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 총력적 북핵 대비만이 민족공멸 막는다
박휘락 <국민대정치대학원 원장>
북한은 2015년 1월 6일 10시 30분에 자칭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하였고, 그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였다. 비록 진정한 수소폭탄의 실험에는 성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bomb)에는 성공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수소폭탄까지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2016년 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 기존 대비태세의 근본적 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 전략폭격기인 B-52에 의한 무력시위 등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대응도 점점 강화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는 북핵 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포괄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대비조치를 강구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미 양국, 그리고 국제사회가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하더라도 북한이 공멸을 각오하면서 핵전쟁을 발발하면 대책이 없다. 북한은 막다른 골목에 처하거나 그들 체제의 생존이 위협받으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는 집단이다.
실제로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 이후 “1호 전투근무태세” “강력한 핵 선제 타격” ”핵전쟁 터지면 청와대 안전하겠나“ 등으로 협박한 적이 있다. 지금도 북한은 연일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 대한 적대적인 언사를 발표하고 있다. 지금 당장 아무 일 없다고 평온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는 언제 극단적인 사태가 도래할 지 알 수 없는 살얼음의 상황이다.
핵위협으로 민족공멸까지 가능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싶어하지만, 핵무기는 너무나 참혹한 무기이다. 핵무기가 폭발하면 폭풍(blast), 열(heat), 방사선(radiation)의 형태로 대규모 인명을 살상하고 시설을 파괴시킨다. 폭발 원점 근처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사망하고, 도시가 파괴된다.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에는 약 16kt, 나가사키에는 약 20kt 위력의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는데, 그 결과 히로시마에서는 90,000–166,000명 나가사키에서는 60,000–80,000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그게 한국 도시에 투하될 경우 높은 인구밀집도로 인하여 이보다 6-10배 정도의 사상자가 발생할 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핵무기를 북한은 현재 2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2020년에는 100개까지 증대시킬 수 있다고 전망되고 있다. 미래에 북한이 수소폭탄은 만들면, 면 그 위력은 기존의 원자폭탄에 비해서 수백 배 위력을 지닌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보면 그 결과는 너무나 끔찍하다. 북한이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하면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개념에 의하여 미국이 대규모 핵전력으로 북한을 초토화시킨다는 것이 현재의 억제 개념이다. 미국의 응징보복에 의하여 공격을 받으면 북한은 나머지 모든 핵무기를 사용하여 남한을 공격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한은 북한 핵무기에 의하여, 북한은 미국 핵무기에 의하여 초토화되고, 좁은 한반도는 불모의 지대로 변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공멸하게 되는 셈이다.
전 국민들의 처절한 각오와 치열한 대비 필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하여 지금까지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로 해결한다는 방향이었지만,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하였고, 이미 개발한 핵무기는 더더욱 폐기시키기 어렵다. 이제 6자회담이나 국제사회의 압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공멸을 우리만큼 걱정하는 이웃 국가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미동맹에 근거하여 미국의 막강한 핵전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를 통하여 우리의 생존을 보장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핵무기의 ‘탐지•방어•교란•파괴’라는 ‘4D 전략’ 구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역량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일본까지 포함하여 핵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대응책을 함께 논의해 나가야 한다. 유사시 핵응징보복을 위한 계획을 한미가 함께 수립하고, 전술핵무기 배치나 핵전력 할당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과도 북한의 핵위협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핵 위협에 관한 한 한국 다음으로 심각성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근본적이면서 실질적인 북핵 대응책은 우리 스스로의 적극적이면서 총력적인 노력이다. 국민들은 현 상황이 민족의 공멸까지도 위협하는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어떠한 희생과 비용도 감당하더라도 그것을 방지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적 풍요와 자유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방위세를 걷거나 방위성금을 모우고자 주창하고,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처칠이 요구했던 것처럼 “피, 땀, 눈물”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는 북한 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정부•군대•국민들의 핵위협 대응을 효과적으로 조정 및 통제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조직하고, 장기 및 단기의 핵대응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며, 국가의 각 분야별로 필요한 과제를 도출하여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북한의 핵공격을 받았을 때를 가정하여 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즉각적인 경보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와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군대 역시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는 활동에 모든 노력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전력증강도 핵대응 위주로, 작전계획도 핵대응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 군대의 편제, 예산 우선순위, 훈련 중점도 핵대응 위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킬 체인과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조기에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부는 미군의 지원을 받더라도 모든 간부들은 내가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각오로 북핵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총력적 의지를 바탕으로 북한과도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우리가 확고한 북핵 억제 및 방어태세를 구비할수록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할 때 우리는 민족애와 진정성을 명분으로 북한과 대화하고, 민족 공멸이 아니라 공영의 길을 함께 찾자고 설득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다. 아무리 심각한 위기라도 단결하여 매진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저명한 군사이론가인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정부•군대•국민의 3가지 요소가 삼위일체(Trinity)를 이룰 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우리의 선배들은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상황에서 한 손에는 총을 들면서 자주국방을 이루었고, 다른 한 손에는 삽을 들어서 경제발전을 달성하였다. 그 때처럼 우리 모두는 “일하며 싸우고, 싸우며 일하세”를 열창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핵전쟁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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