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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 큰 국가 이익 위한 박근혜 정부의 용단

- 24년 끌어온 한일 위안부 문제 타결의 국제정치학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협상, 타결하였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였으며, 아베 신조 총리도 총리대신의 자격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와 반성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양국 외무장관 명의로 발표된 합의문에서 일본 측은 “군(軍)의 관여 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 한다고 말했고 아베 수상은 “일본국 내각 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 한다는 의사를 표시 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모든 전 위안부 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조치로서 재단 설치와 이를 위한 자금을 제공 하겠다고 약속 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조건을 잘 이행 하는 조건아래 향후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더 이상 거론 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 했다.

위안부 문제가 합의를 이룬 것을 “타결” 이라는 강력한 외교 용어로 표현한 것은 이 문제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위안부 문제 때문에 한일 양국 관계가 도무지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진퇴유곡의 상황이었는데, 양국관계를 전진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12월 28일의 위안부 타결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인 성과’라고 볼 수 있겠다.

[저작자] jnews019 [이미지출처] http://blog.naver.com/jnews019?Redirect=Log&logNo=220581411538

위안부 타결 이후의 논란

그러나 위안부 타결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가라앉지는 않았다.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타결의 찬반은 논쟁 거리가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돈이 많으냐 적으냐의 논쟁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뿐이며, 일본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느냐의 논란은 위안부 타결 자체를 원천적으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궤변일 뿐이다.

진정성을 판단하는 주체가 우리나라 사람인한 우리는 일본인들의 어떤 사과라도 ‘진정성이 없다’ 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한일 관계의 회복 그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세력이 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제외교의 최정상 지위에 있는 분이라 말할 수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위안부 문제 타결은 잘 된 것이라는 언급을 ‘친일파’ 라고 몰아가는 이념적 세력이 존재하는 한 일본과의 타협은 그 어느 것도 잘된 것일 수 가 없는 구조다. 예상되는 심각한 국내적 도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과 위안부 협상 타결을 이끌어 낸 것은 심각한 국가이익을 수호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잘 인식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일관계, 더 이상 악화를 방치 할 수 없었다

최근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110년 전과 비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만큼 정세가 불안정 하며, 특히 한국의 국가안보가 마치 일본에게 국가 주권을 빼앗겼던 시절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은 대한민국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인데 우리 힘만으로는 도무지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문제다. 지난 1월 6일 북한은 4차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핵무기 실전배치의 시간을 성큼 앞당겼다. 북한은 탐지능력이 막강한 미국도 모르게 핵 실험을 단행 할 수 있는 실력을 과시 했다. 그 동안 우리가 믿고 있던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막아 주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북한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다 강한 제재조치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사실 북한의 핵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중국이 북한 핵을 두려워하는 나라들을 위해 그래도 동맹국인 북한의 팔을 비틀고 목을 조이는 궂은일을 나서서 할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안보문제인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의 원천적인 해결인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 득(得)이 되는 외세(外勢)와 해(害)가 되는 외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한민국만큼은 아니겠지만 북한 핵의 존재에 대해 가장 큰 불안을 느끼는 나라는 일본일 것이다. 일본은 열렬히 환영할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대한민국 주도의의 한반도 통일을 나서서 반대하는 나라는 아니다. 그래서 일본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리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자유 민주 통일을 이룩하는데 있어 어느 면에서 보아도 득이 될 수 있는 외세다.

그런 일본과 각을 세우고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기 원하며, 문제의 타결을 반대하는 세력의 논리는, 그들의 의도와 관계없을 지라도, 결국 북한의 존재, 북한의 핵을 지원하는 일이 되고 만다. 새해 벽두인 1월 6일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 대한민국을 또 한 번 황망한 상황으로 몰아갔다. 우리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와 협의함으로써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우리를 지원하는 우군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 했다. 핫라인까지 설치, 어려운 문제를 논의하자던 중국은 우리의 전화통화 요청 그 자체를 무시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위안부 문제를 위한 작년 연말의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결렬 되었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 되었을까? 두 나라는 상대방을 비방하며 등을 돌렸을 것이다. 우리는 일본을 격하게 비난 할 것이고,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 한 후 일본에게 함께 대처하자는 전화도 걸 수 없었을 것이다. 일본 역시 한국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접고, 북한과의 관계를 도모하려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북한의 연명을 지원하고 그럼으로써 한반도의 분단을 지속 시키는 편이 지극히 반일적이고 피곤한 통일 대한민국과 상대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처럼 일본이라는 변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직도 살아 계시는 동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간적 절박성도 있었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비록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을 지라도 더 큰 국가이익을 위해 위안부 문제를 “타결” 한 것이다. 잘한 것을 잘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