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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일년에 공휴일이 음력 설(春節)과 노동절(5월1일), 그리고 건국기념일(國慶節·10월1일)을 기점으로 일주일씩이고, 그 외에는 국정 공휴일이 없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이 세 번의 ‘황금주’가 다가오면 그야말로 황금 같은 휴일을 어떻게 보람 있고 재미있게 보내느냐 하는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는 여가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그냥 집에서 TV를 보면서 보내게 된다고 한다.
물론 중국이 공휴일을 세 번으로 집중시킨 이유는 고향이 먼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고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땅이 넓을 뿐만 아니라 아직 대부분 서민들은 완행 열차나 몇 번씩 갈아타는 소형 버스를 타고 귀향하기 때문에 고향이 먼 사람들에게는 일주일도 넉넉지 못하다. 상하이(上海) 부근의 장쑤성(江蘇省)에서 온 베이징(北京) 대학의 어느 학생에게 집에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더니 급행 열차를 타면 12시간, 완행을 타면 19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래도 자기는 집이 가까운 편인데 내지(內地)에서 온 학생들은 이틀, 사흘 걸려야 집에 가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나는 중국은 중국적인 조건 때문에, 그러니까 휴일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공휴일은 우리나라처럼 분산돼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기력이 쉽게 고갈돼 충전을 자주 해야 하는 소용량 배터리 체질이어서이기도 하지만 공휴일이 일주일이나 되면 무언가를 이루어 내야 할 것 같은 중압감에 휴식이 잘 되지 않을 것 같다. 중국에서도 요즈음 세 번의 황금주가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높인다는 이유로 공휴일을 분산해야 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더욱 교통편이 발달하고 항공기 이용이 증가하면 공휴일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설과 추석에 민족의 대이동이 사흘 안에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에 교통 체증이 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통 체증이 제일 견디기 어려운 때가 명절 때이면서 또 제일 견딜 수 있는 때가 명절 때가 아닌가 싶다. 고향에 얼른 닿고 싶은 마음에 나와 똑같이 차를 갖고 귀성하는 사람들이 얄미운 생각이 들겠지만, 그러나 갈 때는 그리운 가족과 만나 뜨거운 혈연의 정을 나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올 때는 나의 존재의 근원과의 유대를 다지고 정에 대한 갈망을 채운 포만감을 안고 돌아오기 때문이리라.
우리의 삶에는 명절이 필요하다. 명절은 단조로운 삶에 풍요로움을 공급해서 새로운 활력을 주고 조직 사회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절제와 자기 검열에서 잠시 해방시켜 긴장을 해소케 한다. 고대에는 공동체의 축제가 문자 그대로 카니발이어서 일상생활에서 발산할 수 없는 잉여 에너지와 처리될 수 없는 욕망을 발산해 다시 절제된 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명절에 휴가 또는 외출을 얻지 못해 그냥 내무실에서 명절을 쇠야 하는 장병들이라고 명절을 처량하고 우울하게 보낼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설 연휴 기간에는 아무래도 평일보다 몸도 좀 편하고 시간적 여유도 있을 테니 모처럼의 프라이버시를 이용해 내 마음속의 여러 문제를 정리해서 가닥을 잡고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다시 검토하면서 갈등 해소의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올해 나를 업그레이드할 방도를 구상해 낸다면 정말 멋진 명절이 되지 않겠는가.
올 설날에는 미운 사람에게도 축복의 인사를 건넨다면 을유년이 풍요롭고 특별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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