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드디어 2012년 12월 26일 개관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연구하고 전시하는 공간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의 전사(前史), 대한민국의 건국,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를 연구하고 전시하여 시민교양의 장소가 되는 것이 그 사명이다. 박물관은 특정 정파나 정권의 홍보의 장소도 아니고, 더구나 선전이나 선동을 위한 장소도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를 있는 그대로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연구하고 전시하면서 시민교양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이미 세계가 주지하다시피 기적의 역사이다. 대한제국은 열강의 각축에서 시달리다가 결국은 1910년에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러다 1919년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3.1운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하여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임시정부가 구성됨으로써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공화제의 정체를 선포하였다. 1945년 8월의 해방은 그러나 한반도 역사에서 험난한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였다.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과 그 지령을 받는 공산주의자들이 한반도 전역에 공산정권을 세우려하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우여곡절을 거쳐 1948년 8월 15일 건국되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 전체를 통치할 수는 없었지만 국민이 온전한 주권을 가진, 우리 민족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국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65년 전 우리 역사상 첫 민주공화정의 탄생

5.10 총선을 통하여 탄생한 대한민국은 유엔의 결의를 통하여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을 받았지만 그 출발에서부터 공산 세력으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았다. 북한에 공산정권을 세우기로 결심한 소련은 유엔의 총선거를 거부하고 북한에 공산정권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소련과 중국의 지원으로 건국된 지 2년도 채 안된 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 물들이기 위하여 6.25 전쟁을 벌였다. 3년간 진행된 전쟁으로 수백 만의 사상자와 천 만의 이산가족을 만들어낸 전쟁은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들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전 세계 최빈국의 하나가 되었다.그렇지만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였기 때문에 6.25전쟁에서도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의 도움으로 국가를 지킬 수 있었고 또한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전후복구 과정에서 미국의 경제적 원조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체결로 침략에 대하여 든든한 안전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귀중한 국제사회의 도움도, 우리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의 성취는 결코 얻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1950년대 그 어려운 시절에도 우리는 농지개혁을 실시하여 공산주의 확산의 위협을 막아냈다. 그리고 의무교육을 실시하였을 뿐 아니라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에 모든 힘을 기울여 근대적 사회를 만들어내는 기초를 다졌다. 1960-70년대에는 가난을 면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산업화에 매진하였고 농촌에서는 새마을 운동을 통하여 숙명적인 것처럼 여겨지던 가난을 벗어던졌다. 1980-90년대에는 중화학공업과 IT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하여 선진화의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와서는 그때까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하여 문화산업을 발전시켜 세계적으로 한류의 현상까지 만들어내게 되었다.

말하자면, 모든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시작했던 대한민국이 전후복구,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를 60여년 만에 모두 만들어냄으로써 세계사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공산주의가 지배했던 북한은 선진화의 문턱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산업화, 민주화에 모두 실패한 참담한 모습의 국가로 남게 되었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정치 리더십과 팔로우십이 조화를 이룬 대한민국사

대한민국이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국민 모두가 그 주인공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도자들은 헌신적인 리더십과 강한 의지를 가지고 국가를 이끌었으며 국민들은 피와 땀으로 잘 살 수 있는 미래를 향하여 달려 나갔다. 그 결과 얻어낸 대한민국의 승리의 역사는 어느 누가 독점하지 않는다. 정치인과 국민, 군과 시민, 기업가와 노동자, 도시민과 농민,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이 역사의 주인공이며 승자인 것이다. 이같은 승리의 과정 중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도 부인할 필요가 없다.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지도자들은 때로는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치적 오류를 범하기도 하였다. 제1공화국 말기가 그러했으며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의 시대가 또한 그러하였다. 또한 대한민국이 성장해 가는 과정 중에 지도층들의 부정부패도 있었으며, 정경유착도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것들을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해가면서 승리를 얻어냈다.

그러한 점에서는 우리의 저항의 역사 역시 중요하다. 법과 정의가 손상될 때 시민이 그에 저항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와 선진화는 이룰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정권이 독재의 길로 들어섰을 때 그에 대한 저항을 통하여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되살려놓은 시민적 저항 또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이다. 그와 아울러, 근로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으며,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한 노동운동이나 농민운동 혹은 성의 평등을 구현하기 위한 여성 운동 등과 같은 시민 운동 역시 우리 역사의 중요한 흔적이자 유산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공화국 내의 계층 간이나 집단 간의 오만과 편견은 사라지고 시민들 간의 연대와 평화 그리고 정당성이 생겨나는 것이다. 즉 하나 된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시키려고 한 북한 공산정권과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대한민국의 투쟁의 역사이다. 북한 공산정권은 그 역사 자체가 대한민국 국가에 대한 도전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심각한 위험이었다.

정권에 대한 저항까지도 위대한 역사의 일부

북한은 반란과 폭동을 사주하고, 무장공비를 파견하고, 대통령의 시해를 모의하는가 하면, 민간 비행기폭파, 아웅산 테러 등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대한민국을 교란시키려 하였다. 근간에 들어와서는 핵과 미사일로 대한민국을 위협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또한 대한민국 안에서도 공산주의에 동조하여 인민공화국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 한 세력이 있었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화합을 내세우며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

정파가 달라도 자유민주주의 정체를 인정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정파이다. 정권에 대한 저항도 위대한 역사가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반공 역시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이다. 공산주의는 대한민국의 정체인 자유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만일 대한민국이 적극적인 반공정책을 통하여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였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공산주의 체제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에 점령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박물관이 그 같은 결과를 미연에 방지한 반공의 역사를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