학기술이 물질적 삶의 질을 높이고는 있지만, 사회는 더욱 삭막해지고 각박해지고 있다. 홍수가 나면 온 세상에 물이 넘치지만 정작 마실 물은 더 귀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구지유도(求之有道) 득지유명(得之有命)


'내 밖에 있는 것(在外者)'을 찾는 길에 관한 한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인생이라는 달리기 경주에서 어떤 사람은 육상복을 입고 앞서서 출발하고 어떤 사람은 쌀 가마를 지고 뒤에서 출발한다. 앞서 달리는 자가 경거망동으로 스스로 넘어지기 전에는 쌀 가마 지고 뒤따르는 자가 앞선 자를 제칠 확률은 없다. 수십 년간 명품 도장을 새기는 인장장인(印章匠人)이 유명 조각가가 되지 못하고 우유배달 자전거를 수십 년 탔다고 사이클 선수가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내 밖에 있는 것(在外者)'을 얻는 데는 명(命)이 있다(‘得之有命’)’라는 가르침은 바로 이런 현실을 일깨우는 것이다. 이런 천명(天命)을 거스르고 '내 밖에 있는 것(在外者)'들을 불법적으로 취하기 위해 저지르는 수단이 탈세, 사기, 수뢰, 배임, 횡령 등의 각종 사회범죄이다. 범죄로 얻는 부귀공명은 3대를 가지 못한다. 이러한 가르침이 ‘求之有道’(구하는 데는 길이 있다)이다.


『맹자(孟子)』의 ‘군자유삼락(君子有三樂)’


『맹자(孟子)』의 〈진심장구(盡心章句)〉 상 20장에 「君子有三樂(군자유삼락), 而王天下不與存焉(이왕천하불여존언)」이라는 구절이 있다.


“군자에게 즐거움이 셋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하는 것은 거기에 들지 않느니라”라는 말이다. “부모가 생존하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째 즐거움이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둘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시키는 것이 셋째 즐거움이다. 군자에게 즐거움이 셋 있으나 천하에 왕노릇하는 것은 거기에 들지 않느니라.”라는 말이 『맹자(孟子)』의 「君子有三樂」의 가르침이다. 왕노릇하기를 탐하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고 살면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요즘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꼼수로 한 자리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우리 정치권을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있는 것(在我者)'에 대한 깨달음이 없이 이합집산, 이전투구를 통해 오로지 정권(政權)을 탐하고 대권(大權)을 탐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 정치권 돌아가는 모습을 맹자의 눈으로 돌아보자면 너나없이 '내 밖에 있는 것(在外者)'을 얻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야말로, 남을 불쌍히 여기고 배려하는 측은지심이 없이,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 없이, 사양할 줄 아는 사양지심 없이, 옳고 그름을 가리는 시비지심 없이 오로지 탐욕만으로 가득한 괴물들의 아수라장(阿修羅場)이다.


『맹자(孟子)』의 ‘사의분성괄(死矣盆成括)’


『맹자(孟子)』의 〈진심장구(盡心章句)〉 하 29장 ‘사의분성괄(死矣盆成括)’에 맹자가 ‘분성괄’(盆成括)의 죽음을 예견한 얘기가 나온다.


맹자의 문하(門下)에서 배우던 ‘분성괄’(盆成括)이 도를 미처 배우기도 전에 제(齊)나라에서 벼슬을 하자 맹자가 ‘그가 얼마 안 가서 죽을 것’이라고 단언한 후에 얼마 안 가서 그가 죽자 이를 의아하게 여긴 맹자의 제자가 맹자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맹자는 “그의 사람됨이 잔재주는 있으나 군자의 대도(大道)를 듣지 않았으니, 자기 몸을 죽이기에 족할 따름이다(其爲人也 小有才 未聞君子之大道 則足以殺其軀而己矣)”라고 답했다. '나에게 있는 것(在我者)'에 대한 깨달음 없이 지혜가 아닌 얕은 재주로 잔꾀를 부리다가는 스스로 제 덫에 걸려 자멸한다는 교훈이다.


요즘 우리 국회의 여야 총수급 인사들이 내뱉는 말들이 가관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에 대해서는 침묵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대해 “진짜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지……”라며 억지 으름장을 놓더니 4월 총선에서의 필승을 독려해도 모자랄 여당의 김무성 대표는 공천규칙 관련 계파간 다툼 끝에 “선거에 지는 한이 있어도 (이한구 공천위원장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망발을 쏟아냈다.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총선과 대선의 꿈을 키우기 앞서 맹자의 사의분성괄(死矣盆成括)의 교훈을 되짚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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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j
맹자를 빌어 한심한 우리 정치권을 향한 일갈에 백배 공감합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그자들의 후안무치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현 상황에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미디같은 필리버스팅에 또한번 실망과 분노를 느낌니다. 저들에게는 정말 맹자의 가르침에 인간에게는 인.의.예.지라는 네가지 덕을 가지고 있다고하는데 작금의 국회의원들에게는 그 중 특히 義에서 우러나오는 羞惡之心이 없음을 개탄합니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부끄러움을 모르는 禽獸와 같습니다.   16-02-26  
백덕열
맹자가 살던 시대에는 잔재주 부리는 자는 스스로 제 덫에 걸려 자멸하는 바람에 문제가 없었겠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잔재주 잘 부리는 자들이 득세하는 마당이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꼬....   1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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