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탄생 (The birth of plenty)
(김형성 시아출판사 대표 / 윌리엄 번스타인 저, 김현구 역)
부는 왜, 어떻게, 어디로 흘러가는가?
어려웠던 2000년 과감히 출간한 ‘부의 탄생’
민주주의와 부의 축적 중 어느 쪽이 먼저일까?
방대한 역사적 사실, 설득력 있게 제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경제는 IMF의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초우량기업은 물론이거니와 자영업을 중심으로 한 서민경제의 주름은 여전했고, 환율·유가·금리의 ‘신3고(高)’의 위협도 거셌다.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나 또한 IMF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으로 갈수록 점차 경제의 회복속도는 과히 놀라웠다. 그 당시 5명 중 한 명꼴로(20.6%)가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러한 희망의 메시지를 안고 이 시대 대중들이 원하는 키워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앞으로 잘 살고 싶은 욕망,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 부’였다. 물론 ‘부’라는 자체가 행복의 척도가 될 순 없다. 하지만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은 될 수 있다. 이런 찰라 편집부에서 보고한 제안서 중 눈에 띄는 도서가 있었다. 원서명이 로 2004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최고의 책으로 찬사를 받았던 이 책은 ‘부는 왜, 어떻게, 어디로 흘러가는가?’라는 메인카피와 무엇보다 부의 탄생의 척도가 되는 역사적·경제적 고찰을 바탕으로 한 설득력 있는 내용들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부를 쌓을 수 있었는가를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또한 이 책은 책 내용과 더불어 여러 가지 상황들을 살펴보니 바로 ‘이 책이다’ 싶었다.
사실 그 당시 출판사도 힘겹게 운영되고 있어 신간 출간은 힘겨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감히 출간을 감행했다. 그 이유는 당시 독자들의 궁금증과 관심, 더불어 ‘부의 원천과 흐름, 앞으로의 향방은 전망하는 책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지금의 『부의 탄생』이다. 원서 표지와는 다르게 강렬한 레드 컬러와 지폐 문양의 조화를 컨셉으로 잡아 이 책을 한눈에 보아도 돈, 즉 부를 상징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했다.
다른 여느 책과는 달리 책 내용에서부터 표지 문구까지 애정을 쏟은 탓인지, 『부의 탄생』은 출간 이후 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각 매체에서도 앞 다투어 이 책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결과 한국간행물위원회 선정<이달의 읽을 만한 책>, <교보문고 올해의 책 선정>, <북코스모스 선정 이달의 책 선정>등으로 수많은 언론의 각광과 찬사를 받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적으로 부의 상징이라고 꼽혔던 국가들-중국, 로마제국, 오스만제국-의 경제적 흥망사, 그리고 근대 이후에 부가 흘러들어간 국가들(네덜란드, 영국), 마지막으로 끝내 부의 궤도에 오르지 못한 국가들(이슬람 세계와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 경제·정치·군사적·사회구조 등을 바탕으로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번영을 누리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을 도출해냈다. 저자는 엄청난 양의 자료들을 제시하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역사적 사실을 제공함으로써 이 모든 과정을 끌어나가고 있으며, 여기서 도출된 결론을 자신 있게 주장하고 있어 그간 부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해소시켜준다.
특히 민주주의와 부의 관계는 흥미롭다. ‘부의 축적과 민주주의 중에 어느 쪽이 먼저일까?’ 라고 질문을 던지고 논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부가 어느 정도 쌓이면 민주주의가 확립되기 마련이며 오히려 민주주의가 너무 진전되면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린다고 말한다. 물론 역의 진행도 가능하긴 하지만 그리 원활한 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사회·정치·경제·군사력 차원과 부와의 관계를 흥미롭게 조명하고 있으며 그 결론 또한 매우 시사적으로 다가왔다.
‘부’라고 하면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투자전문가 출신의 저자가 분석한 ‘부’의 탄생과 근원은, 무척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바탕이 되고 있다. 또한 현대 세계의 형성 과정에 관하여 열정적이고 탁월한 설명을 하고 있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로운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그리고 앞으로 삶을 염려하고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