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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 제주 4·3 사건의 또 다른 진실
정경균   |  2014-03-21 18:46:59  |  조회 3027 인쇄하기

<칼럼2> 제주 4·3 사건의 또 다른 진실



정경균 <서울대 명예교수>

 

 

정경균(80) 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보건사회학을 전공해 평생을 인구문제, 가족계획,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 퇴치 등에 앞장섰던 학자이다. 절친했던 고건 전 총리, 김재순 전 국회의장 등이 참여하는 ‘동숭 포럼’을 만들어 활동했던 그는 본래는 중국 태생이다. 해방 이후 귀국했던 그는 6.25 때 제주도로 피난을 가 그곳의 오현고등학교 분교에서 2,3학년을 지내며 학도호국단장을 하기도 했다. 그때 4•3사건의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주의 모습을 경험했다. 그런 그는 제주 4•3사건의 국가추념일 지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안전행정부에 보냈으나 2014년 3월 현재 정부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음 글은 정 교수가 안전행정부에 보낸 글을 가다듬은 것이다. <편집자>

 


나는 1950년 12월 제1차 후퇴 선박을 타고 제주로 피난, 제주 오현고등학교 분교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오현 분교 제2회 졸업자입니다. 1953년 10월 서울수복 때까지 제주에서 4•3 사건의 아물지 않은 피해를 직접 목격하며 당시 비극의 4•3사건의 현장을 체험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볼 때 최근 정부의 4•3사건 국가추념일 지정은 제주 4•3사건의 역사적 성격을 올바로 정립하기는커녕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흐리는 결과가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간단 간단히 몇 조목 적겠습니다.


노무현 정권 초기 소위 4•3사건 관련 위원회를 만들고 고건 당시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 내가 고 총리에게(개인적 친분 관계에 교회도 같이 다녀 자주 만나는 이웃 사이) 수차 내가 겪은 체험담을 들려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4•3사건의 증언자인 나를 위원으로 추대하지도 않았습니다. 뒤에 보니 박원순이란 사람에게 총괄 정리 책임을 맡겼더군요. 때문에 나는 그 위원회 구성의 동기부터가 노무현 대통령을 위시해서 좌파 세력의 음모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4•3사건 관련 위원회부터 수상쩍다


언론에서 밝혀지지 않은 내용 중 내가 목격한 사실 만을 적고 있으며 나의 체험담을 다 쓰자면 수십 페이지에 달할 것입니다. 4•3 사건의 희생자는 그 당시에만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그 당시는 물론 공산 폭도와 제주의 양민이 다 함께 희생되었는데 지금은 공산 폭도까지 4•3 희생자로 각색되어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우리 혈세로 소위 포상이라는 것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균형을 잃은 것은 물론 대한민국 건국의 뜻에 위배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당시 물론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이 많은 것만은 사실이지만 억울하게 희생된 대한민국 군인과 경찰의 수도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제주에 피난 갔을 당시만 해도 경찰(주로 서북 청년 출신들)이 마음 놓고 마을 순찰을 할 수 없는 치안부재의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낮에는 대한민국이고 밤이면 인민공화국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을 때였지만 전투경찰이 대낮에 순찰 돌다가도 돌각담에 숨어 있던 공산 폭도와 그 아류인 소위 일반 주민도 경찰에 총질을 해서 엄청 많은 젊은 경찰들이 희생 됐습니다.


언론과 소위 4•3 위원회에서는 4•3 사건 당시의 희생자만을 4•3 희생자로 못박았기 때문에 그 후에 희생된 원혼들은 지금도 구천을 맴돌고 있습니다. 요는 4•3사건이 1948년에 한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제가 직접 경험한대로 그 이후 적어도 6.25가 끝나는 1953년까지의 지속됐던 사건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 당시 제주도는 모든 마을이 사방 돌각담으로 성을 두르고 있었는데 가끔 한밤 중 폭도들이 제주시에 있는 경찰 본부에 주변 파출소라고 허위 신고하여 “폭도가 대거 출몰했으니 경찰 병력 지급 파송 요망”이란 허위 전화를 했습니다.


당시 경찰 1백여 명이 돌각담 밖으로 출동하다가 담 밖에 매복했던 폭도들의 일제 사격으로 한 순간에 1백 여명 경찰이 목숨을 잃은 사건도 내가 지금까지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고2 때 나의 급우 채희봉이라는 제주 출신 학생이 제주시 소재 KBS 에서 아르바이트로 야간 당직을 섰다가 폭도들에게 납치되어 간 다음날 우리 학생 대표들(나는 그 때 오현분교 학도호국단 단장)이 경찰 수색대를 따라 제주 성곽 밖의 계곡을 뒤지다 다른 KBS 직원들과 함께 바위덩어리로 전신을 내려찍어 처참하게 희생된 시신을 눈물로 수습한 일도 있습니다. 이 사건도 1952년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이것도 분명히 4•3사건의 연장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1백 여명 경찰의 희생사건


우리는 제주 피난 갔을 때 표선면 서화리라는 농촌 마을에 배치되어 강 씨라는 사람의 방 하나를 얻어 나의 조부 등 8명 식구가 살았습니다. 가끔 한밤 중 자다가 할아버지께서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들을 깨우시면 부랴부랴 참대밭으로 숨곤 했던 기억이 선합니다. 그때 주인네 식구들도 몽땅 피신했습니다. 그들은 미리 오늘밤 폭도들이 그 마을에 온다는 통고를 받고 난 뒤 폭도들이 가져갈 식량을 문 앞에 놓고 피신했던 것입니다.
그건 주민과 산 속의 폭도들이 한통속이었다는 증거가 되는데 언론이나 정부당국에서는 이와 같이 엄연히 1953년도까지 4•3사건 주역인 폭도들과 주민이 한통속이 되어 대한민국 경찰을 희생시켜온 사실에는 눈을 감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겪은 엄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의 감정을 건드릴까 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공무원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박근혜 대통령도 제주 4•3 사건의 진실을 똑바로 배우고 허튼 선심성 약속을 남발하지 말아야 합니다.


요컨대, 4•3 사건 당시에 발생한 희생자는 제주의 양민과 군경과 공산 폭도들이지만, 1949년 이후 그 잔당들에 의해서 희생된 대한민국 군경(특히 서북청년으로 구성된 젊은 경찰들)들도 보상 대상에 넣고 그들의 혼을 위로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4•3사건을 정부가 주동해서 기념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바치는 것과 손톱만큼도 차이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공무원과 선량한 국민들은 정신 바짝 차려서 종북 좌파의 농간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정치논리로 국가가 기념하는 것은 호국영령을 모독하는 국가적 자해(自害)행위가 될 것이라는 한 일간자의 용기 있는 사설에 저는 공감을 합니다. 일부 한국사 교과서가 4•3사건 주모 세력과 의도는 외면한 채 진압만 부각시키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위령의 선을 넘어서는 국가기념일 지정은 재고(再考)돼야 합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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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석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북한에 대한 사상적 우위에 있어야 한다. 그 우위는 바로 사상적 통합을 가능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우파의 잘못과 좌파의 잘못을 낱낱이 밝히고 그에 다른 통일로 가는 힘을 길러야 우리 나라가 잘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제주도의 4.3를 추념하는 것은 민족 비극을 더 이상하지 말자는 종지부이다ㅏ. 그렇기에 원한이 있는 분들은 그 원한의 씨김굿으로 국가기념일지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분하고 원통한 일이라고 생각말고 앞으로 더 나은 통일로 가는 세상으로 생각하고 나가야 한다. 미국이 왜 루터 킹의 생일을 국경일을 했는가를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단서가 남북 통합의 기초가 될 지언정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생각으로 본다. 대한민국 사상적 확대는 더 이루어져야 한다. 위령제를 지내고 국가적으로 교훈을 삼는 노력은 필요하다.
ㅆ는가를   14-03-25  
백덕열
과거 일제때는 좌파가 민족독립운동의 일익을 담당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현재는 그 존립의 근거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득세하는 것은 우리 국민 계층간의 갈등과 분열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 대립갈등 당사자들이 정말 우리 전체의 파국을 원하지 않는 다면 최소한 서로를 "너는 틀리다"라고 비방하지만 말고 "너는 다르다"라고 하는 아량도 배풀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14-03-25  
김지혜
저도 4.3 사건이 많이 왜곡되어 보도/선동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얼마전 [지슬]이라는 영화도 있었죠. 그 영화또한 좌파적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던데 정말 안타깝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용기있는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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